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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 -김재규 평전- 한 번쯤 제대로 알아야지, 공부해야지 했던 터였다. 마침 시국이 어수선할 때 페친 한 분께서 이 책을 공유하며 타임라인에 글을 하나 올리셨길래 마침 건대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딱 한 권 남아있던 이 책을 손에 넣었다. 부터 까지 여러 권 읽어봤는데, 이 책 (이하 김재규 평전)은 처음 서두를 소설처럼 매듭을 푼다. 1978년 10월 18일 새벽 2시, 유신이 선포된 지 7년째 되던 해 어느 날. 김재규 일행(김재유와 박흥주 수행비서관)이 부마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헬기를 타고 부산으로 간다. 그곳에서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시위규모와 사람들을 두눈으로 목격하고서는 이를 이튿 날 새벽 박정희에게 보고하지만 묵살된다. "각하, 제가 시위대 속에서 직접 들어가서 시위대의 성분을 체크하고 왔습.. 더보기
[잡지기자 클리닉] 왜 수동태보다 능동태일까? 글에 힘을 싣기 위한 문장에세이 몇 권째인지 기억이 조금 가물가물하지만 예전 대망(전 12권, 야마오카 소하치 저)을 읽으며 좋은 글귀가 있을 때마다 스크랩했던 파일을 열어보니 이런 문구가 눈에 띄었다. '문도와 예도의 차이는 잘 만들어졌는지, 어떤지 뿐만 아니라 지니고 있는 사람에 따라서도 결정된다. 무기는 어디까지나 쓰는 것이지 쓰여지는 게 아니었다.' 쉽게 말해 무기는 내가(주어) 쓰는 것이지, 무기가 절로 움직여 쓰여지는 것이 아니다. 문장도 하나의 무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흔히 우리가 일상에 자주 쓰는 문장을 예로 들자면 문이 열렸다(수동태) 문을 열었다(능동태)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수동태는 문장의 주인 격인 주어가 숨어버렸다. 그러나 능동태는 힘 있는 주어가 있어야 하나의 문장이 완성된다. 국어는 영어보다 우.. 더보기
7년 전쟁(전 5권)_김성한 저 '무능한 통치자는 만참萬斬으로도 부족한 역사의 범죄자다'라는 말로 매 권마다 시작하는 이 책은 지난 2010년 타계한 故 김성한 선생이 에 5년에 걸쳐 토요일마다 '임진왜란'이라는 제목으로 연재(1984년 1월~1989년 12월)했던 내용을 단행본으로 묶어 1990년에 초판이 발행됐다. 원래 김성한 선생은 이 전쟁을 바라보는 한중일 삼국의 시각을 중립적이면서 포괄적으로 담아내고, 동아시아 최초 삼국전쟁이라는 의미를 담기 위해 '7년 전쟁'이라는 제목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연재 초반 당시 반일정서가 팽배했던 상황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제목을 임진왜란으로 바꿔라"라는 요구가 빗발쳤다고 한다. 이후 으로 연재 후 단행본은 이와 같이 원래 선생의 구상대로 으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 책은 1587년.. 더보기
2016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예매 성공 후기 인터파크 2시에 와일드카드 표 예매오픈한다고 기사쓰다 중간중간 확인하며 인터파크 접속. 당연 예매 대실패. 철학자 알베르 까뮈가 "헛노동만큼 무시무사한 벌은 없다"고 했는데 내가 뭘 그리 큰 잘못을 했나 곱씹으며 헛노동의 허무함을 억누르고 새벽 취소표를 노리기로 결정. 어떻게든 2시까지 버팀. 2시 15분쯤되자 내 눈을 의심케하는 수많은 표들. 마침내 성공. 소심해서 외야로. ^^ 그런데 개인적으로 표를 수집하는데 너무 급하게 클릭하다보니 모바일티켓으로 절로 발권. 실수. 그래도 일단 입금은 하고, 다시 9일 새벽 표를 구해보기로 한다. 예매 정말 힘들다. 그렇지만 이런 기분도 좋네. 뭔가를 기대하게 만든다. 더보기
요하 전 4권_김성한 저 장황하게 다 썼는데 갑지가 컴이 뭐 업데이트가 뜨면서 다 날아갔다. 힘들다. 복구가 안 된다. 분명한 건 지난 2주 동안 이 책으로 행복했고 읽어내려가는 동안 때론 답답하고, 울분을 토하고, 원통하기도 했지만 잘 선택했다는 것. 또 하나 나는 소설책, 특히 개정판의 경우는 가급적 90년대의 초판본을 헌책방에서 구해 읽는데 종이 냄새는 역시 좋다는 것. 이 책도 故 김성한 선생의 (전 5권)을 읽다가 혹시나 해서 검색한 끝에 (인의, 전 4권)를 찾은 것이다. (이미지=딴지일보) 이 소설은 요하를 중심으로 수양제가 1백만 대군으로 요하를 건너 고구려로 침공을 개시하던 서기 612년부터 평양성이 당나라에게 함락되던 668년까지의 56년을 잡고 있다. 능소라는 가상인물과 지루와의 악연 그리고 그가 10인장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