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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1_시오노 나나미

 

지난 번 2권을 먼저 읽는 통해 이제야 1권을 구입, 슥슥 읽어본다. 이번 책은 로마가 어떻게, 누구로부터 자손이 시작됐는지부터 로마가 공화정을 이루는 과정, 그리고 아테네와 그리스, 스파르타, 페르시아, 켈트족의 침입 등 주변국의 상황과 라틴 동맹에서 로마 연맹으로 가기까지의 서사를 다뤘다. 특히 로마는 켈트족 침입으로 상당히 큰 타격과 피해를 본 것으로 나온다. 이후 로마는 이 패배를 기회삼아 반등하며 로마의 패권을 잡을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단다. 반성하고, 재반복하지 않고, 부족한 것은 메우고, 법률을 수정하며, 민주적이고 공화적인 의견수렴과 이웃 국가와의 동맹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변혁을 꾀한다.

이미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듯이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는 트로이에서 탈출한 아이네스 자손으로서, 로마는 이들 형제를 비롯해 주변 국가들로부터 쫓겨난 이들이 뭉쳐 세워졌다는 가설을 다룬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 로마 건국일인 BC 753년과 실제 트로이 사건이 알고보니 BC 13세기에 터졌다는 걸 알게 됨으로써 중간에 역사가 400여년의공백이 생겼다는 사실. 저자는 "로마인들은 이를 별로 난감해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전승과 전설의 세계는 합리적인 것보다 황당무계한 것이 더 그럴듯하게 받아들여기 때문에 로마인은 그 전설의 공백기를 적당히 소화해 한 왕녀를 다시 등장시켰다"고 언급했다.

여하튼 그렇게 두 형제는 로마 부근에 자리잡았고, 두 패를 잡았던 두 형제가 서로 영역 싸움을 하다 로물루스가 레무스를 죽이고 그의 땅을 흡수한다.

하지만 레물루스는 로마 초기에 왕(당시 18세)이 됐지만, 강압적으로 1인 독재체제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즉, 왕-원로원-민회로 구분하고 공화정을 실시했다. 원로원은 왕을 향한 조언, 로마 시민으로 구성된 민회는 왕과 정부 관리 선출과 승인을 맡았다는 것도 그 당시엔 참으로 민주적, 아니 공화적인 분위기를 띠었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는 최근 조선시대까지도 왕이 지배하고 부정부패가 지금까지도 만연한 것으로 볼 때, 로마는 민주적으로 평민 대표를 뽑아가며(호민관) 양 계층 사이에서 효율적인 지배와 피지배 구조를 이끌었던 것 같다. 또, 평민 대표도 집정관(총리급)으로 선출되기도 했으며, 호민관 경력 쌓으면 원로원에 진출할 자격도 생겼으니 말이다.

로물루스의 사비니족 여인 강탈사건도 흥미롭다. 후세에 서양화가들에게 좋은 그림 소재이기도 한다고. 로물루스가 인근 사비니족을 축제에 초대한다고 해놓고, 분위기가 고조될 무렵 그의 명령에 따라 여인들을 강탈하고 젊은이들과 노인들은 쫓겨나 전쟁을 몇 차례 겪기도 했다고 한다. 그 이후 서양에서는 신부를 안고 신방 문턱을 넘는 풍습이 유래됐다고 한다.

로마는 직능별 단체(조합)을 만들어 실행한 누마 왕도 소개한다. 그저 놀랍다. 자그마치 그 때가 기원전, 그것도 4세기다, 4세기. 또 누마는 달력을 개혁해 1년을 355일로 결정했다. 훗날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1년을 365일로 개정할 때까지 650년 동안 로마인의 일상을 관장했다.

인류학적인 이야기도 언급되는데, 인간의 행동원칙을 바로 잡은 기분을, 유대인 - 종교, 그리스인 - 철학, 로마인 - 법률인것으로 볼 때, 지금도 이것이 세 민족의 특징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영화 300의 소재가 됐던 페르시아와의 전쟁도 언급된다. 많은 이야기와 현대까지 뿌리가 내려지고 있는 당시 전설과 신화를 연결선상에서 짚어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놀랍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