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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디자인하라

[인터뷰이 클리닉] 독자는 트렌드와 해법을 알려주는 정보에 관심을 갖는다

독자는 앞으로 변화되는 세상의 모습을 친절하게 짚어주고, 정리하고, 제안하는 정보에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인터뷰이 입장에서는 단순히 자사의 기술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보다, 최근 트렌드를 짚어주고 이를 홍보에 접목하면 보다 효율적인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다음을 보자.

 

<사례 A>
㉠인천 송도에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있다. 시청자가 미디어를 이해하고 방송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미디어교육 프로그램과 방송제작 시설이나 장비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이미 국내엔 인천을 포함해 부산, 광주, 대전, 울산, 강원, 서울 등 7개 지역에 시청자미디어 센터가 세워져 있다. 하지만 23일 방문한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이하 인천 센터)는 좀 특별하다.


㉡인천 센터는 스마트 미디어시대에 발맞춰 드론 촬영 교육을 통해 미디어 기기 활용이나 미디어교육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곳엔 드론 촬영 기법을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강당이 있다.


㉢인천센터를 이끌고 있는 이충환 센터장은 “센터의 환경에 따라 추진 사업이 좀 다른데, 인천 센터 같은 경우 지난해 전국 최초로 드론 촬영 교육을 상설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으로 총 네 차례 걸쳐서 진행했다”며 “매 회마다 교육 정원은 30명인데, 많게는 5배수까지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중략) 이 센터장은 “그 동안 말을 자주 나누지 않던 아빠와 아들이 현장에서 드론으로 실습하며 공감하고 얘기 나누는 장면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안희정, “드론 촬영 기법 배우려면 송도로 오세요”, <Zdnet Korea>, 2016, 11. 23 -

 

<사례 B>
㉣“데이터 활용을 얘기하기 전에 데이터 통합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김옥기 엔코아 데이터서비스센터장은 최근 여의도에 있는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 기업 대부분이 전사적으로 통합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빅데이터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정작 빅데이터 활용을 언급하기엔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김옥기 센터장은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데이터 과학자)다. 엔코아에 합류하기 전 7년간 세계 최대 데이터 브로커(판매) 업체인 액시엄에 근무하며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 활용하는 일을 해온 데이터 전문가다.
- 김국배,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사일로’ 부숴라”, <아이뉴스24>, 2016, 12. 26. -

 

앞서 소개한 두 개의 인터뷰 기사는 독자에게 트렌드와 해법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눴다. 먼저 트렌드를 다룬 <사례 A>를 보자. 2016년부터 드론이 이슈가 되고 있다. 한 지방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맨홀 뚜껑까지 확인 가능한 지도영상을 제작하는 한편, 모 지자체에서는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해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슈까지 연일 기사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은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까지 실시하고 있고, 미국 특허청은 아마존의 드론 납치방지 기술 특허권까지 인정하는 상황이다. 이제 넓은 공원에 나서면 어른이나 아이 누구나 드론을 날리는 광경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류에 맞춰 한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스마트 미디어시대에 맞춰 드론 촬영 교육 기법을 활용해 미디어교육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다. 센터를 소개(㉠, ㉡)하면서 관련 기관장의 인터뷰(㉢)를 통해 센터의 다양한 시설과 취지, 비전까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최근 트렌드에 발맞춰 개설한 교육과 인터뷰가 자연스레 소개되고 있다.


‘해법’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다룬 <사례 B>도 마찬가지다. 이 사례는 교육적인 차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이해를 소신 있는 인터뷰 형식으로 다뤘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빅데이터에 대해 “빅데이터 기술은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방대한 크기의 데이터로부터 경제적으로 필요한 가치를 추출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차세대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빅데이터는 그 이름만큼 대용량 데이터 자체만이 아닌, 그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에 무게를 둔 용어인 셈이다. 그만큼 빅데이터 활용 및 분석은 산업, 교육할 것 없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한 와중에 <사례 B>에서 인터뷰이는, 데이터 활용 전에 먼저 점검해야 할 사항(㉣)과 진단(㉤)을 언론에 드러낸다. 그러면서 인터뷰이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이어진다.


