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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Storytelling

강의 차 내려갔던 부산역에서의 신선한 경험

어제 강의차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혼자 기차타고 내려가서 이곳저곳 둘러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취재 차, 아시는 분 차를 타고 번개에 콩 구워먹듯 인터뷰하고 바로 올라간 이후 잠깐이나마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강의 중간에 수강하시는 분 대상으로 준비한 선물이었습니다. 제가 쓴 <잡지기자 클리닉>과 지금은 롯데 자이언츠 코치로 있는 주형광 선수 사인볼이죠. 아시죠? 주형광 선수가 예전 입단할 때까지만 해도 최연소 완봉승 등 10승 이상 거두는 활약을 거뒀죠. 그러나 무리한 등판 탓에 팔이 고장났고, 이후 평범한 성적을 남기긴 했지만, 전 아직 고등학교 때 독서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보던 <주간 베이스볼>에서 주형광 선수를 크게 다뤘던 페이지를 기억합니다.

강의 직전, "퀴즈 맞추시면 선물 드린다"고 하니 모두 사인볼에 환호를 보이셨다는...

 -_-;;;

 

 

실은, 조금 빨리 내려가서 기왕 저녁 먹어야 하니, 부산 밀면이라도 먹어보자는 생각에 차를 30분 당겨서 예매를 했어요. 올 때는 몰랐는데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훌쩍 넘어버렸다는. 그래도 기차 안에서 책도 읽고, 풍경도 보고 좋았습니다.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수강하시는 분들이 사전에 보내신 의견과 궁금한 내용들을 사전에 봤습니다. 상당 부분 강의내용에 중첩되긴 했지만, 당초 취지대로 전달해드리지 못 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더 철저하게 준비했어야 했다는 반성도 했고요.

 

 

부산역에서 바라본 정경입니다. 아마 부산항을 새로 짓는 모양입니다. 바닷가 앞에서 사시는 분들은 어떤 마음일까요. 살짝 궁금하기도, 부럽기도 했습니다.

 

 

부산역 광장 맞은편 주택가입니다. 실제로 보면 더 예쁜데 제가 휴대폰을 찍은 거라서. 집이 알록달록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고, 정감이 가는 곳이라고 할까요. 부산사는 저희 직원분의 말을 빌리면, 아마 서울의 달동네처럼 형편이 좋지 못하신 분들이 사셨던 곳인데, 새롭게 단장하면서 좋은 쪽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라고 하네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니, 좋은 일만 일어나기실.

 

 

 

출발 직전, 인터넷으로 뒤진 초량밀면집입니다. 보니까 상반된 리뷰가 많더라고요. 대부분 만두가 더 맛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마침, 사람이 많아 제가 두 번째로 꼽아두었던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아마 밀면이 2500원, 곱배기는 1000원 추가로 알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이더군요.

 

 

막 발길을 떼자 이웃집 돈가스 가게입니다. 수제돈가스가 3장에 6,000원이라니요. 그러고보면 서울 돈가스는 크게 다르지 않을 진대, 1장에 6500~7000원 합니다. 살인적인 물가죠.

 

 

바로 이집입니다. 예전에 방송에도 나온 모양이네요.

 

 

헉. 저 가격. 혹시 너무 싸서 뭔가 빠진 것 아닐까? 그랬더니, 걱정은 기우였을 뿐.

 

 

전 곱빼기로 주문했어요. 아예 한 덩어리가 더 나옵니다. 안에 삶은 달걀, 고명까지 얹혀서 나와요. 곱빼기라고 해봐야, 1000원 추가입니다. 당근 3500원.

 

 

따끈한 육수도 함께 나옵니다. 맛 좋습니다. 공통적으로 노란 주전자에 육수가 담겨 나오더라고요. 서울에서는 그냥 물통에 육수가 나오거나, 그냥 한 컵 딱 같다주던데 말이죠.

 

 

여긴 제가 강의했던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 위치한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입니다. 게시판에는 한달 강의 스케줄(대관)이 나와 있습니다.  바로 아래처럼 말이죠.

 

 

지역에서 잡지만들기 강좌였는데, 전 인터뷰와 질문에 대한 다양한 것을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너무 많은 것을 담아 오히려 가볍게 나가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잡지기자와 지역잡지 문화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는데, 제가 컨셉을 더 명확히 잡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기회되면 서울에서도 이런 강좌 하나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나, 일반인 소통이나 글쓰기 같은 강좌 말이죠.

 

 

문화관 옆에 바로 책방골목이 있습니다. 고딩 때 헌책방에서 저도 주로 살곤 했었는데. 그 때 느낌이 20년이 넘어 확 살아난 것 아니겠습니까. 한 번 보수동 책방골목 와보시면 좋아요. 중간에 부산 즉석 만두도 한번 드셔보시고요. 가격도 저렴합니다.

 

 

특히 제가 놀랐던 건, 지역 매체 기자와 언론인, 작가들과 일반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가벼운 자리가 많이 열린다는 겁니다. 꼭 취업을 위해서가 아닌, 교양과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커리큘럼이 보수동책방골목에서 이뤄지고 있더군요.

 

 

부산에 오면 먹어보라는 만두였습니다. 실은 밀면 먹을 때 함께 먹으려 했는데, 제가 먹었던 그 밀면집이 만두를 하지 않아서 밀면만 먹어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열차 시간 40분 남겨두고 또 뛰어서 먹었습니다. 맛은, 서울에서 먹던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서울 올라가는 KTX 안입니다. 내려갈 때 가족석을 애매하게 예약을 해서 어찌나 민망했던지. 암튼 편하게 재미있게 잘 강의하고, 경험하고, 보고, 맛보고 올라왔습니다. 부산 좋던데요. 나중에 정말 여행 스케줄 잡아 내려오려 합니다. 당장 떠나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