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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이(Sway) _ 오리 브래프먼, 롬 브래프먼 저


스웨이(SWAY):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

저자
오리 브래프먼, 롬 브래프먼 지음
출판사
리더스북 | 2009-10-3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흔들리는 마음을 조종할 수 있다면 인간과 비즈니스를 지배할 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아내 책상 책꽂이에 꽂혀있길래 냉큼 집어 읽어내렸던 책. 이 책의 부제에서 알 수 있듯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에 대해서 사례를 연구하고 분석한 책이다.

 

우리는 흔히 사물이나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하고 외형이나 자신의 고정된 관념과 가치에 의해 선택해 움직인다. 물론 그 행위가 옳은 결론을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판단의 옳고 그름을 떠나 내가 그 결과물에 대해 선택하기까지의 심리적인 면을 열거하고 있다.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고정관념이나 외형적인 판단 등을 세밀하게 용어로 정리해 놓은 것인데, 나 역시도 상당부분 동의하는 바다.'

 

책에서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손실기피(가급적 손실을 줄이려는 인간의 속성), 가치귀착(사람이나 물건에 처음 지각된 가치를 바탕으로 한 특성을 부여하려는 성향), 진단편향(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최초의 평가와 상충되는 모든 증거를 인식하지 못하는 성향) 등이다.

 

여기 20달러가 있다. 가장 근사치로 높은 가격을 부르는 이가 20달러를 갖게 된다. 규칙은 누구나 1달러씩 경매가격을 올릴 수 있고, 차점자는 자신이 걸었던 금액을 손실을 보게 된다.

 

어떻게 됐을까. 결국 17달러까지 육박한 이 경매는 누군가 18달러를 부르으로써 치킨게임으로 치닫게 된다. 내가 18달러보다 1달러 더 부르든지, 아니면 17달러를 고스란히 잃게 된다. 이쯤되면 20달러를 차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한 레이스를 뛰게 된다. 이것이 손실기피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현재의 데이터를 무시하고 눈가리개를 쓴 채 가급적 손실을 최대한 만회하려는 유일을 목표로 투자를 하게 된다면 이를 '손실추가'라고 한다. 공공재(특히 4대강 등)나 대기업의 최신기술 경쟁 시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손실기피의 특성은 위험부담이 클수록 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특성이 있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상황임에도 작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모험을 하게 되고, 그러다 더 큰 위험부담을 떠 안게 된다. 잠재적인 손실이 중요한 일일수록 손실기피가 더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위험부담이 큰 상황일수록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쉽다.

 

내 앞에 차가 빨간 신호에 걸려 있다. 녹색등이 들어왔는데도 움직이지 않는다. 순간 나는 그 몇 초를 기다리지 못 하고 추월할 생각에 차선을 급하게 바꾸거나 중앙선을 넘게 된다. 위험하다. 그러다 사고라도 난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도 손실기피 현상이다.

 

가치귀착은 흥미롭다. '설마 저게 진짜겠어?' '설마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여기 왔겠어?' '설마 그 그림이 진짜일까?'하는 개념. 그 설마가 사람 잡는다.

 

 

(열연중인 조슈아 벨. 나 같으면 잘생겨서라도 한번 쳐다봤겠다.)

먼 동인도제도에서 고생 끝에 호모 에릭투스의 화석 가져왔지만 그 연구원이 무명이라는 이유로 학계에서 무시당했던 사례(추후 이것이 정설로 확정돼 인류역사에 기록했다. 그 연구원은 네덜란드의 외젠 뒤부아)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인 조슈아 벨이 위싱턴 지하철역에서 청바지 차림에 야구모자를 쓰고 태연하게 연주했지만 아무도 알아보지 못 했던 사례. 알아보지 못 한 수준이 아니라 계속 그가 43분 동안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데도 못 알아 들었다는 사실. 당시 이 공연을 제안한 <워싱턴 포스트> 현대인이 일상에 좇겨 자기 주변에 존재하는 소중한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도 NBA 드래프트에서 1픽과 2픽이 주는 고정관념, 명품 그림이지만 액자가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일화, 면접 시 질문이 거의 쓸 데 없는 이유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례가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이 책에서 나온 사례를 공감하지만 장담은 못 하겠다. 대신 사물을 보는 눈을 조금씩 키우려 한다. 혹시 아나. 쓰레기 더미에서 본 그림을 가져왔더니 유명 화가가 그린 작품일지. 가장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 옛 성과나 이름 값이 좌지우지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읽으며 건진 값진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