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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Storytelling

재충전 차원에서 공백은 기회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과연 바쁜 것이 좋은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나의 나중은 어떤 모습일지.

 

하루 하루 일해서 한달 급여를 받는다. 그 땀의 대가로 아이 맛있는 것 사주고, 장난감 사주고, 부모님 용돈이라도 몇 푼 챙겨드리고, 비싼 것 아니더라도 후배들 맛있는 밥 한끼 산다. 헌데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내 한달 결과물을 과연 이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것인지, 그 안에서 내가 나를 완성하고 직원들을 키우고, 회사에 보탬이 된 것은 무엇인지 끊임 없이 날 괴롭힌다.

 

과연 직장에 나와서 내가 직장에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기 전에, 당장 내가 맡은 일만 하기에 급급하다는 핑계로 더 이상 다른 것을 하기에 녹록하지 않다는 변명만 늘어놓는다.

 

언제부턴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직을 몇 번 했지만, 하루도 쉰 적이 없었다.(휴일과 공휴일, 휴가를 제외하고) 그동안 내가 선배들에게 배웠던, 공부했던 것들을 소요만 했지 정작 그간 새로운 것을 배우고 공부하지 않았다. 감정적으로 지쳐갔고, 결과물에 만족할 수 없는 시간이 속출했다. 그럴수록 부끄러웠다.

 

요즘들어 재충전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고 있다. 힘들다고, 버겁다고 쉬는 휴식차원이 아닌, 그동안 내가 미처 챙기지 못 했던, 가보지 못 했던, 읽지 못 했던, 보지 못 했던, 느끼지 못 했던 감정과 지식 등응 시간을 갖고 다시 재충전하고 싶다. 아니, 리마인드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육체적인 고통이 있다면 몇 일 휴식차원에서 쉬면 괜찮아지겠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졌을 때는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익숙하지 않아서 옳게 쉬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재충전과 리마인드라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매번 예전 것들을 뒤져서 짜집기를 한다. 밑돌 빼서 괴기다. 새롭긴 해도 신선함이 없다. 답답하다. 무엇이 달라질까. 책 읽는 시간도 자꾸 줄고 있다. 뭐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계획만 세웠지 기획은 전무하다. 이런 일은 나도, 회사에서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인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만족할 수 없고, 만족하지 못 하기에, 그리고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재충전 차원에서 깊이 휴식을 고민하고 있다. 막연히 연차가 된다고 높은 직급을 맡았는데, 그 만큼 크리에이티브하게 일을 쳐내지 못 한다는 것은 적어도 내겐 심히 괴롭디 괴로운 일이기에.

 

그런 차원에서 공백은 또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

 

쉬는 동안 이런 작업을 하고 싶다. 어차피 나는 직장이 아닌 직업을 선택한 사람이기에.

 

1.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다시 모아 글감을 모으고, 에버노트에 재정립한다.

 

2. 잡지협회와 사보협회를 자주 다니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자주 접한다.

 

3. 잡지를 보며 취재 방향이나 전문, 취재원, 객원기자, 사진기자 등을 체크한다.(새로운 필진구성)

 

4. 새로운 책을 쓰기 위한 기획을 정리한다.(휴식기 동안 책을 쓰는 것도 좋을 듯)

 

5. 화제의 만화책을 많이 보며 상상력과 기발함을 키운다.

 

6. 아이와 더 많이 놀아준다.

 

7. 홀로 여행을 떠난다.

 

8. 그동안 만나지 못 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만난다.

 

9. 그간 읽고 싶었던 소설 전집을 헌책방에서 구입해 읽는다.

 

10. 잡지협회 후배들 강의에 좀 더 열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