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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침의 해우소

[No.7]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수수께끼를 내는 유대인 부모

 

1980년대 초 미국의 유대인 교육심리학자인 벤자민 블룸이 교육에 관해 눈길을 끄는 실험을 하나 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피아니스트와 수영선수, 테니스 챔피언, 수학자, 신경과학자, 조각가 등 120명을 대상으로 '천재들이 어떤 교사에게서 배웠는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조사결과는 뜻밖이었다. 이들을 가르친 교사들은 전문성이나 경력면에서 크게 내세울 것이 없었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던 것. 다만, 이들에게선 한 가지 공통된 교육법이 있었다. 격려와 칭찬으로 학생들의 잠재력에 불을 지르고 이를 활활 타오르게 했던 것.

 

교육심리학에는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이에 대해 <e지식> 2편에서도 소개된바 있는데 이 효과는 교육자가 학습자에게 '잘 한다, 잘 할 거야'라는 기대를 품음으로써, 학습자의 성적이 향상되는 효과다.(물론 이 이론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의 소양으로써 설명되고 있지만, 학습자 스스로가 공부를 해가는 입장에서 보면 부족한 면으로 여겨지기도 한다는 것이다.(출처. 위키트리)) 이 연구를 주도한 벤자민 블룸은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중략) 아마도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초기의 학습을 즐겁고 보람찬 활동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교사들은 아이의 능력을 긍정적으로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인생은 말 그대로 배움의 연속이다. 단거리의 뜀박질이 아닌, 42.195km의 마라톤인 것이다. 마라톤을 뛰기 전에는(물론 단거리 경주도 마찬가지지만) 충분한 체력과 워밍업이 필요하다. 구간구간 페이스도 조절해야 할 능력도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렸을 때부터 대부분 주입식 교육과 입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고등학교 학업 성적인 세계 최고수준일지 몰라도, 이런 학생들이 모든 세계적인 대학에서는 중퇴율이 비교적 높고 세계적인 학습이해 능력에서 한참 뒤쳐진다는 것이 현재 교육계의 공통된 목소리이기도 하다.

 

유대인은 교육에 있어서는 절대 조급증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들의 단계에 맞춰 하나하나 지평을 넓혀간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워지는 학습에 자칫 흥미를 잃을 수 있기에, 공부보다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알려주고 느끼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즉, 배움이란 괴롭고 힘든 것이 아니라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라는 깨달음이다.

 

그 시발점이 바로 다양한 생각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이야기인데, 유대인이 어느 민족보다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점이 바로 이러한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건강한 긴장을 느끼고 정신적 자극을 받아 어휘력 향상과 두뇌 계발에 큰 도움이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유대인은 수수께끼 하나로 아이에게 온갖 상상력을 불어 넣는다. 늘 토론과 대화로 아이와 함께 하는 유대인의 지혜가 잘 드러나는 사례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는 단계부터 아이 눈높이에 맞춰 질문을 자주 던진다. 그래서 유대인은 학교를 마치고 오는 아이들에게 "오늘 뭘 배웠니?"하고 묻지 않는다. 대신 이걸 묻는다.

 

"오늘은 선생님께 어떤 질문을 했니?"

 

이제 나도 아이에게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보다 우리나라 전래동화나 탈무드 동화, 수수께끼를 좀 더 다양하게 들려줄 생각이다. 이제 여우누이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 들려줘야지.

 

"깎으면 깎을수록 커지는 건 뭘까?"

"사람은 귀도 두 개고, 눈도 두 개인데 왜 입만 하나일까?"

 

*본 글은 고재학 님이 쓰신 <부모라면 유대인처럼>이라는 책을 인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