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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_잡지기자 클리닉

[잡지기자 클리닉] 당신도 미래를 고민하시나요?

• 잡지(사보)기자는 좋은데, 과연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 고민이에요

 

 

 

글이 좋고, 종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선택했던 기자생활. 하지만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 1년을 채우면 어김 없이 찾아오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내가 이 일을 계속해도 되나?" "이 일을 내가 왜 하는 거지?"

박봉에 야근 많고, 조직적인 문화색채가 강한 잡지사에서 여간 마음을 다 잡고 목표를 세우지 않는 이상 지루하고 매월 똑같은 마감에, 시스템에 질리기 십상이다. 아마 오히려 신입시절에는 당장 일을 시작하는 입장 때문에 생각할 겨를이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도 그렇고, 잡지(혹은 사보)기자라면 십중팔구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이다. 과연 어떤 고민이며, 어떻게 풀어야 하는 걸까.

 

 

 

 

■ 현재의 고민은 자신을 완성하기 위한 첫 번째 도화선

 

비단 이런 고민은 1~2년차에만 생기는 고민은 아니다. 10년 기자생활을 하더라도 명확한 자기 비전이나 만족 없이는 끊임 없이 이어지는 생각인 듯 싶다. 하지만 이것을 고민으로 접근하기보다, 자신을 완성시키기 위한 첫 번째 도화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 우리는 학창시절부터 이런 고민을 해왔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고교 시절, 자신의 성적이 좋든 좋지 않든 어느 학교에 어느 학과에 지원서를 넣을지부터 고민한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는 단 한 가지 명제 때문이다. 졸업을 하고 나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쓰며 어떠한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한다.역시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다. 일을 하다보면 현실에 만족하기 보다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뜨고 비즈니스를 하며, 인맥과 소통하다보면 색다른 것이 보이고 깨닫게 된다. 모두 고민의 산물이다.

 

 

■ 고민을 해야 준비를 하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첫 걸음이다. 사람은 위기가 닥치거나 몸에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방어기제가 발동한다고 한다. 스스로 정상을 되찾가 가기 위한 자연적인 현상인 셈이다.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감정에서 비롯돼 "아, 내가 이렇게 진행해야 겠구나" 혹은 "내가 편집장이 되어 이렇게 만들어야 겠다" "훗날 내가 1인 기업이나 독립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이 필요하겠군" "내가 현재 달고 있는 간판을 떼어냈을 때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논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은 앞서 말한 대로 고민으로 치부하기 보다, 미래를 위한 발전적인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는 것이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면 알베르 까뮈의 말대로 우리 모두의 일은  "쓸모 없고 헛된 노동보다 더 무시무시한 형벌"인 셈인지도 모른다. 혹은 시시포스의 형벌일 수도 있고. 어떻게 마음 먹고 움직이느냐에 달렸다.

 

 

■ 당신은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

 

어떤 기자를 보면, 늘 반복되는 마감에 혼자 힘들고 지쳐하며 앉아서 모니터와 눈싸움 하다가 퇴근하고, 갈수록 짜증내가 일하기 싫어한다. 그러고는 퇴직. 또 구직사이트를 뒤적이며 새로운 곳을 찾아도 역시 만족할 수 없다. 아니  잡지사가 아니어도 그를 만족할 수 있는 직장이 과연 몇 군데나 될까.

정답은 없지만, 지금부터 계획성있게, 융통성 있게, 약아빠지게 움직여 보자. 자. 지금부터 차곡차곡 준비해보자. 당신과 나는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다. 잊지 말자. 회사가 아니라 자신에게 투자하고 자신이 크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2013/02/09 - [Booking Man] - 사표를 내지 않는 회사, 헤이세이 건설_아키모토 히사오 저

 

 

■ 잡지를 완성하기에 앞서 기자로서의 자신을 완성하라

 

처음에 시작했던 열정과 열의가 예전 같지 않다. 같은 마감 패턴도 슬슬 싫증난다. 기사 하나도 베껴쓰거나 짜집기 한 적이 없는데 독자의 목소리를 들리지 않아 답답하다. 서점가면 우울하다. 우리 책이 생각보다 판매되지 않는다.

 

유독 베스트셀러에 집중된 경향이 높은 우리나라 독자들을 탓하고 싶지 않다. 지인과 유명인의 추천에 민감하고, 현재 그의 위치를 높게 평가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이해하자. 독자가 왕이라면 왕이다. 기사의 완성도와 자신감을 높였다면 나머지는 독자의 선택에 맞기자. 그것이 정답이다.

 

단, 독자의 수를 평가의 잣대로 판단하지 말자.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 명. 하루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1인 114분, 평균 독서시간은 28분이다. 그 28분 안에서 수 많은 매체(잡지와 사보, 단행본 등)와 경쟁해야 한다. 당신이 하는 일이 전문지 분야라면 깊이에 무게를 두는 편이 낫다.

 

중요한 것은 매체의 'It' s for sale'보다 잊혀지는 것이 더 무섭다는 사실. 전자책 플랫폼과 앱북, 파워블로거와의 관계, 매체 제휴, 매체 간 기사 크로스, 기자들 모임, 독자와의 만남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하자. 시대가 바뀌니 글만 잘 써서는 한계가 있는 듯 하다. 기자도 기사영업을 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잡지기자로서 자신을 완성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갖추자. 책을 출간하거나, 기자간담회 때 기자들 모임을 적극 활용하자. 취재원과 꾸준히 소통하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는 블로그를 적극 이용하자. 기회가 되면 강의나 강연도 나서자. 그 매체에서 편집장을 달 때까지 뛰어보자. 자리가 오르면 또 다른 세계가 보이고, 색다른 기회가 생긴다. 훗날 돌이켜보면 아마 당신이 예전에 했던 고민과는 다를 것이다. "뭘 하며 먹고 살지?"가 아닌, "어떻게 먹고 살까?"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하는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잡지를 완성하기기 전에 자신을 완성하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재미가 생긴다. 너무 높은 이상과 너무 낮은 현실감각은 과감히 버리자. 책 출간을 한 기자든, 블로그를 잘 하는 파워블로그든, 강연을 잘하는 이든 콕 집어서 필사하듯 배우자. 자신을 완성하는 소소함에 젖어들어 미래를 완성하기 위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형성될 것이다. 또 하나, 매체가 메이저(?)가 아니더라도 자신은 마이너처럼 일하지 말자. 그때는 정말 끝장이다.

 

당신이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든 정답이다. 당신이 생각하는대로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