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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telling

“전국의 학생 여러분! 공부는 ‘바풀’이 도와줄게요!”_바풀 이민희 대표_월간 앱

“전국의 학생 여러분! 공부는 ‘바풀’이 도와줄게요!”… 직장인에게도 인기몰이
이민희 바풀 대표

 

 

- 2011년 당시 동생 수학문제 푸는 걸 도와주다 시작
- 사진만 찍어 올리면 평균 13분 내 답변
- 서울대 소비자아동학 전공… 많은 학생과 교류하며 놀이로 경제 체험 학습프로그램 개발
- 창업에 있어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신뢰… 애초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시작해야
- 바로풀기에 누적된 수학 문제 DB 250만개… 사내 해커톤 프로젝트로 신규 서비스 추가
- 공부 키워드 중심으로 멀리 보고 갈 것

 

 

 

 

이민희 바풀 대표

 

‘바풀’을 알게 된 건, 올해 3월 중학교에 입학하는 조카를 위해서였다. ‘바풀’ 관계자가 알게 되면 비웃을 터지만, 처음엔 바풀? ‘밥풀’을 세련되게 표현했나 싶어 소셜 다이닝(Social-Dining) 앱인가 생각했다. 아니다. 소셜 러닝(Social-learning)이다. 제대로 오해했고, 제대로 골랐고, 제대로 이해했다.


‘바풀’과 ‘바로풀기’를 검색어로 지정해 찾아보니 블로그와 카페에 후기가 가득 눈에 띈다. ‘수학공부 필수 앱’부터 ‘중3 공부 블로그’까지 그 후기가 소셜 다이닝 레시피처럼 다양하다. 자기주도 학습법이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때, 바로풀기 앱은 학습전용 소셜 러닝 플랫폼로서 빠르게 다운로드가 이뤄져 2월말 현재 55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그간 누적 질문수도 270만 개를 돌파했다. 이 정도면 거의 ‘지식in’ 못지 않다. 혼자 공부하다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바로 사진을 찍어 올리고, 그 해법을 아는 다른 사용자가 문제를 풀어주는 모바일 속 과외선생님인 셈. 최근 3개월 간 평균 데이터 통계 결과 평균 답변 시간은 13분.


이 앱은 우연하고도 운명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민희 대표는 “2011년 당시 서울에서 직장 다니면서 주말에는 다른 학생을 가르쳤다. 그런데 정작 울산에 있는 동생 공부를 도와주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학생 모두 혼자 공부하다 마땅히 누군가에게 물어보기가 쉽지 않은 마음에 이 앱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과정도 역시 녹록치 않았지만 결국 시장성을 내다본 투자자의 가세로 마침내 시리즈A 투자까지 누적 22억원을 유치와 함께 40만 중고생의 든든한 과외선생님이 되고 있다. 다음은 이민희 대표와의 일문일답.

 

▲ 40만 중고생의 절친 ‘바풀’은 지난 2011년 설립 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데, ‘수학’이 중심입니다.
△ 바로풀기는 처음에 제가 필요해서 만든 앱입니다. 동생 공부를 도와주기 위함이었거든요. 10년 동안 가장 많았던 질문을 보니 교육/학문 영역, 특히 수학 질문이 다른 과목보다 더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만 그런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죠. 그런데 지식인의 답변은 텍스트 기반이어서 문제풀이 과정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답변들도 많았고요. 그래서 ‘수학’ 질문에 특화된 Q&A 서비스를 만든 게 바로풀기의 시작이에요.
사진으로 쉽게 질문하고, 종이와 펜이 없어도 스마트폰에 바로 써서 답변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 공부를 정말 쉽고 편하게 만들어보자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처음 기획할 당시 저는 딱 한 가지만을 목표로 잡았는데, 그건 제 동생을 비롯해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도움 되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거였어요. 그렇게 바로풀기를 기획해 창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 그렇군요. 그런데 그동안 대표님 신상이 베일에 싸여있어요. 간단히 공개 좀 해주세요.
△ 저는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서울대에서 소비자아동학을 전공했어요. 대학교 2학년 때는 과외 교사이자 교육 봉사자로서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었는데, 그때 어떤 계기로 인해 ‘경제 교육’의 필요성을 크게 느껴 놀이를 통해 경제에 대해 알 수 있는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어요. 동사무소나 건강가정지원센터 등에서 저소득 가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SKT, 서울대, 관악구청에서 봉사 지원금도 받게 돼서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죠.

 

▲ 그러한 경험이 창업에 대한 자신감도 불어 넣었을 것 같아요.
△ 네. 경제 교육을 시작으로 진로 교육까지 콘텐츠를 계속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가면서 4학년 때 처음으로 창업을 경험했습니다. 중소기업청에서 전국 단위 프로젝트를 수주 받아 본격적으로 체험 교육 사업을 확장했어요.
그 일을 하면서 유통 분야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얼핏 보면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저는 끊임없이 교육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는데 이걸 만들면 만들수록 한계를 느꼈어요. 세상엔 좋은 콘텐츠들이 많지만 모든 학생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다시 말해서 교육 콘텐츠 시장에 제대로 된 플랫폼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처음엔 막막했어요. 기술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생각의 방향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비즈니스로 가게 됐습니다. 그래서 ‘마트’라는 플랫폼에 흥미를 갖고 유통 비즈니스를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삼성테스코에 입사해서 MD로 9개월 정도 일하게 된 계기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채 1년이 안 되는 기간이라, 제 경력이라고 말하기에는 애매합니다만 저는 그 경험을 통해 제 인생에 대해 좀 더 확신을 갖고 설계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덕분에 지금의 ‘바풀’을 세울 수 있었어요.

