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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g Man

전국시대_제4부 왕같은 도둑_조성기 저


 


이번 이야기는 앞서 거열형으로 자신을 죽인 범인을 밝혀내는 기지를 발휘했지만 말년이 저참했던 소진과는 달리, 끝가지 자신이 기지를 발휘해 소진과 정반대의 안락한 삶을 살아냈던 장의의 이야기가 먼저 펼쳐진다.

 

 


episode 1

 

장의는 소진이 이뤄냈던 합종책을 연이어 연횡책으로 바꾸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제나라를 쳐야 하는데 그것이 여의치 않자, 초나라에게 작전을 건다. 초나라에 입성한 그는 진나라 재상의 지위를 활용해 만약 초나라가 위나라와 합종 맹약을 깨고 진나라와 연합을 맺으면, 진나라의 땅인 상/오 6백리를 주겠다고 초나라 회왕에게 약속한다. 이 말을 덜컥 믿은 회왕은 그를 믿고 진나라와 연합을 깬다.

 

하지만 진나라로 돌아간 장의는 자신의 병을 핑계로 약속했던 땅을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초나라 왕은 답답하게도 자신이 확실하게 위나라와의 연합을 깼다는 걸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한 번 더 확실히 제나라의 심기를 건드리고, 제나라는 불편하고 약오르고 환장한다.

 

하지만 여전히 땅을 줄 생각을 하지 않는 진나라. 그리고 소식이 없는 장의. 회왕은 혹시나 해서 자신의 가신을 시켜 장의를 만나게 한다. 장의는 표정을 싹 바꾸고 이렇게 말한다.

 

"그럼 내 6리 땅을 드리리다"

"6백리가 아니었습니까?

"무슨 소립니까? 내 분명 내 지분 6리라고 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회왕은 뒤늦게 속은 것을 알고 군사를 일으켜 도발하지만 진나라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일단 초/제 맹약을 깬 장의는 초나라를 진나라와 맹약을 맺게 하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초나라에 가서 회왕을 만났다. 결국 옥에 가치면서도, 사전에 구상해 놓은 계획대로 그는 감옥에 풀려났다. 다름 아니라 회왕의 왕비인 정수를 이용한 것. 자신의 가신을 시켜 정수에게 "지금 진나라는 초왕을 달래기 위해 빼어난 미모를 가진 미녀와 보물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그러니 장의를 옥에서 꺼내 좋은 관계처럼 보여야 합니다. 초왕은 미인을 좋아해 왕비님을 등한시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왕비의 간책으로 옥에서 나온 장의는 세치 혀를 놀려 함께 한나라를 치고, 진나라와 나누자고 꼬드긴다. 그러곤 무사히 초나라를 나오지만, 연횡책으로 그렇게 공을 들였던 진나라 혜왕이 죽고 태자였던 무왕이 왕 자리에 올랐다. 뛰어난 한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그를 시기하는 이도 있는 법. 그는 진나라를 쫓겨날 위기에 처하지만, 또 기지를 발휘한다.

 

"기왕이면 제가 위나라로 떠나겠습니다. 가서 위나라를 망하게 만들테니, 이때 위와 제를 취하십시오. 제나라는 저를 싫어합니다. 제가 위로 갔다는 말을 들으면 바로 군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제나라가 위를 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장의는 직접 똘 술수를 쓴다. 자신의 충직스런 가신 충의를 시켜 초나라의 사신이 되어 이 상황을 제나라 왕에게 솔직하게 이야기 하려는 계책이다. 즉, 자신이 위나라에 왜 왔으며, 우리가 싸우면 진나라에 유리하다, 진나라와 장의는 모종의 약속 때문이었다고.

 

그 이후 제나라는 위나라를 치지 않았고, 장의의 삶은 소진과 달리 평화로운 노후가 됐다. 장의는 진나라를 무사히 빠져나와 자신의 고향이었던 위나라에서 살기 위해 위나라 무왕을 또 속인 것이다. 결국 위나라는 1년 동안 위나라 재상을 지내다가 평온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다음은 진나라 혜왕과 신하 진진과의 대화인데, 유용해서 메모해 둔다.

