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ing Man

검은 피부, 하얀 가면_프란츠 파농

예전에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수평폭력'이라는 이론을 주창한 프란츠 파농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서 선택한 <검은 피부, 하얀 가면>. 1925년 서인도 제도의 마르티니크에서 태어난 프란츠 파농은 이후 프랑스의 한 대학에서 의학공부, 특히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 입문하여 다양한 사회적, 종교적, 인종적 갈등과 현상에 대해 실랄하고 날카로운 비판과 분석해 많은 이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의학도의 길을 걷고자 했던 그가 사회운동을 조금씩 시각과 행동이 변화했던 계기는 프랑스에 대항한 알제리 독립운동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가 내세운 식민지들의 다양한 심리양상 분석은 이후 신민제국에 대한 시각의 차이와 피지배국가 역시도 반성을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수평폭력도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지배자로부터 받은 억압과 고통을 지배자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아닌, 내 가족과 동료, 친지, 약한 자들에게 풀어버린다는 얘기다. 

 

이런 사회는 현재도 많지 않나. 사회에서, 직장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내와 남편, 아이들에게 푸는 모습도 많다. 사회의 불만을 노인이나 여자들에게 풀어버리는 사회범죄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내용은 좋으나 번역이 정말 정말 많이 아쉽다. 내용이 훌륭해서 사유의 시간이 더 소요되는 터에 책장 넘기기가 쉽지 않아야 하는데, 번역이 잘 되지 않아 뚝뚝 끊기고 어감도 영 맞지 않는다. 나중에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 다시 사유의 목적으로 책장을 천천히 넘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