 

▲ ‘바풀’의 사명(社名)을 보고 저는 처음에 오해했거든요(웃음). 그런데 결국 ‘바로풀기’의 줄임말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맞죠?
△ 네, 그렇습니다. 사실 창업 당시의 사명은 ‘아이앤컴바인’이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idea)를 컴바인(combine)하여 새로운 이노베이션(innovation)을 이뤄내자는 의미였어요. 첫 프로젝트가 ‘바로풀기’였고 교육과 기술의 결합으로 혁신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다 2014년에는 바로풀기가 저희의 핵심 서비스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그때 사명을 바로풀기를 줄여서 ‘바풀’로 변경했어요.

 

▲ ‘바풀’하면 시리즈A 투자를 시작으로 스타트업으로서 아직 많은 부분을 챙겨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마켓에 대한 접근은 어떤 경로로 이뤄집니까?
△ 바풀의 비전은 ‘새로운 공부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왜 이런 말도 있잖아요. 물건이 아닌 서비스를 팔라고. 바풀도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보다는 ‘어떻게 하면 공부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모든 비즈니스를 접근해요. 그래서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공부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까지 바풀은 이렇게 하나하나 기존의 편견을 깨왔어요. 소셜 러닝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모바일 러닝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관념이나 접근법은 ‘바풀’ 내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성과 전문성으로 똘똘뭉친 학구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바풀 임직원들

 

 

▲ 그렇군요. 이민희 대표님의 경우, 처음 창업 당시 어떤 점이 많이 힘드셨습니까? 아마 예비 창업인도 이 글을 많이 보고 있을 거예요.
△ 저는 창업 당시 IT를 잘 몰랐거든요. 이 때문에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일이 진행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있는지 이해조차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요(웃음). 이 부분은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배우고 발전한 것 같아요.
창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건 사람이 하는 일이거든요. 애초에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에는 서로를 100% 이상 신뢰해야 한다는 거죠. 신뢰가 없으면 좋은 팀워크를 만들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바풀 팀원들은 각자 엄청난 책임감과 권한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 그럼 본질적인 질문 하나 드릴게요. ‘공부질문’ 앱과 ‘바로풀기’에 이어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면 영어단어장이 되는 ‘바로단어장’을 론칭했습니다. 저도 흥미로운데요. 수익모델이 궁금합니다.
△ 바로풀기에 누적된 수학 문제 DB는 250만개가 넘습니다. 이 데이터들을  가치 있게 활용하기 위해 저희는 6개월 전부터 이미지데이터 연구를 해왔어요. 그 과정에서 이미지 인식이 쓸만한 수준으로 동작하는 걸 확인했고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죠. 바로단어장 아이디어 자체는 김영재 CTO의 아이디어 노트에 오래 전부터 있었던 아이디어였는데 바풀의 서비스 키워드인 ‘사진으로 시작하는 공부’와도 잘 맞아 바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사실상 사내 해커톤 프로젝트 형태로 만들어진 서비스여서 1개월 만에 아이폰, 안드로이드 앱을 빠르게 론칭할 수 있었어요. 바로단어장은 바풀의 기술력을 재밌게 풀어낸 서비스인 만큼 수익모델은 아직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틸리티로 자리 잡고 바풀의 다른 서비스들을 소개할 수 있는 채널로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 초기자본금은 어떻게 마련하셨고, 현재 어떻게 꾸려가고 계신지요? 그리고 투자를 받으실 계획이 있다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굉장히 적은 초기자본금으로 시작했지만, 엔젤투자를 비롯해 시리즈A 투자까지 누적 22억원을 유치했습니다. 현재까지 투자는 적기에 잘 이뤄져 왔는데 올해가 창업 이래 가장 큰 격변의 시기가 될 걸로 보고 있어요. 그래서 곧 출시될 바풀공부방의 성과가 매우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3/4분기부터 투자 라운딩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바로풀기 단어장

 

▲ ‘바풀’의 구체적인 성장지표(성과, 매출, 직원 수 등)는 어떻게 됩니까?
△ 바풀팀은 현재 17명이며 개발팀 10명, 비개발팀 7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 바로풀기 가입자 수는 41만 명이 넘었고(앱 다운로드 55만), 누적Q&A 수는 270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답변율은 평균 80%에 달하고 질문이 올라오면 평균 13분 내에 답변됩니다(최근 3개월 기준). 바로풀기에서 Q&A를 주로 받은 관계의 수를 저희는 링카운트(Ring Count)라고 부르는데 이는 91만 개에 달하는 만큼  '함께 공부하는 관계'가 형성되고 있어요. 무료 모델인 만큼 아직 유의미한 매출은 없지만 지금까지 쌓은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바풀공부방을 비롯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할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바풀’은 뛰어난 기술력과 수준 높은 마켓능력과 함께 40만 중고생에게 없어서는 안 될 절친 같은 강소기업입니다. 앞으로 곧 개학입니다. 회사 비전과 함께 잠재 고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아직도 바로풀기나 바로단어장을 ‘몰라서 못 쓰는’ 학생이 많습니다. 바풀 팀원들 중에도 ‘내가 학생 때 바로풀기 같은 앱이 있었더라면’하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아요. 요즘은 ‘수포자(수학포기자)’ 같은 신조어가 생길 만큼, 애초에 공부를 포기해 버리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고요. 그래서 올해는 이런 학생들도 바풀의 서비스들을 통해 공부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보다 쉽고 재밌게 공부할 수 있도록 홍보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학생 여러분! 공부는 바풀이 도와줄게요!’

 

 

 본 기사는 <월간 app>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http://withpress.co.kr/archives/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