 

옛날 오자서는 그 군주에게 충성했기에 온천하의 군주들이 그를 신하삼기를 원했습니다. 증삼은 어버이에게 효도했기에 천하의 부모들이 그를 아들로 삼았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노비를 팔 때 그 노비가 살던 마을을 다 지나기도 전에 팔리면 그는 좋은 노비라 했습니다. 또한 이혼 당한 여자가 자기가 살던 마을에서 재혼을 당하게 되면 그 여자는 좋은 여자라 할 수 있습니다. 그와 같이 제가 주군에게 불충하고 있다면 초나라가 어찌 저를 신하로 받아들이기 원했겠습니까. 제가 대왕에게 온갖 충성을 다 바치고 있다는 것을 초나라도 알기 때문에 저를 자기들의 조정에 뜰어들이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례+의견)

 

중국 역사 소설을 읽다보면 신하와 주군의 대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처럼 사례나 고사성어 등을 먼저 제시 후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예가 많이 나온다. 대부분 이런 사례가 나오면 화자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때, 우리 일상에서도 충분히 차용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episode 1


다은 전국시대 당시 유명했던 도적 도척과 그 부하가 나눈 얘기중 일부다. 어느 날 그의 부하 중 한 사람이 도척에게 물었다.


도둑에게도 도가 있습니까?

그러자 도척이 양볼을 부루퉁하게 부풀렸다가 대답했다.

어디 간들 도가 없겠느나. 우리 도둑으로서는 방안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알아맞추는 것이 성이요, 맨 먼저 들어가는 것은 용이요, 맨 뒤에 나오는 것은 의요, 상황판단을 잘 하는 것이 지요, 골고루 나누는 것이 인이다. 이 다섯 가지를 체득하지 못하고서는 도둑다운 도둑이 된 예는 없느니라.



episode 3


하루는 문(후에 맹상군)이 아버지 전영이 정원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는 것을 보고는 넌지시 다가갔다. 

아버님,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내가 죽고난 후의 일을 생각하고 있다. 내 후손들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것을 생각해보고 있다.

그러자 문이 말했다. 아들의 아들은 무엇이라 부릅니까?

손자라 부른다.

손자의 아들은 무엇이라 부릅니까?

증손자라 부른다.

증손자의 아들은 무엇이라 부릅니까?

현손자라 보른다.

현손자의 아들은 무엇이라 부릅니까?

그것은 잘 모르겠다.

그것 보십시오. 인간은 자신의 후대를 생각할 때도 그 정도까지 밖에 생각하지 못합니다. 하물며 몇 백년 후의 자손들까지 생각할 수가 있겠습니까? (례와 비유를 들어 상대를 설득하는 하나의 방법)

 


 


 

episode 4


맹상군은 예로부터 한 사람의 문객을 잘 대우함으로써 나라를 지키는 일에 기여도 하지만 가끔씩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감당하지 못해 내쫒으려 한 때도 있었다. 한 번은 마침 식객으로 와 있던 노련이라는 자가 맹상군에게 충고했다.

그렇게 기민하게 잘 움직이던 원숭이도 나무를 버리고 물로 나가면 물고기나 자라만큼 활동할 수가 없고, 좋은 명마도 위험을 많이 겪고나면 여우만도 못하게 됩니다. 옛날 조말이라는 장군은 삼척지검만 갖고도 일군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는데, 그런 장군도 괭이나 삽, 낫 같은 것을 들고 밭두렁에 있게 되면 평범한 농부보다도 일을 못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의 장점을 살려주면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도 있지만, 그 단점만 보고 그것만 지적하고 있으면 그는 점점 더 몹쓸 인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 사람의 장점을 버리고 단점만을 쓰고자 한다면 요 임금도 그런 자는 아무 데도 쓸 곳이 없을 것입니다.



episode 5


 어느 날 맹상군이 진나라에 왔다가, 그를 놓아주지 않으려는 진나라에 맞서 탈출을 감행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성문이 닫혀 여간 곤혹스럽지 않았다. 마침 그의 가신 공손수가 추천해 그의 식객으로 있던 자 중 한 사람이 문서 위조 전문가임을 알고 추천해 봉전을 고쳤고, 아침에 되어야 성문이 열리는 것을 알고서는 동물 소리를 잘 대던 식객인 율택의 닭 울음 소리 도움을 받아 무사히 탈출한다. 그것이 바로 <계명구도鷄鳴狗盜>의 일화다.

맹상군은 이후 개 울음 소리를 내고 닭 울음소리를 내어 자신을 구해준 '오두'와 '율택'을 하객에서 상객으로 올려 빈객 대우를 했다. 이후 맹상군의 식객들은 맹산군을 위해 써먹을 재주가 없나 하고 한 가지씩 특별한 재주를 익히느라 부산을 떨었다고 한다.



episode 6


제나라가 위나라를 치려고 할 때 순우곤이 선왕에게 나아가 아룄다.

임금님은 한자로韓子盧에 대해 아십니까?

그건 한나라 토종개가 아니요. 새까만 털에 사냥에 적합한 명견이라고 하더만.

