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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g Man

★ 사표를 내지 않는 회사, 헤이세이 건설_아키모토 히사오 저



사표를 내지 않는 회사, 헤이세이건설

저자
아키모토 히사오 지음
출판사
서돌 | 2011-07-1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우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요즘 들어 자주 접하게 되는 책 중 하나가 바로 경영/자기계발서다. 특히 경영서의 경우 기업이 A부터 Z까지 성장함에 있어 나부터도 경험하지 못한, 그들만의 생존과 경영전략이 '이래서 보통 CEO와는 다르구나'하는 면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물론 저마다 방법도 다르고 특성도, 존재가치도, 리더십도 다르지만 분명한 건 그들은 직원들에게 동기부여하는 방법과 개성이 다른 이들을 한데 묶을 줄 아는 힘, 그리고 당장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족이 될 수 있지만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CEO 스스로 거스르지 않는 작은 약속을 철저히 지키며 말로만 가족을 외치는 이와 행동으로서 가족처럼 챙기는 모습. 바로 내가 알고 있는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 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사장은 서로 성향이 극과 극이지만 직원을 일개 소모품으로 보지 않고 세심한 약속이라도 철저히 지키며 그들로 하여금 충분한 가치보상과 동기부여, 내 회사라는 개념을 하나하나 심어줬다는 사실이다.


그러기까지 그 CEO들은 스스로 약속을 져버리지 않았으며, 직원을 먼저 챙겼고, 사소한 규칙이라도 그 누구도 예외없이 유지했고, 성장 없는 고용은 하지 않았다는 사실(차라리 일인 다역 추구). 단순히 비용차원에서 인건비에 접근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소탐대실을 스스로 경계했다.

 

그런 의미에서 헤이세이 건설의 아키모토 히사오가 이 책을 전하는 메시지는 상당히 진하다. 먼저 디지털 시대에 웬 목수일까. 그것도 200명을 정규직을 두고 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이가 경영진이라면 요즘같은 불경기에, 그것도 건축사업에, 하물며 외주가 아닌 정규직을 통한 내재화라니. 과연 이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것부터 바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물론 나도 당장은 책을 읽고, 그 과정과 결과를 지켜봤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바로 이런 키워드를 제시한다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경영으로 설립 후 2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적자가 없는 헤이세이 건설. 그의 직원들은 불경기 산업인 건축업과 사향직업인 목수의 교집합 속에서도 오히려 성장세를 보인다. 그의 경영이 인정받는 지표는 바로 취직희망 기업 조사에서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사실이다. 일본 내 유명 대학 출신자도 헤이세이 건설에서 목수로 일하고 싶다고 청원할 정도니 말 다한 것 아닐까.


설립 전 17년 간 건축업 영업사원으로 특출한 능력을 보인 그가 헤이세이 건설을 설립한 이유는 외주에 대한 책임감과 그럼에서 빚어지고 있는 후배양성 문제, 건축 현장은 설계사와 현장감독보다 바로 다양한 기술과 장인정신으로 무장된 목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고객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우리 물건은 이런 점이 좋습니다. 한번 써보세요"하는 식의 영업을 하지 않는다. 그건 부탁이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먼저 들고 간다. 바로 정보다. 그래서 그는 집이 필요한 사람에게 찾아가기 보다, 돈과 집이 있는 이를 설득하기 위한 무기를 들고 찾아간다. 집이 필요한 사람은 '일상생활'에 포커스를 맞추면 되지만, 집도 돈도 있는 이에겐 '일상적이지 않은 특별함'을 제공한다. 상위 5%의 지주가 토지의 50%를 갖고 있는 것을 감안한 그는 늘 이런 접근을 시도한다. 때문에 늘 다르게 생각하고, 평범하지 않은 멘트가 그를 따른다. 그는 영업이야 말로 스페셜한 상담원이 돼야 한다 보기 때문에 늘 공부하고 책을 보고 정보를 수집하고 지식을 넓히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는 확실하게 돈을 버는 사업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이런 특별함이 없다면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나 싫어하는 일을 하면된다고 말한다. 가령 고층 철골 위에 아무렇지 않게 서 있을 수 있거나 위험한 현장에서도 거침없이 일을 척척해내는 것도 그에겐 특별한 능력이다.


무엇보다 헤이세이 건설이 경영의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모든 직원이 '영업'을 잊지 않으면서 외주 없는 '내재화가 가능한 전문가 집단'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아키모토 히사오는 사람을 키운다. 헤이세이 건설의 직원들이 활기찬 이유는 회사에 속해있지 않고 직업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모든 직원이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늘 "회사를 위해 일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위해 일하기 바랍니다"하고 말한다. 회사 대표로서 쉽지 않은 말이다. 앞으로는 조직 안에서 지위나 명예를 얻으려고 애쓰기보다, 자신의 경험치를 높여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기량을 몸에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지금 근무하는 회사도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 권고사직이 언제 자신의 이야기가 될지 모른다. 어떤 회사도 영원히 태평성대를 누릴 수많은 없다. 회사에 운명에 내 운명이 좌우되지 않도록 스스로 단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가치관과 신념이 오늘의 헤이세이 건설을 이룩한 것이다.


중요한 건 그는 인건비를 비용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는 건 엄청난 착오라고 한다. 인간을 고용하는 돈은 은행의 이자나 설비의 감가상각비와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라고 한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최고의 회사가 되기 위한 주출돌 만들기라고 그는 믿는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임금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주주나 경영자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직원을 물건 다루듯 하거나 책임을 돌리거나, 당장 감정에 서운해 하거나, 나아가 작은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면 직원은 대표에 대해 신뢰를 잃는다. 회사는 그러는 사이 이익만을 좇아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윤리나 도덕, 예외 없는 사칙을 중시한다. 그런데 누구라도 예외가 있거나 회사에 대해 매번 사소한 것이 실망한다면 그것은 늘 대체인력으로 매워야 한다. 그만큼 회사의 뿌리가 얕을 수밖에 없다.


직원은 대표에게 편하고, 함께 즐길 수 있고, 부담 없는 모습을 원하는 게 아니다. 투정도, 밀실회의도 보기 힘들어 한다. 든든하고 믿을 수 있고, 늘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고, 솔직함에 더 믿음을 갖는다. 사람이기 때문이다. 


헤이세이 건설이 아직 상장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자신과 직원들을 이해하지 못 한 사람이 회사 주식을 사는 것도, 자신의 직원 얼굴도 모르는 투자자를 위해 이들이 땀흘리는 것도 싫기 때문이다. 그는 직원들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고객, 직원, 임원,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서라고 한다. "대부분의 회사는 이와 반대이지만 헤에세이 건설은 이 순서를 강조하고 실천한다"


이런 대표와 기업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어쩌면 수 많은 근로자가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행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사표를 내지 않는 회사, 헤이세이 건설은 그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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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7 - [Booking Man] - 일본전산 이야기, 김성호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