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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g Man

묵공_전11권_모리 히데키 그림

 

 

요즘처럼 중국 전국시대에 빠져 살았던 때는 없었던 듯하다. 얼마 전부터 조성기의 전국시대를 시작으로 정비석의 손자병법과 동주 열국지를 읽었고, 어제 새벽에는 십팔사략(전8권, 중원문화)를 주문했다. 또 기회가 되는대로 논어로 읽고 있다.

 

서두가 길어졌는데, 사실 나는 만화책과 게임을 거의 즐기지 않는 편이다. 만화책도 오래 읽지도 못하고, 게임도 진득하니 하지 못한다. 하고 나면 허무하기도 하고. 그래서 틈틈이 책을 읽는 걸 즐긴다.

 

 

 

 

그런데 묵공은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창작만화라 읽을 만했다. 애니를 좋아하는 이라면 알만한 <킹덤>(아직 연재 중?)과 시대적 배경이 유사하다. 진나라 시황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진나라가 나머지 한-위-제-연-조를 치는 형국이다. <킹덤>에서 나름 카리스마있게 등장했던 왕전도 여기에 등장하는데, 묵공에 등장하는 왕전은 찌질이로 분한다.

 

묵공은 위나라가 연나라의 작은 연성을 침공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에 평소 반전을 펴오던 묵가인 중 '혁리(주인공)'이 연성을 방어하기 위해 스스로 파견나간다. 묵가인이 반전이론의 뜻은 묵자(B.C 480~390)의 뜻을 잇는 것으로, 전쟁은 살인행위이며,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최악의 불의임을 설파하고, 이에 묵가는 대대로 성읍방위에만 활동한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남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것.

 

 

 

그러면서 이야기는 양성 방어의 결말로만 끝나지 않고, 이러한 혁리를 없애려는 동족 묵가인들의 또 다른 이상 행보와 그의 수장 설병과의 얽힘, 혁리의 친구와의 중간 중간 에피소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나라가 조나라를 치기 위해 도읍인 한단을 공격하는 이야기로 에피소드를 장식한다.

 

이야기 중에, 혁리가 조나라 첩자를 밝혀내는 재미도 솔솔하다. 2권에서 양성 사람들은 다 아는 신호를 첩자만 몰라 당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배꼽을 잡은 기억이 있다. 또 묵가인이 진나라를 지원하면서 농경부와 곤충부로 나눴는데, 곤충부의 묵가인의 곤충을 활용한 색다른 공격, 오늘 날로 말하면 화학전이나 세균전 같은 느낌으로 읽었다. 중간에 짧은 반전이 마구 일어가는 것도 솔솔한 재미.

 

 

그런데, 읽어본 이라는 다 알겠지만 마지막 11권의 맨 끝 세 장이 말썽이다. 영화 묵가에서는 혁리가 중국 대륙을 떠돌아 다니는 것으로 끝나느데, 만화책에서는 그가 중국 동쪽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가서 개량된 볍씨를 심어 자신의 생을 살아간 것으로 그려낸다. 뭐, 일본 사람이 그려낸 것이니 역사조작이 아니라 충분히 창작품으로 봐줄 수 있지만 읽는 이에 따라 호불호는 분명 갈릴 듯하다. 난, 만화이니 창작으로 본다. 단, 그걸 혀구와 실제를 밝혀내는 부지런함도 겸비해야 되겠다.

 

재미 있으니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