임금님은 동곽준東郭逡에 대해 아십니까?

그건 잘 모르겠는데?

동곽준은 천하게 교활한 토끼로, 숨고 도망가는 기술이 대단합니다. 그런데 한자로가 동곽준을 쫓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실제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둘 다 지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지나가던 농부가 힘 하나 안 들이고 천하의 명견과 교토를 양손에 잡아들이고 말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내게 하는 이유가 뭐요?

제나라 군대는 빠르기로 유명한 한자로와 같고, 위나라 군대는 교활하기로 유명한 동곽준과도 같습니다. 지금 제나라가 위나라를 치려고 하는 것은 마치 한자로가 동곽준을 쫓는 형국과 같습니다. 둘다 지쳐 쓰러지고 나면 진나라나 초나라가 그 농부의 이득을 얻고야 말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선왕은 정신이 번쩍 나서 위나라를 치려고 했떤 일을 중지했다.(이것 역시 사례를 먼저 들어 비유적으로 상대를 설득한 예)

 

 



 

episode 7


조나라가 연나라를 치려하자, 소진의 동생인 소대가 연나라를 위해 조나라 혜왕을 만나러 갔다.

오늘 저는 역수를 지나왔는데, 거기서 큰 조개가 껍질을 벌려 살을 드러내고 햇볕을 쬐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그러자 새 한 마리가 먹이를 찾다가 조개의 살을 부리로 쪼아 먹으려 했습니다. 그 새가 조개의 껍질 속으로 부리를 들이밀자, 조개는 얼른 조개의 껍질을 닫아 새의 부리를 물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놓아주려 하지 않자, 마침 지나가던 어부가 그 둘을 한 꺼번에 잡아버렸습니다. 지금 조나라가 연나라를 치려고 하는 것은 그 새가 조개의 살을 부리로 쪼는 것과 같아서 연나라 역시 그 부리를 물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서로 물고 놓아주지 않으면, 진나라가 어부처럼 두 나라를 한 꺼번에 취하는 이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소대가 비유를 들어 말하자 혜왕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연나라를 치고자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비유를 먼저 들어 상대를 설득한 예)



episode 8


안촉이 제나라 선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하에게 하문하는 것을 부끄러워 마시고, 자주 물어보셔야 나라에 화가 미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왕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아는 척하며 묻는 일을 부끄러워하는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습니다. 왕 스스로 자기를 칭하여 고, 과, 또는 불곡不穀이라고 하는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episode 9



맹상군 식객 중에는 풍훤이라는 자가 있었다. 이 자는 처음부터 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었지만 추후 딱 하나, 회계하는 재능이 있어 맹상군이 그에게 '설'땅에 가서 빚을 받아오라고 한다. 그는 떠나기 전 맹상군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하나 구해오겠다고 약조한다.


그런데 그는 설땅에 가서 많은 이의 빚을 오히려 탕감해주고 온다. 빚문서를 모두 불 태워 그 주민들을 해방시킨 것다. 마침내 맹상군에게 돌아온 그는 이렇게 말했다.

빚은 다 받아왔으며, 집안에 부족한 것이 있어 사왔습니다.

음, 내가 그렇게 말했지. 집안에 부족한 것이면 무얼까"

바로 의義를 사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집안에 물질적으로는 부족한 것이 없어 집안에 의가 조금 부족한 것같아 사온 것입니다. 대신 모든 빚을 탕감해줬습니다. 재상님은 설땅을 봉지로 받아 그 땅 백성들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만을 도모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풍년이 들어 백성도 어렵지 않았단 말이오.

그런데 지금은 극한 흉년 중에 있는데 빚을 받아오라고 저를 보내신 겁니까?

몇 년째 흉년이 계속들어 빚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나도 답답해서 그런 것 아니오?

그것이 바로 재상님이 백성을 생각하지 않는 바가 아니나, 자식처럼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백성이 자식같자면 이런 때 빚독촉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맹상군은 황당했다. 

하지만 서운해하지 마십시오. 분명 그 의가 크게 쓰일 날이 있을 것입니다.


후에 풍훤의 예언대로 제나라 조정에서는 한창 권력 암투가 발생했고, 맹상군을 시기하는 세력이 제나라 민왕은 그를 조정에서 물러나게 했다. 그러자 맹상군의 모든 식객이 떠나가고 그는 의기소침해 풍훤의 조언대로 설땅을 향해 갔다. 맹상군은 과연 설땅 백성들이 자신을 진심으로 반겨줄까 염려했지만, 백성들은 맹상군을 열렬히 환영했다. 맹상군은 여기서 감동을 받았다. 맹상군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사놓은 의를 오늘에서야 보는 구려

그러나, 풍훤은 맹상군에게 고했다.

