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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 경제학, 류영호 저



아마존닷컴 경제학 Amazonomics

저자
류영호 지음
출판사
에이콘출판 | 2013-01-0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계를 장악한 아마존닷컴 경제학 'Amazonomics'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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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 경제학(류영호 저)>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딱 두 가지였다. 말 그대로 이 책의 부제처럼 제프 베조스가 디지털 거상으로서 '대단하다'는 것과 '아마존이라는 산 앞에서 수 많은 닷컴기업과 디바이스 제조사 간의 다툼이 이어지는 형국'이라는 점.


아마존은 대중에도 많이 알려진바와 같이 그 태생은 '종이책 유통사업'이 시작이었다. 이후 아마존은 단순히 아마존을 서적유통사업에 국한하지 않았다. 아마존을 이루는 여러 갈래의 물줄기는 생산자와 판매자, 소비자를 축으로 한 커머스와 콘텐츠,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당연히 그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었고, 좀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쟁력 거점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술을 망설임 없이 시도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현재의 클라우드 컴퓨팅의 시초라 할 수 있는 AWS(Amazon Web Service, 아마존웹서비스)가 2002년 등장한 것이다. 이것은 아마존 자사의 경험에서 얻은 통찰로 우러난 큰 수확이었다. 아마존은 평상시 80퍼센트가 넘는 시스템의 여유자원을 제휴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연동하고, 쇼핑몰의 운영능력을 향상하는 데 집중했다. 이것이 곧 현재 화두인 빅데이터 시대에 도래하면서 고객의 서비스 이용 행태분석에 효과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큰 힘이 됐다.


나아가 개인화, 도서추천, 맞춤서비스 등 다양한 알고리즘과 카테고리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것은 현재 IT기업들보다 경쟁력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 또 아마존이 단순히 유통업을 넘어 IT기업으로서 나아갈 수 있는 발돋움이 된다. 한 가지, 아마존은, 아니 창업자이자 현재도 CEO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제프 베조스는 이것이 플랫폼 강자가 되는 전초전이었음을 알고 있었을까. 그랬다면 그는 스티브 잡스보다 한 수 위다. 스티브 잡스가 그려왔던 그 모든 밑그림들이 모두 제프 베조스가 밟아왔던 기술과 서비스에 근간하기 때문이다.


제프 베조스가 서적 유통업에서 최근 스마트TV까지 욕심낼 수 있었던 것은 비단 새로운 사업영역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둘 사이에는 컨버전스(융합)이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별 연관성이 없을 것 같던 그 둘 사이에는 컨버전스라는 시대의 흐름으로 연결됐다. 그것을 제프 베조스가 실천한 것이다. 이제 안방에서까지 아마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디바이스 판매에는 관심 없다.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를 통해 소비자가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뿐"


다양한 제품을 갖춰 유통의 강점을 충분히 뿌리내리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넓히는 이러한 보편타당한 진리를 몸소 실천하며 경쟁사들을 모두 긴장시킨 아마존.


콘텐츠 확장에 필수적인 킨들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최근 킨들 화이트페이퍼)하고, 태블릿(킨들파이어HD)을 넘어 스마트폰, 스마트TV까지 넘보는 아마존은 결코 디바이스 사업에 욕심을 내기 때문이 아니다. 모두 콘텐츠를 유통시키기 위한 근간인 셈이다.


중요한 점은, 킨들이 그동안 DRM에 대한 저작권 문제로 킨들 외에서는 북스토에서 접속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받아들여, 킨들 시리즈(디바이스), 킨들DX,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단말기에서도 아마존 앱을 통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혹자는 아마존의 행보에 대해 애플과는 정반대라고 칭하지만, 결국 두 기업은 한 가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애플도 그러힉 때문에 앱스토어의 앱 개발자를 대우하고 철저한 피드백을 통해 양질의 앱을 채워나갈 뿐이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경쟁사는 어디일까. 애플? 구글? 반스앤노블? 아니다. 현존하는 글로벌 IT기업 모두다. 


2010년 이후로 아마존은 변신을 이어가고 있다. 아니 진화하고 있다. 종이책의 유통에서 전자책의 유통으로, 물리적 재화에서 디지털 재화로 그들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재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다. 꿈을 위한 도전이라 일컫는 우주항공사업은 물론, 환경보호와 사회공헌활동(장난감 패키지 포장 시 플라스틱 코팅이 됮 않은 와이어를 이용하거나, 상품을 개봉하기 쉽게 만들며, 100퍼센터 재활용한 카드보드용지를 사용한다. 또 평균 43퍼센트 섬유질이 포함된 골판지를 사용하고,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는 친환경 건출물로 축조돼 있다)에도 실질적인 노력을 기한다. 


아마존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단순히 제프 베조스 때문은 아니다. 아마존의 임직원 모두는 그들의 모토(Get Big Fast)가 DNA처럼 각인돼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무섭다.

책을 읽다가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을 창업하게 된 일화가 한 챕터로 등장하는데, 내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문구다.


"회사에서 인터넷 서적유통 사업모델에 대해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그는 아내와 함께 온라인 서점을 창업하기 위해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중략) 최종 결정 당시 그의 판단기준이 된 것은 그 유명한 '후회 최소화 프레임 워크'였다. 그는 자신이 여든 살이 됐을 때를 가정해 봤다. 그리고 지금이 그때 시점이라면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후회할 일을 가장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보기로 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다면 여든 살이 되더라도 창업한 일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는 한 가지만은 후회할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 말이다. 아마존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이 책은 아마존의 태생과 성장, 제프 베조스의 승부수와 인사이트, 다양한 사업 플랫폼 확장에 따른 기업 인수절차, 전략, 현재의 디지털 키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챕터로 잘 나눠 구분하고 있다.


사실 전문기자로 있으면서 늘 보도자료를 통해 접하는 기업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 MS 등 정해져 있다. 상대적으로 아마존은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의 충격은 내 상상 이상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오랜 기간 수집했는데, 단순히 다른 서적과 매체를 참고하기 보다 정보통신연구원, LG경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한국방송통신전파연구원, KT경제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의 자료를 잘 버무렸다. 작가의 인사이트와 해박한 지식, 책장 정돈하듯 잘 정리된 칼럼 형식의 글도 돋보인다. 이 서평에는 모두 담지는 못 했지만 나를 아는 모든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


사실 읽는 내내 내가 사업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아이템이 있었다.

하나는 미국 현지에서도 유통되고 있는 킨들 싱글즈와 대학과 중고교 교과서 대여사업.

또 하나 기억남는 건, 제프 베조스가 도서의 소유에서 소비로 이전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점이다. 거침없이 읽히되 사유의 근거가 많아지는 책이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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