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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 30년 전5권_이영신 저_박정희 영도력 운운하고 김종필 미화하는 실망이 큰 책

근 현대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 선택한 <격동 30년>. 원래 이 책의 모토였던 MBC 라디오 '격동 30년'이라는 라디오 드라마가 워낙에 장수했고, 예전에 해외로 판권이 팔려버려 국내에서는 들을 수 없는 상황. 고로 아쉬운 마음에, 또 박정희와 김종필, 이후락과 김형욱, 김영삼과 김대중, 5/16 쿠데타와 일본 차관 도입, 동아일보 필화사건과 한국일보 폐간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알기 위해 책을 펼쳤다. 모두 3부작으로 되어 있으며 1부당 5권 총 15권.

 

박정희가 소장 시절 참으로 운이 좋게도 정도영 당시 국방장관의 비호아닌 비호를 받으며 쿠데타에 집권한 후 군사정권을 세우고, 그 막후에 김종필 조카사위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익히 인터넷에서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어 흐름은 별 반 다르지 않다.

 

문제는 작가의 필체다. 김종필을 아주 똑똑하고 영악하며, 하나의 브레인으로 묘사했다. 읽다보면 김종필이 대단한 인물처럼, 나아가 하나의 신처럼 느껴진다. 박정희는 현대의 흐름에 이끌려 마치 떠밀려서 구데타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중심으로 이야기가 중간중간 서술돼 읽다보면, 박정희의 멘트 하나하나를 보면 전혀 거부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끔 장식되어 있다. 물론 내 주관적인 생각이고, 작품성의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백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소설이니까. 그런데 이건 아니지 않나? 조금씩 조금씩 작가가 의도했는지 5권 163페이지에 위 사진과 같은 표현이 나온다.

 

- 옳다고 생각되는 것에는 주저하지 않고 진행하는 박정희

- 통치권자로서의 판단력 중요

- 박정희, 영도력의 밑바탕은 이러한 실천이 열쇠

 

이건 무슨 되먹지 않은 표현인가. 그럼 작가의 말대로라면 쿠데타부터 동아일보 필화사건과 화폐개혁, 일제시대 터무니없는 배상금 6억 달러도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진행된 옳은 행동인가? 영도력? 그런 박정희가 전두환을 키우지 않았나?

 

읽다보면 미칠 표현은 또 발견된다.

 

작가가 김종필을 두둔하듯이 주관적으로 서술한 부분인데, 사실을 말하지는 못해도 솔직하게는 써야하지 않나? 이런 글을 쉽게 검증 없이 써내려가면 훗날 사실을 잘못 알고 있는 후세에게 뭐라 답할 것인가?

 

이를 반박할 자료? 혹은 내용인 팟캐스트 이이제이(이동형 작가, 이박사, 세작 공동 진행)에서 이 부분이 언급된다. 이이제이 44회 <김종필> 편을 들어보면 사실은 다음과 같이 나온다. ( 클릭 ) <--- 53분 부터 청취

 

<환수되기 전 김종필이 축재한 재산>

1961년 5월 16일, 박정희를 등에 엎은 뒤 박정희 정권  18년 동안 모은 재산(당시 집 한 채 값 30만원)

* 일요신문사 61억원 나라에서 환수(당시 박정희가 홍보를 위해 중앙정보부 자금 200억원을 빼내 설립, 실소유주는 김종필)

* 제주 감귤농장 28억원

* 충남 서산 37억원 땅

* 50돈의 황소

* 골동품 1억 3000만원 어치 소유

* 집 안에 있던 현금 및 예금 43억원

 

그리고 또 하나, 4대 의혹사건 중 위 캡처한 내용만 발췌해보면...

1. 새나라 자동차 사건 - 박노정 설립자, 바지사장. 실소유주 김종필, 이익금 70% 지급. 자금은 김종필의 형 김종락 책임짐. 한일은행 상무가 무담보 대출

2. 워커힐 사건 - 61년부터 공사. 이땅의 주인의 설경동. 부정축재로 몰아 헐값에 땅 빼앗음. 교통부 공사 주관. 자금은 면세로 자재 수입하고 군인을 일꾼. 정부의 자금을 횡령. 석정선. 신두영 등이 구속. 몸통은 김종필.

 

이러니 이 책의 오류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지 않나 싶다. 이런 것이 적폐가 아닐까 싶다. 이런 책이 눈에 띌 수록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 역사에, 국민에 대범죄를 지은 당사자를 심판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떵떵 거리며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까.

그런데 새나라 자동차 사건은 넌센스이고, 김종필이 워커힐 사건으로 치부한 일은 없다고 한다. 이 책의 작가인 이영신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