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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telling

UX만을 상대하는 ‘원포인트릴리프(one point relief)’

UX만을 상대하는 ‘원포인트릴리프(one point relief)’

김성용 NHN UX랩, Portal UX 2팀 팀장

 

사용자 중심 서비스인 UX의 관심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온·오프라인을 떠나 사용자가 보다 편리하고, 보다 쉽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UX에 대한 관심과 기대효과가 높이 평가되고 있어 그 발전은 이제 분야를 막론하고 진화하고 있다. 김성용 팀장은 NHN에서 모바일, IPTV 등 컨버전스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의 UX전략/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N드라이브, KT IPTV 바로검색서비스 등이 그가 최근 완성한 UX기반 프로젝트다.

 

 

 

 

 

 

인터뷰 직전까지도 연일 계속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눈코뜰새 없었다는 김성용 팀장. 취재 약속은 잡았지만 정작 스케줄에 확답이 없어 마감 나흘 전까지 전전긍긍했던 기자였지만  반복되는 독촉 속에 결국 그와의 만남은 결국 이뤄졌고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조금 있으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곤 얼굴에 미소가 완연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앞두고 연일 밤잠을 설쳤다는 그는 그렇게 UX 보따리를 하나씩 풀었다.


그는 NHN에서 UX와 관련한 각종 서비스의 전략 및 설계를 책임지고 있다. 얼마 전 개시된 N드라이브와 KT IPTV 바로검색서비스, 네이버 369, 모바일 웹, 모바일 어플, 지식in, 지도 UX 전략과 설계를 담당했다. UX에 인이 박힐 만도 한데 아직 그는 배고프단다.

 

 

쉽지 않았던 선택, 그리고...


“학부 시절 이성일 교수님께 모바일 HCI, 감성공학 수업을 들었어요. 시험 자체가 흥미진진했죠. 문제 자체가 원리와 원칙에 기반한 창의력을 요구했던 게 신선했죠. 그래서 이쪽 공부를 더 깊게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길게 고민하지 않고 바로 관련 석사를 밟았죠.”


김성용 팀장은 석사시절 우연히 이통사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사용성 평가 및 개선이라는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UX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그렇게 그는 산업계 전 분야에 UX와 관련한 모든 게 궁금해 입사준비를 했지만 당시만 해도 아직 UX업무를 체계적으로 많지 않았다. 결국 그는 대기업 입사와 동시에 UX와 관련한 벤처기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고, 마침내 거꾸로 그가 선택해야할 입장에 서게 됐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대기업이 아닌 UX관련 벤처기업이었다.


“전 제 선택에 후회가 없는데, 오히려 주위에서 말이 많았어요. 하물며 대기업에 다니던 선후배와 친구들도 ‘이제 대기업도 UX, UI와 관련한 업무가 세팅될 것’이라며 한 마디씩 했죠.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았어요. 솔직히 고민 많았죠. 가고자 하는 길목에 다다랐을 때 그게 발목을 잡는 건 아니가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이를 더 악 물었던 것 같아요.”


그 시절 몸이 안 좋아 찾아간 한의원에서 ‘심장 빼고 사장육부가 다 썪었다’고 했을 정도로 그는 일에 매달렸다. 처음 계획했던 대로 남들이 5, 6년 걸쳐 배울 것을 3년 내에 쫑치자고 각오했던 만큼 철저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 신입임에도 불구, 당시 실장이나 이사에게 찾아가 다양한 제안도 수차례 해보고, 일을 더 달라고 떼(?)도 썼다. 그렇게 그는 점차 이론이 아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안목을 넓히면서 몸집도 함께 커졌다. 몇 년 되지 않아 굵직한 프로젝트를 혼자 맡기도 했고, 중국 프로젝트를 많아 현지에 파견 나가기도 했다.


그는 점차 조직력에도 눈을 떴다. 혼자서 뛰다보니 조직력의 한계를 느꼈고, 같이 할 사람이 필요했던 것. 결국 같은 생각과 열정으로 뭉칠 수 있는 조직원을 갖추면서 그들과 목표를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말했다. “더 큰 시장이 눈에 띄더라”고. 그렇게 그는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목표와 그림, 수단만큼은 뚜렷했다.

