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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침의 해우소

[No.13] 왜 커피마시는 시간은 'Coffee Time'이 아닌 'Coffee Break' 일까?

(이미지 출처. http://freethoughtcanada.ca/welcome-2014-with-a-cup-of-coffee/)

 

책을 보다보니 문뜩 커피 한잔이 생각난다. 커피는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기호식품이다. 커피가 어떻게 우리 일상에 파고들 수 있었는지, 왜 우리 손에는 차보다 커피가 들려있는지를 알게 되면 커피마시는 시간은 'Coffee Time'이 아닌 'Coffee Break'로 부르는 이유 역시도 알 수 있다.

 

산업혁명기에 깨어 있는 의식에 커피는 가장 잘 맞는 음료였다. 근대에 이르러 감성의 음료인 중세의 와인을 대신해 이성의 음료인 커피의 시대가 도래했다. 처음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들였던 이슬람권의 수피교도는 밤을 새워가며 명상하는 수행 시 커피가 가진 각성효과가 도움이 됐다. 거기에 더해 식욕을 억제하는 특성도 그들에게는 매력적이었다.

 

그러다 커피는 16~17세기 약 백년 간 전 유럽에 퍼져나갔다. 이후 유럽이나 북미권같은 커피 문화권에서는 뭔가 일의 피치를 올리고 싶을 때 커피를 만시는 편인데, 반면 동양처럼 차 문화권은 한숨을 돌리며 쉬고 싶을 때 차를 마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커피마시는 시간을 'Coffee Time'이 아닌 'Coffee Break'로 부른다. 반대로 차 마시는 시간을 'Tea Break'가 아닌 'Tea Time'이라고 상반되게 부르는 것이다.

 

요즘 우리 손엔 주로 무엇이 들려있을까. 바로 커피다. 문뜩 옛날 TV 광고 카피가 떠오른다. "뛰면서 즐기는 커피~ 맥스~" 현대인은 늘상 바쁘다. 우리가 커피를 주로 찾는 것도 어쩌면 우연은 아닐지 모른다.

 

학자들은 동양의 대표적 차인 홍차가 진하고 감칠맛 나는 부드러운 분위기와 격조 있는 문화와 예술을 만들어 냈다면, 커피는 활력 있는 분위기와 사업적인 발전, 가격적인 진보를 이룸으로써 근대 이후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고 보고 있다. 그래도 차와 커피, 이 두 가지는 양분해 세계 음료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다.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1652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생겼다. 이 작은 가게가 31년 뒤인 1683년에는 자그마치 3,000여곳으로 늘게 된다. 커피하우스에 사람이 많이 모이면 자연스레 다양한 의견과 정보교류가 이뤄진다. 커피가 갖는 각성적인 의식 하에 시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생겨나 생산적인 장소로 바뀐다. 파리에서 커피하우스가 프랑스혁명으로 이어지는 토론의 장을 제공한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커피하우스를 통해 인류는 정보 자체가 힘이 되는 근대적인 요소로 갖추게 됐다.

 

*이 내용은 사이토 다카시가 쓴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에서 인용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