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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g Man

큐리어스_인간의 네 번째 본능, 호기심의 모든 것


큐리어스

저자
이언 레슬리 지음
출판사
을유문화사 | 2014-07-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고장 난 호기심, 생각 없는 사람들 삶을 바꾸는 질문은 어떻게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지난 주 집에 내려가기 전에 고속터미널 반디앤루니스에서 구입. 점점 무뎌가는 듯한 내게 자극을 주고, 아울러 내 책에 참고할 만한 내용이 눈에 띄어서 득템.

 

그러면은 자신이 어렸을 때 그 질문을 받았더라면 집에 있는 백과사전을 찾아보고 허탕을 친 뒤에 도서관에 가서 뱀에 대한 책을 찾아볼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마도 3학년이 다 지나고 4학년이 되어서도 답을 찾지 못한 가려움이 희미하게 계속 남아 있는 채로 지냈을 것이다. 그린먼은 이러한 가려움을 즉시 긁어주는 인터넷의 능력이 축복이자 저주라고 말했다. (...) 무지막지한 효율성으로 질문에 답을 제공함으로써 인터넷은 더 가치있는 것을 제공하는 데 실패한다. 생산적인 좌절감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교육은 답을 미룸으로써 아이들에게 훗날 진정한 흥미로 숙성될 질문들을 채워주는 것이어야 한다.

 

이 책의 기본 전개는 호기심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지만, 호기심을 바탕으로 자신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마음가짐과 사례를 적절히 담고 있다. 특히 나와 다소 상반되는 얘기도 담고 있었는데, 내가 추구하는 '생각하며 읽기'를 추구하기에 적절한 책이었다. 의견이란 서로 상반되는 내용으로 토론을 하다가도 자신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내용이나 지식의 변화가 있으면 그것을 자신에 맞게 수용하며 새로운 지식체계를 쌓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문화를 가진 동물이 되려면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 되어야 한다. (...) 지적호기심(즉, 문화적 정보를 추구하는 욕망)은 인간이 아프리카를 벗어나는 것뿐 아니라 지구의 거의 모든 곳에 뿌리내리고 사는 것을 가능하게 한 특성 가운데 하나이다. 다양성 호기심은 저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고, 지적호기심은 저 산 너머에 갔을 때 거기서 살아남기에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배움 없는 호기심은 그저 관심일 뿐'이라는 것이다. 호기심에는 지적호기심과 다양성 호가심이 있는데, 그 호기심을 지속시키고 발전시키며, 더욱 깊이 있는 사고와 성과를 위해서는 일종의 주입식 교육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중심으로 교육을 펼쳐가는 진보적 교육에 대한 위험성을 사례와 함께 담고 있다.

 

"음악적인 뇌가 불협화음에 반응하듯이 과학적 호기심(지적 호기심)은 지식의 빈틈, 지식의 간극에서 나온다." -윌리엄 제임스-

 

저자의 주장이 그리 허무맹랑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다. 나도 진보적인 교육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오죽하면 하나밖에 없는 딸아이를, 치열한 공부기계를 양성하는 기존 공교육보다 아이들과 함께 뛰놀며 스스로 학습하는 대안학교까지 생각을 했을까. 그런데 저자가 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서 그리 발끈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원론적인 내용으로 접근하는 듯 했다. 내 생각은 이렇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토론을 중심으로 교육하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식이나 다양성에 대해 리드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의 질문은 "적이 어디있지?"였다. 똑똑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더 똑똑해지면서 "누가 적이지?"를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스로 꽤 영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이게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님을 깨닫고 "적이 하고 있는, 혹은 하려는 일이 무엇이지?"를 질문했다. 그리고 좀 더 지나서는 우리는 "왜 그들이 적이지?"를 물을 수 있었다.

 

또, 어느 정도 다양한 지식이 있어야 그 호기심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가지에 가지를 엮듯 더 많은 것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됐다. 그리고 이 부분에대해서는 나도 인정한다.

 

지적호기심에는 자신이 가진 정보의 빈틈을 자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무언가를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어렸을 때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학습효과도 더 높고 배우는 것도 더 즐기게 될 것이다. (...) 토머스 제퍼슨이 7월 4일에 죽었다는 정보를 처음 접했다면, 제퍼슨이 누구인지, 미국의 탄생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7월 4일이라는 날짜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고 있었을 경우에 그 정보를 더 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의 그물망이 넓을 수록 그물에 걸리는 정보가 더 많아지는 것이다.

 

내용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었다. "지식의 폭이 넓어질수록 사고력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고 새로운 정보도 더 많이 얻을 수 있게 된다. 더 많이 알수록 더 잘 생각하게 된다."고. 이 견해는 일본의 석학 다치바나 다카시와 와타나베 쇼이치가 평소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와 견해를 같이 한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공부의 이유에 대해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르기 때문에 지식을 충분히 갖춰야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강한 지식욕구를 자극한다기 보다. 내가 앞으로 어떤 체계와 관심으로 공부하며 일생을 보내야 할지 동기를 부여해주는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 뿌듯하다. 열심히 더 공부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