이처럼 독자에게 우리가 보편적으로 다뤘던 기업 소개부터 장황하게 추진하는 방식이 아닌, 하나의 이슈를 중심으로 해법과 정보가 맞물리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인터뷰가 되어야 한다. ‘100년 후에도 끄떡없는 기업을 원한다면?’, ‘나도 글로벌 프로젝트 경영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시대, 생활 속 스마트워크 실천하기’ 등의 제목의 인터뷰가 이에 해당한다. 고민하는 독자에게 해법을 알려주는 인터뷰인 것이다. 이러한 해법 속에 자사의 소식을 살짝 녹여내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주5일의 정착에 따라 주말 혹은 연휴와 관계된 정보도 언론이 많이 시도하고 있는 인터뷰 방식이다. 캠핑, 캠프, 주말농장, 해외여행, 교육 시장, 휴양림, 수목원, 문화, 레저, 외식, 오락 등의 정보를 내 소식과 결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례 C>
“맞습니다. 저도 당시 강화도 캠핑장에 화재 뉴스를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5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었지요.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요, 그래서 이번에 모바일 화재감지기 ‘가디언엔젤’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화제나 사고를 당했을 때 골든타임(화재 초동진압 및 응급환자 소생률 향상을 위한 시간 5분)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캠핑장(글램핑장)에는 설치된 텐트의 약 95%가 방염처리하지 않은 소재로 만들어져 화재 발생 시 무방비다. 가디언엔젤은 이러한 화재발생 시 골든타임 내에 소방차나 경찰 등의 도움 없이 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물인터넷 기기다.
- 김관식, 스마트 화재감지기 ‘가디언엔젤’로 즐겁고 안전한 캠핑 돕는다, 《월간 app》, 2015. 10. -

 

 

<사례 D>
최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보다보면 한두 시간을 훌쩍 넘긴다. 특히 아이가 일찍부터 스마트폰에 노출될 때 교육문제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일컫는 부분이다. (중략) 4살 난 아이의 엄마이자 워킹맘이기도 한 김선혜 대표는 육아와 업무, 두 가지를 양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아예 창업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네스터’ 앱이 탄생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온 세부 아이디어는 김 대표가 스스로 육아를 하면서 느낀 점과 각종 육아서의 정보를 반영했다. 그 근간은 바로 ‘인문학’이었다.
-김관식, “아이가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고요?”, 《월간 app》, 2015. 10. 6 -

 

<사례 C>와 <사례 D> 각각 ‘캠핑’과 ‘스마트폰’을 소재로 인터뷰를 나눴지만, 여기서 더 깊이 있는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나아가 ‘캠핑’과 ‘화재’를 연관지었고, ‘스마트폰’과 ‘아이’의 교집합을 찾아냈다. 즉, <사례 C>에서는 캠핑 시 화재는 무방비 상태라는 점, 그래서 화재 사고가 나면 재난에 가깝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연장선상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품을 자연스레 소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사례 D>에서는 ‘스마트폰’의 대중화 이면에 누구나 가정에서 겪을 수 있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부분을 솔직하게 거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독자가 내용을 계속 읽어나가는 데 중점을 맞췄다. ‘아, 우리 애도 그렇지’ 혹은 ‘우리 애도 스마트폰 빼앗으면 울고 난리나는데’하고 공감만 하면 됐다. 모두 주5일과 교육에 관련한 정보를 인터뷰 형식을 통해 소개했던 것이다.


막연하게 얘기를 나누고 이를 그대로 받아서 옮기는 형식의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이다. 이제는 이러한 취지의 글은 독자의 시선을 끌기에 부족하다. 문제를 제기하고, 트렌드를 짚어주며, 해법이 무엇이고, 그래서 우리 제품을 당신이 써야 하고, 가격은 얼마인데, 이런 점이 좋기 때문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라는 점을 기-승-전-결에 맞춰 소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자가 묻기 전에, 인터뷰이가 그런 분위기를 리드해 나가야 한다.

 

기자가 글을 맛깔나게 쓸 수 있도록 열정을 담아 맛있게, 이슈를 담아 멋지게, 정보를 담아 깔끔하게 제공하자. 그러면 기자는 맛있고, 멋있고, 깔끔하게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대화하려면 많은 인터뷰 기사를 보고 스크랩하고, 본인이 예상 질문을 만들어 귀담아 들을 수 있는 답변도 구성해봐야 한다. 유머와 재치가 담겨도 좋고, 책을 읽다가 멋진 한 구절을 담아도 좋다.

 

독자(잠재적 소비자)는 간사하다. 그들은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인데?" "내가 그 기사를 왜 봐야하는데?" "보면 내게 어떤 점이 좋은데?"에 대한 답을 만족시켜야 한다. 요즘처럼 주5일의 보편화나 긴 연휴, 해외여행이 잦은 세대를 겨냥해 자사의 제품이 주는 이점을 결합해 홍보할 수 있다. 단순히 기기의 이점을 소개하지 말고 이 기기를 씀으로써 당신의 어떤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교묘하게 엮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