 

 

 

말랑말랑한 사고력을 가져라


그는 UX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균형 잡힌 인재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원래 UX가 딱히 한 분야에만 쓰이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툴이 있는 게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조사분석을 통한 논리력, 특정 결과를 통한 사용자 니즈 분석, 문체해결력을 넘는 창의적인 부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말랑말랑한 사고력이 중요하죠. UX가 꽤 잘 돼있다는 저희 회사도 아직 그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니만큼 그 사용성과 비전을 무궁하다고 봐야죠.”


그러면서 그는 부가적인 부분도 다뤄달라며 귀띔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키웠으면 좋겠어요. 논리적인 설득이 힘들다면 상대를 잘 구슬릴 수 있는 말솜씨를 뽐내야 할 때도 있거든요. 자신의 일을 성공시키기 위한 하나의 필요충분조건으로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UX자체가 사용자가 중심이 되고, 그 경험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일이다보니 정답이 따로 없을 터. 사용자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을 만드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가 끄집어낸 말은 바로 ‘사용자가 원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집어내는 능력. 이 때문인지 그는 출·퇴근 등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달리는 지하철이나 버스 속에서 사람들이 뭘 보는지, 대화하거나 신문 볼 때 어떤 자세로 보는지 뇌리에 박아 넣는다. UX의 강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말하기 전에 원하는 걸 미리 캐치해야하는 만큼 평소 이들을 꾸준히 관찰하면 정답은 아니더라도 힌트는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러프스케지가 가능하단다.

 

 

크루즈 선박을 신나게 이용할 수 있는 비결

 

UX는 이제 웹과 모바일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다. 김 팀장은 UX를 ‘크루즈 선박’에 빗대 설명했다.


“저는 사람들이 거대한 크루즈 선박을 이용할 때 어떻게 하면 좀더 즐겁고 편한 여행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요. UX가 바로 그 해답이 될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교통수단 편의시설은 물론 집안 모든 기구들이 언젠가 디스플레이가 달려 우리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거예요. 아마 곧 유비쿼터스와 연계되겠죠. 그러니 UX가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시장과 산업은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마지막으로 UX와 관련한 꿈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놓치지 않았다.


“시중에 출판된 UX 관련도서가 많지만 너무 책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비스나 실제 제품을 써보면서 이것이 사용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또 어떤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된 것인지 찾아서 고민했으면 해요. 특정 콘셉트와 가치를 전달함에 있어 어떤 구조와 인터랙션을 필요로 했는지 찾아내야 합니다. IT와 웹 트렌드 공부는 물론 히트상품 분석, 경제연구소 보고서를 많이 보면 도움이 커요. 이 모든 걸 스스로 버릇처럼 체득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혁신적인 서비스를 추구하고 싶다는 김성용 팀장. 스티브 잡스가 뭔가를 들고 나올 때 모두가 기대하고 긴장하는 것처럼 그는 늘 반 발짝 앞선 혁신을 위해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 나이가 들어 마인드와 능력을 잘 갖춘 전문가를 많이 배출하고 싶다는 꿈이 있는 그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기대해도 좋은 청년이다.

 


네이버 TV 바로검색 서비스(현재 KT mega TV 서비스를 통해 제공 중). UX 콘셉트와 가이드라인을 통해 TV 시청 중 발생하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바로 바로 찾아주는 실시간 TV 검색 서비스.

 

 


모바일 웹 화면 이미지. 모바밀 웹을 통해 관심있는 정보와 지신소식을 언제 어디서나 접함으로써 사용자들과 더 가까워진 네이버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 메일/캘린더/N드라이브/포토앨범/가계부 등 언제 어디서나 웹만 가능하면 개인 데이터 저장, 관리, 활용 및 커뮤니케이션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본 기사는 월간 아이엠 2009년 10월호 기사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아마 현재의 네이버 모바일 앱과 N드라이브 UX가 많이 바뀌었을 겁니다. 이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