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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 콤플렉스_최명기 저

 

 

부모는 늘 아이에게 지대한 관심과 사랑을 쏟는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요즘처럼 다양한 대중매체에서 쏟아내는 육아관련 기사와 온라인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정보만 해도 그 다양성과 구체화에 혀를 내두르기 십상이다.

 

나 또한 육아관련한 책을 네 권 정도 구입해서 보고 있고, 간혹 TV에서 아이와 부모 간의 습관과 올바른 육아정보가 있다면 되도록 이를 체크한다. 하지만 한 번씩, 너무 육아방식을 올바른 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이도 저도 정답처럼 여기게 하는 방식은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성주 같은 아빠에겐 민국이 같은 갈수록 당차고 머리 회전 빠른 아들이 있고, 이종혁 같은 철없는 아빠에겐 오히려 이를 친근하게 느끼는 준수가 있다. 어쩌면 가족이라는 굴레 안 에서 가정교육은 정답이 있기 보다 함께 어울리고 보듬어주고 장단점을 메워주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 아닐까.

 

이 책은 전에 읽었던 <무엇이 당신을 일하게 만드는가>의 저자인 최명기 원장의 신간이다. 무조건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이들을 현실적인 상담과 철학, 대안을 통해 부모들이 작은 하나라도 아이가 잘못되면 갖기 쉬운 죄책감에 면죄부를 준다. 그냥 면죄부가 아니다. 메스미디어에 그동안 주입식으로 받아들였던, 우리가 너무 좋은 방향으로만 아이들을 이끌려고 했던 방식을 색다른 시각으로 조명한다.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기 쉬운 아이들의 반항, 공부, 게임, 왕따 등 네 가지 주제를 통해 부모가 갖기 쉬운 교육관과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내용 전반에 걸쳐 부모가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을 극히 제한적이며, 상당부분은 기질처럼 타고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무조건 책이 좋다고 책을 읽어주는 행위와 아이들이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왜 부모에게 말을 하지 않는지, 진정한 사교육이 무엇인지, 주입식 교육에 대한 단상, 게임 셧다운제가 왜 잘못 됐는지, 과외를 시켜도 왜 성적이 오르지 않는지, 대안학교가 왜 필요한지 등 저자의 실제 상담사례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책에 모두 녹여냈다. 한 마디로 부모는 밥을 굶기고 때리고 학대수준이 아닌 이상 너무 자책하지 말라는 뜻이다. 대신, 아이들이 한 번씩 보이는 행위에 대해 작은 관심과 방향을 중심으로 조언한다. 몇 가지 메모한 것을 남겨보면,

 

-미국의 경제학자 중에는 동아시아 경제성장의 이유 중 하나로 사교육을 드는 이들도 있다.

-지금은 사교육이 소비를 위축시킨다며 비난하지만, 과거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사교육이 하던 부분을 공교육이 모두 감당했다고 가정하면 엄청난 국가 예산이 투입됐을 것이다.

-너도 나도 사교육을 시키면 모두 똑같이 더 시키기 때문에 막상 내 아이의 등수는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 모두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면 우리나라 전체 수준은 올라간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유기체는 득을 본다.

... -사교육은 자식이 원할 때 원하는 만큼만 시키는 것이 정답이다. 사교육이 성적의 차이를 낸다고 해도 그 차이는 미세하다.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는 2등이 1등이 되는 것보다, 꼴찌가 중간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회에 진정 필요한 사교육은 꼴찌가 중간이 되게끔하는 사교육이다. 꼴찌가 꼴찌로 남으면 그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국가와 가정의 몫이 된다. 2등이 1등이 된다고 해서 사회가 살기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꼴찌가 중간이 돼서 평균이 올라가면 사회는 틀림 없이 더 살기 좋아질 것이다.

 

-교육 역시 사람 키우는 것 못지 않게 사람을 골라내서 제외시키기도 한다.

-대학이 성적위주로 학생들을 뽑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체로 공부 잘 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머리가 좋은 것은 물론이고, 성실하고 예측가능하게 움직인다. 바꿔 말하면 무난하게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대학이 원하는 유형의 학생이 바로 기업이 원하는 유형의 학생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회사일은 대단한 두뇌와 창의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조직은 주어진 일을 주어진 운신의 폭 안에서 열심히 해내는 사람을 원한다.

-고도성장 국가에서 저성장 국가로 바뀌면서 학력이 중요해졌다. 저위험, 저수익 상황에서는 한 번 실수하면 만회가 어렵다. 기업은 적극적인 인재보다는 예측 가능하게 움직이는 인재를 원한다.

-주입식 교육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이들은 대채ㅔ로 업무 능률이 뛰어나면서 큰 사고를 치지 않는 인재다. 그들은 똑똑하면서 기업문화에 잘 적응한다. 이것이 명문대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다.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비정한 점은 겉으로 보기에는 교육제도를 통해서 사람의 능력을 키우는 척하면서, 결국은 사람을 솎아낸다는 것이다.

 

반항, 공부, 게임, 왕따 등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네 가지 사례를 깊이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냈다. 아이들의 교육에는 정답은 없지만, 오히려 획일화된 교육방식과 너무 시스템적으로 방영하는 TV교육프로그램의 허와 실을 밝히는 점이, 나 다운, 우리에게 맞는 교육방식을 다시 한 번 체크하게 한다. 내 아이, 내가 잘 아는 이상, 남의 이론에 의지하기보다 부모들의 마음의 부담을 더는 것이 먼저일 듯 싶다.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