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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Storytelling

나의 헬스클럽 운동기

예전 1988, 9년이었으니 학교 1, 2학년 무렵, 아버지따라서 집앞 헬스클럽에 처음 등록해서 열심히 다녔던 기억이 있다. 아마 방학 때였을 것 같은데, 당시 학생은 월 3,000원, 어른은 5,000원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항상 하던 시간 대에 중2의 형 또래들이 서너 명 뭉쳐서 운동하는 것을 보고 나도 자극받아서 열심히 운동했다. 그때 중학교 2학년이 20kg을 벤치프레스에서 자랑하며 들어올리는 모습이 멋져 보였고, 나도 군말 않고 매일 혼자 나가 15~20kg까지 들어올렸다. 중학교 시절 반에서 내 별명은 '헬스맨'이었다.

그러다 잠시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와서 사회초년생이 됐다. 2003년. 다시 바벨을 잡았다. 고시원 근처 헬스클럽에 등록하며 다시 땀을 흘렸다. 아무리 피곤해도, 마감에 쩔어도, 휴일에도 반드시 나가 '샤워라고 하고 온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관장이 내게 조용히 말했다. "몇 개월 후에 강동구 헬스대회가 있는데 나가보실래요?'

내 몸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다니. 감춰진 비밀이 많아서 거절했다. 힘만 세면 뭐하나. 비주얼이 나오지 않는데. 어깨만 넓고 가슴팍만 크고 팔만 두꺼웠지. 등근육과 다리 근육도 없이 무슨. 그래서 내 주제를 파악하고 웃으며 거절했다. "내년에 나갈게요.(웃음)"

그렇게 나는 오늘 날까지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웬만한 브랜드의 명품 핏은 내겐 맞지 않는다. 팔이 상당히 좁다. 가슴이 잠기지 않았다. 버스에 올라 손잡이를 잡으면 옷이 뻣뻣해서 불편했다. 그 다음부터 나는 이마트와 파크랜드 옷을 선호했다. 요즘엔 웬만한 정장이라도 상의는 105W 사이즈로 가슴과 허리에 조금 여유가 있어야 편안함을 느낀다.

집앞 헬스클럽을 끊으니 오래도록 늦어도 다닐 수 있어 좋다. 게다가 24시간이다. 가격도 착하다. 굳이 강남이나 서울 시내 번화가쪽에 고급진 헬스클럽에 비싼 연회비주고 뽀대나게 다니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내 운동만 하고 오면 되기에 월 15,000원에 운동복만 5,000원씩 추가해 6개월씩만 끊는다.

한참 젊고 돌이라도 씹어먹을 수 있었던 때는 무조건 높은 중량으로 근육을 키웠다. 그런데 점차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모든 것이 연계되어 있더라. 심하게 운동하는 날에는 다음 날 피곤하기도 했고. 그래서 내 몸에 맞추고 기분이 좋을 때까지만 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꾸고 욕심을 버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벤치프레스 양쪽 40kg씩 바벨가지 100kg을 들고 운동했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철저하게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헬스클럽에 카드를 찍고 운동복을 갈아입은 후 러닝머신에 올라 약간 바른 5.5km의 속도로 35분 가량 걷는다. 이때 땀을 내야 하며 몸을 따뜻하게 데피는 데 중점을 둔다. 발목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속도를 내린다. 러닝머신이 끝나고 나면 그 자리에서 쭉쭉 다리를 펴고 접고 스트레칭을 간단히 한다. 왜냐, 이후 벤치프레스할 때 스쿼드도 함께 병행하기에 미리 풀어주면 좋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몸에 맞춘 운동법이다.

이 기구가 바로 내게는 메인인 '벤치프레스'다. 저 작은 노란 것이 하나에 10kg이다. 요즘엔 10, 15, 20, 25, 30kg씩 15~20번 정도 들어주고, 각 세트가 끝날 때마다 아래의 '케틀벨' 16kg으로 하체운동을 병행한다.

나의 하체를 키우는 주무기 케틀벨

위에서처럼 가슴과 다리운동이 끝나면, 그 자리를 정리한 후 아령 운동을 하는 자리로 옮겨서 양쪽 12kg짜리 아령으로 '컬 - 덤벨' 운동을 시작한다. 10회씩 3세트. 무리하지 않고 마지막에 이두근을 쪼이는 데 신경을 집중한다.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관절을 사용하면 상할 수 있기에 주의.

 

그리고 중간 중간에 24kg 아령으로 '트라이셉스 익스텐션'을 25회 정도 반복한다. 또 잠깐씩 가벼운 중량으로 '킥 백'을 통해 근육을 쪼여준다. 그러고 나면 대략 1시간 30~40분 정도 소요되는 듯하다.

매일 저녁 10시 반에서 12시 반까지 운동하고 온다. 사실 직장인이 매일, 퇴근하고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나도 처음엔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하루 유산소... 이렇게 진행하기도 했지만 내게 꼭 맞는 운동법은 아니었다. 나는 매번 자극을 주고, 짧게 끝내는 것이 더 맞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오래 잘 하고 있다. 만약 내가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건강과 '자기관리'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에서 멀어지지 않았을까. 운동을 하나 꾸준히 함으로써 갖춰야 할 것과 생각할 것, 챙겨야 할 것이 있기에 오늘 날까지도 잘 지내온 듯하다. 몸 관리 잘해서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오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