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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침의 해우소

[No. 35] 팀을 결속시키며 궂은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링고의 법칙'

 

전설적인 영국의 록그룹 비틀즈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한 사람이 있었다. 폴 메카트니? 존 레논? 조지 해리슨? 아니다. 바로 '링고 스타'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있거나 외모가 뛰어나지도 않았다. 노래도 잘 부르지 못했을 뿐아니라 드럼도 영 신통치 않았다. 팬들은 그런 그를 보며 이렇게 외쳐대곤 했다.

 

"당장 탈퇴시켜라!"

"새로운 드러머를 뽑아라!"

 

하지만 그는 비틀즈 멤버 중에서도 특유의 유머와 화합력으로 비틀즈라는 당대 최고 인기 그룹을 결속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럴 수록 비틀즈는 더욱 굳건히 움직이기만 했다. 물론 그러한 노력은 TV에 보이거나 라디오에 들리지 않았다.

 

링고는 기꺼이 팀의 쓸모 없어 보이는 자리를 마다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자리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비틀즈라는 당대 최고의 팝그룹이 순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비틀즈가 일찍이 팬들의 성화와 바람대로 링고 스타 대신 멤버를 교체했거나 자작곡, 혹은 외모가 뛰어난 인물로 중간에 그를 교체했다면 어땠을까? 분명 모두 팀 내에서 최고의 반열에 뛰어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을 했을 테고 곧이어 공중분해되지 않았을까?

 

실제로 1970년 비틀즈는 팀에서 가장 입지가 든든했던 폴 메카트니와 존 레논의 자존심 싸움 때문에 해체됐다. 오히려 링고 스타는 솔로 데뷔 후 1973년 'Photograph'와 1974년 'You're Sixteen'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시 이야기를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링고 스타는 팀 내에서 네 번째 자리를 기꺼이 감수했고, 이것이 팀을 유지했던 원동력이 됐다. 이처럼 쓸모 없어 보이는 자리를 받아들이고, 오히려 큰 쓰임새를 발휘해 조직을 유지하는 것을 '링고의 법칙'이라고 한다. 그런 인물이 있기에 조직은 흔들리지 않고 각자의 역할에 맞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쓸모 없거나 작은 인물은 없다. 단지 작은 역할만 있을 뿐.

 

 

출처 : <왜 버스는 세 대씩 몰려 다닐까>, 리처드 로빈슨, 한겨레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