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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g Man

★ 속도의 배신_프랭크 파트노이 저


속도의 배신

저자
프랭크 파트노이 지음
출판사
추수밭 | 2013-01-3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월가의 탐욕은 어떻게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었는가? 당신이 속...
가격비교

 

 

 

 

 

처음 내가 이 책을 펼친 순간부터 제목을 보고 감정이 욱해 올렸던 페이스북 내용이다. 그리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이 있었다. 바로,

 

"한국사람은 어찌나 성질이 급한지, 자판기 커피에 커피가 내려지고 있는 데도 자판기 문을 열고 손으로 종이컵을 쥐고 있더라..."

 

우스개 소리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얼마나 빨리 빨리를 외치며 살고 있나.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건 없는지, 왜 무조건 빠름에 초점을 맞추며 피곤하고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마친 모 통신사 CF도 "빠름~ 빠름~ 빠름~ LTE Warp! 뭐래!"

 

그 빠른 물결 속에서 IT 기술발달도 불을 붙였다. 간편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것이 초점을 맞췄다. 정보는 넘쳐난다. 사실 사소한 일들이 너무나 많이 보도되고, 중요한 것들은 놓치며 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간과 늦춤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너무 늦거나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타이밍 실수는 왜 하는지, 가끔은 직관을 믿고 행동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사례와 함께 다룬다. 점점 복잡해지는 타이밍의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시간을 들여 생각해야 할 여유를 가져야 하고, 매일 일터와 가정에서 시간에 대한 압박을 벗어나야 한닫고 주장한다.

 

그의 이론에 동의하지만 내가 정작 눈길을 줬던 것은 중/후반부에 나오는 혁신이 무르익는 순간 챕터와 스티브 크로포트의 저널리즘은 언어의 펜싱에 대한 부분이었다. 혁신이 무르익는 순간에서는 현 3M의 전신인 미네소타 광업 당시 포스트 잇을 개발한 아트 프라이와 스펜서 실버의 얘기가 재미있고 찰지게 나온다.

 

그런데 읽다보니 업무의 15%를 자신의 또 다른 연구와 과업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은 굉장한 매력이었을 듯 싶다.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면 일정금액의 연구지원금을 통해 그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사실은,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 헌데 포스트 잇 탄생 비화가 내가 익히 알고 있던 사례와 달랐다.

 

유레카의 한 사례처럼, 자꾸 떨어지는 접착식 메모지의 발상의 전환이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스펜서 실버가 탁월한 접착구를 개발했고, 우연히 프라이가 교회에서 접착식 책갈피 아이디어를 결합해 개발하던 중 미네소타 광업 직원들이 이를 메모지처럼 활용하면서 상품이 됐다는 사실. 그리고 이 제품이 처음 아이디어에서 실용화되기까지 무려 10년 이상이 걸렸다는 것은 혁신은 결코 단발마의 기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상품개발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알았다.

 

또 하나 중요했던 사례인 스티브 크로포트 저널리즘 사례. 물론 급속히 변해가는 미디어 산업 환경 속에서 적응해야 하는 시간관리법의 한 예였지만, 그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부러 의도했던 폐쇄적인 질문들, 짧은 시간 내 질문을 통한 답을 솎아내고, 이를 맞받아치는 두 사람의 원숙한 대결을 내 블로그에 포스팅할 정도의 좋은 사례였다.

 

내용 중에 '유레카'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이 많았다. 너무 주입식 교육과 겉핥기 지식주입에 익숙했던 건 아닌지. 가령 뉴턴의 사과나무에서 찾은 만유인력의 법칙이나 에디슨이 밤샘 실험 중 우연히 열세 시간 동안 꺼지지 않는 전구를 발명했다는 것. 실은 둘 다 잘못된 내용이었다.

 

뉴턴은 중력문제를 수 년간 고민했지만 사과가 머리 위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결코 한 적이 없었고, 그의 자서전에도 이런 얘기는 기록돼지 않았다는 것, 에디슨 사례 또한 최초의 백열등은 에디슨이 발명하기 75년 전 이미 세상에 나온 상태였으며, 그가 정작 발명한 것은 전구 자체가 아닌, 대나무로 만든 필라멘트였다는 사실. 그러면서 저자는 "이러한 직관의 형태는 순간적인 것이 아니라 느린 것"이라며 속도에 치중하지 말고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직관과 꾸준함이라고 한다.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은 정말 위험하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을 수도 있는 것이고, 내가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면 사람 목숨을 위험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사례와 함께 '속도의 배신'이라는 멋진 제목으로 시간보다 삶 자체에 의미를 더해준 이 책을 모두와 공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