아직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교토(영리하고 꾀많은 토끼)도 굴이 세 개쯤 있어야 죽음을 면합니다. 이제 겨우 굴 하나를 마련해 몸을 피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 내가 굴 두 개를 더 파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맹상군은 풍훤의 바람대로 수레 50승과 금 5백 근을 주어 그를 위나라로 보냈다. 풍훤이 위나라 혜왕을 만났다.

제나라 재상인 맹상군이 쫓겨났습니다. 지금 그를 받아들이면 위나라는 반드시 부국강병을 이룰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혜왕은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황금 일천 근, 수레 백 승을 보냈다. 실로 어마어마한 빙물이었다. 이 소문이 결국 제나라 민왕의 귀에 들어가고, 그를 상품성을 다시 알게 된 민왕이 다시 잡기 위해 다시 조정에 불러들여 재상의 자리에 앉힌다. 이후 맹상군은 풍훤의 말대로 민왕의 부름을 받아들여 재상 자리에 다시 오랐다. 그러곤 선왕 들의 종묘로 새로 설땅에다 세웠다. 그 누구도 설땅과 설공을 업신여길 수 없었다. 그제서야 풍훤이 말했다.

이제야 세 개의 굴이 모두 완성됐습니다.

세 개의 굴이 완성됐다니?

하나는 설땅 백성들이 재상님을 환영하는 '의'요, 또 하나는 다시 재상 자리에 오르는 것이며, 세 번째는 선왕들의 종묘를 여기 설땅에 세운 것입니다. 이제야 재상께서는 맘 편히 주무실 수 있게 됐습니다.

오랜만에 맹상군은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자로고 사람이 어느 하나라도 재주는 있기 마련이고, 은혜를 베풀면 훗날 큰 은혜를 갚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일화다.



episode 10


내가 잘 됐을 때 사람이 모이고, 실패했을 때 사람이 떠나는 것을 오해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자. 이에 대한 사례가 하나 있어 소개한다.


맹상군이 재상에서 물러났을 때 모든 식객이 떠나갔던 일이 다시 회자됐다. 이때 담습자가 말했다.

이유고연理有固然이라는 말을 아십니까?

그건 반드시 무슨 일이든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 아니오?

재상님이 재상자리에서 쫓겨나다시피 물러났을 때 식객들이 떠나가지 않았습니까?

그랬지요.

그들이 떠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권세가 없어지고, 물질적으로 어려움을 당하게 되자 나한테 붙어 있어 봐야 별 볼일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요.

바로 그것입니다. 식객들이 그 무렵에 재상님을 떠나간 데도 이유고연, 즉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지금 식객들이 재상님께 다시 몰려오는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맹상군은 가만히 듣고 있었다.

시장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시장에는 아침에는 사람이 들끓지만, 저녁 무렵에는 텅 비게 되지 않습니까? 왜 그렇습니까? 사람들이란 구하는 것이 있으면 몰려오고, 구하는 것이 없어지면 떠나가는 법입니다.

이제 재상님은 사람들이 구하는 바가 있게 됐습니다. 그러므로 떠나갔던 식객이 다시 돌아오듯 재상님을 시기하고 모함했던 신하들도 재상님 편으로 돌아설 것이란 말씀입니다. 끝까지 돌아서지 않는 자들은 복수를 하지 않음으로써 복수를 하시고, 돌아서는 자들을 받아들이신다면 재상님은 이래저래 칼을 들어 피를 흘릴 필요가 없게 되는 것 아닙니까?

이제보니 담습자는 맹상군이 재상 자리로 복귀하는 정치적인 변혁기에 아무쪼록 피를 흘리는 사태가 없도록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 맹상군은 블랙리스트를 나무 조각을 파서 새겨놓았던 목첩을 동강내고 불태워버렸다.



이것으로 장의의 마지막과 전국시대 4대 재상 중 한 명인 맹상군의 몇 에피소드를 살폈다. 다음 마지막 5권이 기대된다. 특히 내가 잘 됐을 때 사람이 몰리고, 못 되면 냉정하게 돌아서는 일(episode 10)을 나도 살짝 경험하긴 했는데, 그게 의미두지 않고, 나도 담대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리고 세 개의 굴은, 이렇게도 생각해본다. 직장인이 평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개의 능력이나 직업을 선택해야 유리하지 않을까? 책을 쓴다면 집필 능력과 함께, 강의 콘텐츠 개발과 다른 대행 업무 등도 소화할 수 있다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읽다가 그런 생각도 문뜩 문뜩 떠오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