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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_그러나 신용은 은행이 평가하는 게 아니다

 

 

옛 콘텐츠 미디어로 잘 알려져 있던 아리수미디어의 대표 이건범 씨가 자신의 사업경험을 옮겨적은 에세이다. 시류에 편승한다는 이유로, 벤처붐이 막 일기 시작했던 그 시기에 무리한 사업확장과 투자(전환사채), 이어진 방만경영, 늘어나는 인원, 그리고 파산의 과정을 담았다. 그리고 다시 살아남았다. 제2의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저자가 나름 일궈온 인생을 다시 재조명한다. 살다보면 파산만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일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닥치곤 한다. 저자는 그 때마다 한 번 실패가 깊이 각인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리 못 살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비록 금융상으로는 파산했지만 사회적으로는 파산선고를 받지 않은 그가 사회에 어울려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와 시대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

 

저자는 파산했지만, 개인파산신고를 통해 연대보증빚 50억원을 탕감 받는다. 허나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악용될 소지가, 누군가에게는 회생해 열심히 살 수 있는 용기가 된다는 점에서 저자는 나름 파산제도를 옹호한다. 한 마디로 사회복지시스템의 강화를 세금을 올려서라도 높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리고 저자는 강조한다. 절대 남의 생각이나 다른 유행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이 당초 생각했던 길을 오롯이 가라고. 믿음으로. 그가 파산을 하게 된 이유도 따지고 보면 경영을 못 해서가 아니라 그러한 이유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 부분은 나도 충분히 공감하는 터이다.

 

스타트업이나 막 창업을 하려는 이라면 파산이라는 책을 통해 초심과 경영의 근본에 대해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하다. 사람은 오히려 성공한 이의 이야기를 포장되어 여러 사람을 장밋빛으로 물들이게 하는 이야기보다, 실패에 관한 일화를 통해 솔직하게 현실적으로 반성하게 하는 기회를 맞이하는 것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필요하지 않나 싶다. 실패에 관한 고백(이야기)는 자신을 낮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