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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쾌변독설_신해철, 지승호 저



신해철의 쾌변독설

저자
신해철, 지승호 지음
출판사
부엔리브로 | 2008-03-07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대중 음악가 마왕 신해철의 음악과 인생에관한 이야기를 담은『신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간통제 폐지, 대마초 합법화, 인수위(이명박 정권 인수 당시) 영어교육비판, 영화 <디워>에 대한 관점, MP3 불법 다운로드 등 신해철다운 발언들을 고스란히 녹였다. 읽는 동안 이 한권을 위해 인터뷰어 지승호 씨가 참으로 많은 준비를 했구나 하는 생각. 이 책은 장장 7일(일곱 번) 동안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을 Q&A 형식으로 풀어냈다. 이 때문에 다소 활자나 내용정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가감없이 둘 사이의 대화를 날것으로 옮겼다는 데 만족한다.


마참, 인터뷰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데 참고할 것이 많다. 무엇보다 학창시절부터 주입식교육으로 주관적 관점을 갖지 못한채 극히 평균의 가치에 가까운 내게 신해철의 발언은 읽으면서도 고개를 끄덕거릴 만한 내용이 많다. 근거를 제시하고 합당한 이유를 들어 명확한 메시지를 내놓기 때문이다.


사람 한 번 살고 죽는데, 내가 아닌 대중의 모습을 살아가긴 싫다. 요즘들어 갈수록 그런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상대를 이해하고 나를 완성하는 데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 책이다.




● 우리 집사람은 딸래미를 볼 때 명확한 플랜이 있거든요. '외국어 공부를 왜 시키나. 지가 많일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급속도로 해나갈 텐데. 언어중추가 발달하지 않은 애들을 세 달때부터 시켜봐야 소용없고, 언어중추가 발달된 애 같으면 지가 알아서 할 것이다'라는 거죠. -40-


● 이쪽은 뒤로 후퇴하고, 저쪽이 전진했다고 해서 전진한 놈 때문에 우리가 후퇴했다고 말할 수는 없거든요 -45-


● MP3 불법 다운로드가 가요계 침체에 결정적인 사안이긴 하지만 유일한 사인은 아니라는 거죠. (중략) 즉,  MP3로 인해 우리 가요계가 박살이 난 건 맞는데, 결정타가 하나 터지면 날아가기 좋은 구조로 아주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56, 57-


● 마음이 따라가지 않으면 대화가 따라가지 않는다고 봐요. 대화의 기술 중에서 제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듣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 말을 차근차근 듣고 말을 끊는 일이 여지간해서는 없어야 하고, 참을성 있게 인내하면서 들어야 하고, 그 말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기분 나쁘지 않게 유도하면서 발언을 끌고 가주고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두 번째 대화의 기술은 마음입니다.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는 종류의 용어나 단어들을 피해 간다든가 하는 겁니다. 이건 상대방에 대한 배려잖아요. 상대방이 좋아하는 소재,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는 소재, 내가 말아면 상대방이 맞받아칠 수 있는 소재, 이런 것들 위주로 대화 해야겠죠. -84, 85-


● 말하는 동안에는 결코 배우지 못 한다. -86-


● 제가 우리나라 교육에서 싫어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어른이 될 것을 유보하도록 강제하면서 어른이 될 준비를 안 시켜준다는 겁니다. 미국 같으면 아이들이 초6이나 9학년 이상 올라기기 시작하면 벌써 다 화장을 한단 말입니다. 액세서리를 달고 치장하는 법을 배워요. 졸업파티에는 드레스를 입고 성장을 합니다. 어른이 되는 연습을 고등학생 때부터 시키는 거잖아요. 우리는 졸업하는 그날까지 교복을 입고 있다가 다음 날부터 '땡'하고 너 어른이라고 하니까 그 충격파를 제대로 감당할리가 없죠. -91-


● 네덜란드 정책의 포인트는 마약 자체도 문제지만, 이것을 범죄단이 다루고 이것이 범죄 단체의 양성 자금이 되어버리는 문제를 해결했다는 겁니다. 시장가격보다 싸게 국가가 공급해버리니까 신디케이트가 붕괴되어 버리는 거죠. 이건 장사꾼이 아니면 절대로 생각해낼 수 없는 겁니다. 식민지 정책에 있어서도 네덜란드는 다른 국토를 점령하기보다 장사를 하는 위주로 나갔던 국가 아닙니까? (중략) 미국은 그 범죄단체를 부수는 방법으로 아파치 헬기를 남미에 파견해서 폭격하는 방법을 택했지만 네덜란드는 너무나 간단하게 '시장가격 이하로 공급하면 어떨가?'하는 방법으로 범죄단을 붕괴시켰다는, 그게 정말 대단한 거예요. -99-


● 내 논법은 흰색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주위에 까만색을 칠하면 흰색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108-


● "인사해. 이 아저씨가 신해철 씨야. 유명한 가수란다" 이렇게 얘기하는 부모가 있어요. 저는 그런 모습들이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올바른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보거든요. 나쁜 케이스는 뭐냐하면 "너, 이 사람 몰라? 신해철이야" 그러면서 순식간에 저를 거기서 동물원 원숭이로 만들어버리는 겁니다. -114-


● 몇 백 명 모였을 때는 그걸 컬트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관객 단위가 만 명 단위로 가버리면 그것이 대중화되는 것을 뜻한다. -168-


● 대부업 자체가 불법이 아닌데, 연예인이 그 광고를 한다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 없죠. 사실 CF에 연예인들만 등장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오히려 대부업도 광고시간대라든가, 채널이라든가 이런 것을 제한하는 성격들을 갖고 얘기를 해야겠죠. -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