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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telling

박기홍 SBS 교양국 CP

박기홍 SBS 교양국 CP

 

소통에서 중요한 건 진정성의지

 

 

 

 

-소통에서 중요한 건 소통의지

-취재원 인터뷰 설득 역시 진정성 있는 소통이 관건

-한 로드매니저의 많은 얘기 들어준 인연… 이젠 기획사 대표로 섭외에 많은 도움 줘

-소통에 있어서 스킬은 10퍼센트 내외일 뿐

-시의성과 아이템 선정에 있어서도 소통은 더 없이 중요

 

2011년 12월 27일. SBS 신년특집 스페셜 ‘나는 한국인이다-만사소통’(극본 이진주, 연출 정철원)한 기자회견장. 검은 테두리의 안경을 쓴 이가 단상에서 마이크를 사뿐히 쥔 채 차근히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분열되지 않고 서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라는 거창한 마음으로 제작하게 됐다” 당시 축구선수 정대세와 차두리가 서로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마주보며 웃는 이미지는 지금도 네티즌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특히 총선을 앞두고 네티즌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바로 ‘소통’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그 검은 안경테 주인공인 박기홍 CP는 SBS ‘최후의 제국’과 ‘SBS 스페셜’ 등을 통해 줄곧 사회의 울분과 부조리를 고발하기보다 사회와 사람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아래에서 위로 목소리가 울릴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데 여념이 없다. 얼마 전에는 SBS 스페셜 ‘끼니의 반란’(총 2부작)으로, 산업화혁명 이후 전 세계가 도시화, 산업화되면서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한국사회에 건강한 끼니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방송 후 시청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도 사람인지라 늘 예의주시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

 

“하루에 한끼를 먹자는 것보다, 배고플 때 먹자는 거죠. 시청률도 높게 나왔어요.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이나 살을 빼려고 하는 분 모두 관심 있어 했어요. 우리 사회가 너무 공식화되거나 틀에 얽매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방송국 PD로 일한 지도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 91년 SBS 창사와 동시에 입사한 그에게 처음 제작한 프로그램을 물으니 “국가적 사안이었다”며 털어놓은 말이 이렇다.

“애국가였어요(웃음).”

 

 

 

 

트위터든 게시판이든 시청자 반응 꼭 챙겨

 

모닝와이드로 PD로서 첫 발을 뗀 그는 책임프로듀서로서 ‘그것이 알고 싶다’, ‘최후의 제국’ ‘SBS 스페셜’, ‘궁금한 이야기’ 등 시사 정통 다큐멘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사회와의 소통이 깔려있다. 그것은 늘 시청자나 네티즌과의 소통을 늘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그는 과연 소셜미디어나 시청자게시판에 대해 얼마만큼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일까.

 

“사실 주변에 ‘내 방송 어땠어?’하고 의견을 물을 수 있는 사람이 한정돼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소셜미디어와 시청자게시판은 유용한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 다양한 의견이 모두 맞는 건 아니에요. 선별해서 볼 필요가 있어요. 분명한 건 모두 중요한 의견이라는 것, 또 하나는 추후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점입니다.”

 

 

 

 

한번은 시사다큐팀에서 가장 공을 들였던 최후의 제국이 방송된 이후였다. 시청자들은 마지막 4편에 소개됐던 솔로몬 제도 ‘아누타’ 섬에 대해 주목했다. 척박해도 굶는 아이가 없는 섬, ‘자본주의 대 아누타 섬’으로 비견되며 자본주의의 폐해를 해결할 획기적인 대안 중 하나로 소개됐다

 

 방송직후 누군가 그의 트위터에 트윗을 날렸다. ‘야, 이거 민속촌에서 쇼하는 거 아니냐?’. 그러자 누군가가 그의 의견을 리트윗(RT)하며 반론을 제기했다. ‘굉장히 오지인 섬이다. 거기 가기 쉬운 섬 아니다. 배타고 열흘 이상 가야한다. 관광지는 더더군다나 아니다’며 제작진의 노고를 격려했다. 소셜미디어가 자체 자정작용을 하는 순간이었다.

 

박 CP는 “소셜미디어는 서로의 소통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이 더 크다고 본다”며 “온라인 의사소통 도구로서 부정적인 면은 분명 있지만 소통의 한 매개체로서 삶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다. 이것이 사회나 정치적인 이슈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바도 많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제작진 회의는 물론 취재현장도 소통의 연속

 

책임프로듀서로서 연출과 조연출, 연출과 작가진 등 소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을 터. 하물며 현장 취재원까지. 그는 이런 부분을 어떻게 조율하는 것일까.

 

“물론 프로그램 기획단계부터 제작진 간에 많은 논쟁이 있죠. 그 의견 하나하나에 프로그램 방향이 바뀔 수 있으니까요. 인터뷰도 마찬가지에요. 분명한 건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진 간에도 거짓말하면 금세 탄로 나요. 그런 거짓말 뭐하러 하나요. 취재원 인터뷰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익적인 부분에서 설득을 해야 해요.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고. 그것이 바로 솔직함 내지 진정성이 갖춘 힘을 믿는 것이죠. 소통에서 특정 스킬은 10퍼센트도 채 안 될 거예요.”

 

그를 잘 아는 이는 그를 ‘굿 리스너’로 부른다. 내 말을 잘 들어준다는 뜻이다. 누군가 그랬다. 소통의 반은 ‘듣기 능력’이라고. 한번은 ‘한밤의 TV연예’ 제작당시 모 탤런트 로드매니저와 친분을 갖게 됐는데, 그의 푸념아닌 푸념을 그저 들어줬을 뿐이었다. 어느 날 그는 기획사 대표로 그에게 나타났고, 그 인연으로 박 CP는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소통은 무엇보다 소통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상대의 말을 들어줄 의지 말이죠. 하긴 저도 아내와 소통이 잘 안 돼서 더 노력하려고요(웃음).”

 

마지막으로 그에게 “새마을금고 독자이자 시청자에게 하고픈 말이 있냐”고 물었다.

 

“저희 어머니가 새마을금고에 예금을 잘 하시는데(웃음). 불확실 시대일수록 내 가족이나 주변에 더 관심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관심도 가져 주시고요. 그것이 사회를 건강하게 바꾸는 원동력이 될 겁니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소통인 것 같아요.”

 

 

by 허니문 차일드. 사진 송영철

MG 새마을금고 사보 2013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