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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telling

16만 개 이상이 비디오 자산 갖고 있는 '훌루'를 아시나요?

 요하네스 라쳐 '훌루' 부사장

 

 

콘텐츠 유료화와 타깃팅 바람 몰고 오다

 

100% 광고수입에 의존하던 유튜브가 돌연 일부 콘텐츠에 대해 유료화하기로 전략을 전면 재수정하면서 ‘공짜’를 무기로 입지를 굳혀온 일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유료화 바람이 과연 어디까지 불 것인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지난해부터 온라인에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필두로 올 2분기 중 유료채널을 선보이기로 한 것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진행사안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유튜브가 콘텐츠 생산자들과 유료 채널 제공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한 것은 여타 동영상 스트리밍 채널 서비스에 “맞짱 한번 뜨자”고 제안한 것과 같죠.


유튜브가 이처럼 콘텐츠 유료화에 나선 것은 전적으로 새로운 수입원의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으로 해석돼요. 유튜브는 그간 광고수익에만 철저하게 의존해 왔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유튜브 내부에서도 ‘수익다변화’의 때가 왔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문.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계획은 없나.

 

요하네스 라쳐. 자체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계획은 없다. 단, 상황에 따라 브로드 스트리밍은 할 수 있다. 가령 오스카시상식이나 오바마 대통령 연설 등 라이브 스트리밍은 당연히 서비스 한다. 다만 on-demand 서비스로 티비 스트리밍은 하지 않을 것이다. 최고의 on-demand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튜브는 유료 채널 가입자로부터 구독료를 받는 매출 수익 중 45%를 회사가 갖고, 나머지는 콘텐츠 생산자에게 배분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새로운 콘텐츠야 말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며, 많은 콘텐츠 생산자들은 유료 구독료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유튜브는 앞으로 콘텐츠 강화를 통해 기존 케이블 채널이나 온라인 상에서 경쟁업체들과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유튜브가 최근 수년 간 영국의 독립 제작사인 A113 미디어와 BBC 월드와이드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콘텐츠 생산에 집중해왔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합니다. 


그렇다면 유튜브가 던진 출사표에 적극적으로 대응의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어디일까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업체인 미국의 ‘넷플릭스(Netflix)’와 최근 아마존 스마트폰 출시 예정으로 유통, 태블릿, 콘텐츠 등을 아우른 아마존도 있겠지만. 다양한 콘텐츠 제공업체와의 지속적인 계약으로 무려 16만 개 이상의 비디오 자산을 갖고 있는 ‘훌루(Hulu)’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 훌루재팬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요하네스 라쳐. 훌루재팬의 성과에 대해 만족한다. 2011 9월 현지 서비스 론칭 이후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도 많이 서비스함으로써 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 노하우를 더욱 늘려가려고 한다. 더불어 닌텐도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일본에서는 수만 개의 콘텐츠 생산업체, 즉 소니 등과함께 계약을 맺으려고 한다. 더 많이 일본 거실에 침투하려고 한다. 콘텐츠 채널도 꾸준히 늘고 있고, 광고 결과도 좋았다. 일본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무료 시범에서 유료 시범으로 넘어간 건수가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이탈률이 적었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미국 미디어그룹 뉴스코프와 월트 디즈니, 컴캐스트가 합작해서 만든 훌루는 미국 ABC 방송사나 폭스 방송 등 채널 네트워크를 모바일 등 N스크린을 통해 직접 시청자가 구독할 수 있도록 한다. 현지 구독자 수는 300만 명에 달할 정도입니다.


“지금처럼 하지 않으면 신문의 길을 걸을지도 모른다.”


지상파4사 N스크린 연합플랫폼인 ‘푹(POOQ)’ 책임자인 김혁 SBS 정책팀 차장의 말은 여러 가지로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국내 지상파 방송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유에 대한 답인 셈이죠. 전통 미디어 송출방식은 지상파 플랫폼의 위기의 시대라는 지적이 뒤를 이은 것입니다. SBS, MBC, KBS, EBS 등 국내 지상파 4곳도 훌루를 모델로 한 N 스크린 서비스 ‘푹’을 확장해 지난해 7월부터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훌루는 일본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만큼 큰 인기다. 그런 의미에서 훌루의 움직임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문. 그렇다면, 많은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 아닌 일본을 택했는지 궁금하다.

 

요하네스 라쳐. 일본을 첫 번째 세계 시장으로 택한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선진시장의 소비자들이 콘텐츠 구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인터넷 연결이 잘 돼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그리고 도쿄TV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할리우드와 지역 콘텐츠 모두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향후 우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다른 시장들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사실 룰루는 넷플리스의 경쟁사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의 IT 컨버전스 현상, 즉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TV가 모두 묶여있는 시대의 흐름을 잘 타고 있는 기업입니다. 뿐만 아니라 ‘비주류’ 느낌의 아티스트와 영화감독도 키우자는 취지에서 그들의 콘텐츠를 개발해 소비자들과 함께 나눔으로써 고객의 다양한 소비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굳이 흥행 보증수표임을 내세우는 배우의 영화가 아니더라도, 그 인디밴드나 인디영화를 자체 생산해 고객과 소통하며 공유하자는 취지입니다. 고객의 개성을 한 차원 더 발전시킨 것입니다.

 

 

요하네스 라쳐 훌루 부사장은 2011년 론칭한 ‘훌루재팬’에 대해 “훌루재팬의 경우 2012년 성과를 놓고 볼 때 TV와 옥외광고를 했고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며 “훌루는 다각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고객별, 인구통계학 요소별로 이를 패턴화해 고객들에게 최적의 콘텐츠 선호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언급한바 있습니다.

 

문. 얼마 전 5억 달러 가량을 고유 콘텐츠 개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왜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인지, 또 이러한 투자가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하다.

 

요하네스 라쳐. 우리의 목표는 장소,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최고급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것이다. 5억 달러는 고유 콘텐츠 개발뿐 아니라 현재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지급하는 사용료와 수익을 포함한다. 훌루는 여러 매체를 통해 이러한 콘텐츠를 내보내고,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고유 콘텐츠 개발은 사실 중요한 실험인 셈이다. 최근 훌루는 여름 시리즈물의 라인업을 발표했다. 전통적인 방송 시스템을 통해서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던 독립영화 감독 케핀 스미스 등의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다. 오늘 케빈 스미스 감독의 예고편이 공개됐고 모건 스펄록과 리처드 링클레이터도 함께한다. 이로써 우리는 일방향 방송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누구나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시청자들이 열정으로 함께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이처럼 특정 콘텐트와 계약을 맺거나 자체 개발하는 방식은 과거 케이블 방송이 활용했던 수익모델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동영상 업체들이 너도나도 자체 콘텐트를 양산하면서 온라인 뿐만 아니라 TV 시장의 판도에도 또 다른 변화가 예상되기도 하네요


요하네스 라쳐 무엇보다 두 모델의 가치를 혼합해 콘텐츠를 현금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케이블TV는 미국 현지에서 효과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두 배의 광고수입을 받아내고 있다. 하나는 광고, 하나의 유료서비스를 유지해 양쪽에서 수익을 최대화할 계획입니다.

 

문. 훌루 유통 시스템은 넷플릭스 같은 경쟁사와 어떻게 차별화되나?

요하네스 라쳐.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때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늘 ‘비디오 온 디맨드’, 즉 수요자 중심으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가 곧 콘텐츠 저변확대와 수익화에 도움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결코 미국의 대형 동영상 업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콘텐츠 제공에만 집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