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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Storytelling

오늘 출격한다

 

오늘 잠실구장으로 출격한다.

 

3위 기아와 3.5게임차, 4위 두산과는 3게임.

 

이제부터 엇박자나면 안 된다.

 

또 다시 막스윙하면, 이번엔 청문회 단디 할끼다.

 

참, 박용택.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가운데 스트라이크-바깥쪽 높은 공에 파울-몸쪽 떨어지는 볼에 헛스윙 삼진'

 

제발 이 공식을 좀 깨자. 알았제?

 

그럼 이따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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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숨통 트인다. 외야에서 찍은 그라운드

 

이겼다. 승리의 눈물 ㅜㅜ

 

회사 퇴근하고 경기장 도착하니 8시 가까이 됐다.

 

트위트숍에 잠시 들러서 두리번 두리번, 회색 어웨이 유니폼 살까 말까 "아냐. 나중에 가을야구 조짐보이면 사는 거야. 지금은 홈 유니폼과 검정 유니폼으로 버텨보는 거야"

 

티켓을 교환하고 외야석 입장!!! 탁 트인 이 감동!

그랬더니 0-2으로 지고 있음. 그래도 5회초인데 뭐, 설마, 그 설마가 설마, 사람 잡겠어?

 

 

우리집처럼 편안한 야구장

 

떡볶기하고 오뎅 하나, 물 한통 사서 외야 7층 쯤에 둥지틀고, 똬리터서 앉았다.

 

또 점수 줬다. 그래서 0-3 "오예. 니들 오늘 집에 다 갔어."

 

먹으며 보는데, 이거 8회초까지 잠잠. 이거 이대로 지는 거 아냐?

 

에이~ 내가 경기장 오는 날은 대부분 질 때가 많아서 "그래, 오늘도 내 탓이야. 이렇게 중요한 날에, 연승 타야하는 날에 내가 경기장 와서 지는 거야" 하며 "8회말 공격까지만 보고 가는 거야."

 

한화 응원단의 "최! 강! 한! 화"와 엘지 응원단의 "무! 적! 엘! 지!"가 맞선다. 오~ 재미나다.

 

 

역전 후 1루측 전광판

 

드디어 8회.

 

정성훈 첫 타격! 우전 안타! "어라?"

 

그런데 슬프다. 투수가 김광수다. 엘지 팬들이 외쳤다. "광수형!" 대체 어떤 의미일까.

 

박용택 타격! 또 우전 안타! "어라?"

 

무사 주자 1, 3루.

 

정의윤 타격, 평범한 땅볼이 한화 2루수 한상훈에게 향한다. 그런데!!!! 알깠다. 실책.

 

정의윤의 1타점.

 

아직 무사, 노아웃이다. 앞 언니들이 일어섰길래 나도 일어섰다. 순간적이었다.

 

이병규 타석. 딱! 소리와 함께 방망이가 돌아갔다. 1타점 적시 2루타!

 

이때부터 난 제정신이 아니었다. 승리의 LG를 따라불렀다. "오~ 오~ 오~ "

 

드디어 주자 무사 2, 3루.

 

타격 김용의, 손주인... 조용히 삼진. 금세 2아웃.

 

이거 이러다 또 한 점차 패배 아닌가. 안 돼!

 

 

8회말, 1타점짜리 큼지막한 좌전 안타를 날린 이대형

 

투수가 바뀌었다. 송창식. 잘 던지는 투수다.

 

운이 좋았는지 최경철이 유격수 한상훈 키를 살짝 넘어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쳤다. 난 미치는 줄 알았다. 내 두눈으로 똑똑히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역전이다.

 

그러고 나서 물 한 모금하고 딴 데 쳐다보고 있는 사이, 누가 타격했는지 외야수 추승훈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대형이었다. 헉!

 

스코어 5-3. 역전. 9회 봉중근이 마운드로 올라오자 내외야 응원석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어깨동무하고 깃발 휘날리며 응원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봉중근 등판을 알리는 전광판

 

그렇게 8회에만 5점을 내 역전승했다.

 

 이날의 수훈선수는 역전 적시타를 쳐낸 최경철 포수.

 

데이터를 보니 세 시리즈 연속 위닝시리즈를 가져왔단다. 오늘부터는  KIA와의 3연전. 이후 잠실에서 홈 6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역전 후 9회초 마무리 봉중근이 올라오자 팬들이 환호한다.

 

제발 최소 4위만이라도 하자. 가을야구 한 번만 해봐라. 모든 것이 용서된다. 재야에 묻힌 엘지 팬들 모두 뛰쳐나온다.

 

그래서 파이팅!

 

 

수훈선수 인터뷰 중인 최경철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