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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telling

유아동 스마트폰 사용시간 조절 앱 ‘네스터’

유아동 스마트폰 사용시간 조절 앱 ‘네스터’
“아이가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고요?”

 

폴 페어솔(Paul Pearsall) 하와이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역설의 심리학》(동인 펴냄, 2007)에서 심리학자 로빈 도스(Robyn Dawes)가 아동에게 미치는 양육의 영향에 관한 연구를 인용하며 “햇빛을 향해 곧게 뻗으려는 구부러진 어린 나뭇가지의 본능이 방해를 받는 것은 오직 지속적인 장애물이 있을 때다”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아동의 교육 및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것이리라. 마인드퀘이크의 ‘네스터’ 앱은 아동에게 노출된 디지털 환경을 순응하고 절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다. 뜨거운 물에 찬물을 끼얹는 방식이 아닌, 차츰 미지근하게 식혀주는 기술이라고나 할까?

 

 



최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보다보면 한두 시간을 훌쩍 지난다. 특히 아이가 너무 일찍부터 스마트폰에 노출될 때 가정문제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일컫는 부분이다.


폴 페어솔 교수는 “중독은 심리적이라기보다 환경 의존적이다. 즉, 취약한 정신 때문이 아니라 상황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아이 스스로 디지털을 리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다.

 

유아동 스마트폰 사용시간 조절 앱인 ‘네스터’도 바로 아이에게 스마트폰 사용시간 개념을 인식시키면서 스스로 사용자제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무턱대로 “이제 그만해!”하고 스마트폰을 뺏어버린다면 아이는 부정적인 감정만 키울뿐더러 떼를 쓰기만 할 뿐이다.


4살 난 아이의 엄마이자 워킹맘이기도 한 김선혜 대표는 육아와 업무, 두 가지를 양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아예 창업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육아와 교육에 관한 앱을 개발하고자 한 것이 바로 ‘네스터’ 앱 탄생으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온 세부 서비스 아이디어도 김 대표가 스스로 육아를 하면서 느낀 점과 각종 육아서의 정보를 반영했다. 그 근간은 바로 ‘인문학’이었다.


“기술이 사람을 대체한다는 말이 나오는 시대지만, 결국 그 바탕은 사람이 되어야 해요. 그 근간이 바로 인문학입니다. 기술적인 오류는 인문학이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스터가 다른 키즈모드와 다른 점은 사람을 중심에 뒀다는 것이에요. 인문학적으로 고민하고 기술로 실현하고자 노력했어요.”

 

 

아이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제어한다


앞서처럼 네스터의 중요한 특징은 아이 스스로 스마트폰을 제어한다는 데 있다. 로직은 심플하다. 하지만 정작 심플한 로직을 도입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법. 아이에게 시간 타이머 개념인 60진법은 어렵다. 그래서 눈높이를 낮춰 알 개수로 시각화 했다.

 

여기서 끝나면 아쉽다. 조금 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엔딩게임’을 탑재했다. 정해진 알 개수가 다 떨어지면 스마트폰 화면배경이 낮에서 밤으로 바뀐다. 그러면 네스터 메인 캐릭터인 ‘새’가 아이가 지정한 행동을 한 후 잠자리에 드는 방식이다.


“이 아이디어는 제 딸아이한테서 얻었어요. 한번은 제가 ‘지금 그 게임이 마지막이다’하고 알려줬더니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게임 후 후유증이 덜하더라고요. 육아서에서 팁을 얻기도 했어요.”


김 대표는 네스터의 초창기 모델을 고민할 때부터 육아교육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갔다. 그렇다면 네스터 앱을 사용한 부모들의 반응은 어떨까. 일회성으로 끝나버리는 건 아닐까. 이는 최근 다운로드 수치와 앱스토어에 기록된 평, 김 대표가 직접 부모들을 만난 자리에서 주고받은 이야기에 솔직하게 녹아 있다.


그들 모두가 밝혔던 평 중 공통된 내용이 있었다. 바로 마지막 엔딩게임을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점과, 엔딩게임이 끝나고 나면 스마트폰을 내려놓는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 스스로 자기 자신과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른다. 무턱대고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던 때와 비교하면 부모도 한결 편하다.


“네스터를 사용하기 전에는 아이에게 알람을 맞춰놓고 사용하게 한 분이 계셨어요. 그러다 네스터를 설치하고 아이 눈높이에 맞춰 시간을 알려주고 엔딩게임을 하다 보니 아이 스스로 수긍 한다는 거예요. 캐릭터를 재우고 나도 자러 간다는 거죠.(웃음)”

 

 

 

모든 아이를 품고 싶다는 워킹맘의 ‘맘’


마인드퀘이크는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창조산업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2015’에 한국 대표로 참여해 스타트업 한류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당시 교육앱, 웨어러블 등 국내 스타트업 5곳 중 한 곳으로 참여한 마인드퀘이크는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어린이 파트인 ‘넥플릭스 키즈’에서 협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마인드퀘이크 사업 방향에 대한 확신을 더욱 굳혔다는 점은 큰 수확이었다. 워킹맘으로서 쉽지 않았을 테지만 그는 멋지게 양쪽 모두를 소화하고 있는 대식가다.


“전 슈퍼우먼은 아니에요. 최대한 일과 육아 모두 잘 지켜냈으면 해요. 이게 욕심인가요? 다만 저는 성장에 관한 욕구가 있고, 사회적 지위에 대한 욕망이 있을 때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게는 창업이었는데 낮에는 회사 업무로, 저녁에는 육아에 전념하고 있어요. 그래서 체력관리도 잘 하고 있고요.”


2015년 5월 현재 네스터 누적 다운로드 수는 17만 건을 넘어섰다. 그 어떤 마케팅도 없이 이뤄진 수치다. 앞으로 마인드퀘이크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네스터’는 앱내 결제방식으로 이뤄진다. 주 수익방식이다.

 

앱의 배경화면과 엔딩게임은 기본모드가 있지만, 색다른 테마를 원한다면 베리를 충전해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올 하반기에 네스터의 귀요미 캐릭터가 인형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광고모델과 연계 커머스 모델로 곧 수익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다시 돌린다면 그때도 스타트업을 할 건지, 또 5년 뒤엔 마인드퀘이크가 어떻게 변해있을지 물었다.


“오히려 더 빨리 하지 못한 게 아쉬워요. 그 전에는 항상 도전 앞에서 작아진 모습을 쉽게 보였어요. 그때가 된다면 내가 진짜 원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빨리 찾아 도전할 거예요. 그리고 5년 후에 마인드퀘이크는 종합적인 에듀테크 기업으로 성장해 있을 거예요.”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모든 아이를 품는다는 생각으로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한 마디 말로 끝인사를 갈음했다. 굳이 다른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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