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버드레터’를 ‘굴려라 굴려 구르르’
감성 캐릭터와 기술의 융합 찰라브로스
양선우 찰라브로스 대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출신의 감성 캐릭터
사실 기자는 양선우 대표를 애니메이션 감독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할 당시 1년에 한 편씩, 총 다섯 편의 풀 3D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는 사실도 당시에 큰 화젯거리였으니까. 꼭두각시(2003),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2007), 우측통행(2008), Burning Stage(2009), 찰나에서 온 묘로(2010)까지 시그라프(Siggraph)와 국내/외 우수 애니메이션 페스티발 및 컴퓨터 그래픽스 학회 등에 선정될 정도로 호평 받은 총 다섯 편의 작품이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그런 그가 2010년 3월, 6년여를 몸담았던 ETRI를 떠나 지금의 찰라브로스를 창업했다. 주력분야는 캐릭터 개발과 라이선싱이지만, 올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탑재한 앱 개발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ETRI에서는 주로 CG기술을 개발하는 파트에서 있었어요. 연구도 하고 그 기술을 시연도 하는 것이었죠. 그 연장선상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습니다. 독립영화나 제한된 여건 속에서 제작을 하다 보니 영화제에서 상영되긴 해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더 많은 이들과 만나고 숨 쉬고 싶었습니다.”
ETRI에서 ‘유체 시뮬레이션 기술’, ‘비사실적 애니메이션 랜더링 기술’ 등 3D Graphic 기술 등을 연구한 양 대표는 ETRI야 말로 디자인 전공자였던 자신이 공학기반의 과학자들과 함께 하며 특별한 경험했던 친정이라고 강조한다. 디자인과 기술의 융합을 처음 떠올리고 몸소 나설 수 있었던 계기도, 기회도 모두 이곳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값진 경험이야 말로 기술을 포장하기 위한 예술이 아닌, 기술과 예술의 융합과 혁신을 이해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말했다. 창업은 한순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어느 날 양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ETRI에서 알고 지냈던 이재엽 씨와 최광진 씨 등 두 명과 함께 어느 식당에서 조촐히 술잔을 기울였다. 이런 저런 얘기 중 “우리 한번 해볼까?”하고 순간 의기투합했단다. 아주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이후 그 찰라(순간)을 기억하자는 의미의 ‘찰라’와 형제처럼 친한 덕분에 ‘브로스’를 붙였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캐릭터 비즈니스로 두 건의 ‘EXIT’ 경험
찰라브로스의 시선은 아이돌그룹에도 향했다. 혜성처럼 나타나 10대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아이돌그룹 B.A.P와 함께 온라인 캐릭터인 마토키가 바로 찰라브로스 작품이다. 마토키는 ‘마스크를 쓴 토끼’라는 뜻을 갖고 있다.
마토키 캐릭터 브랜드의 경우 관리 효율화를 위해 ‘TS엔터테인먼트’와 ‘찰라브로스’가 함께 ‘㈜TS브로스’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 그곳에서 전담 관리하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찰라브로스가 관련 캐릭터를 스타트업처럼 ‘EXIT(투자금 회수)’를 했다는 사실이다. 캐릭터 업계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그것도 두 건이나.
한 번은 음악 제작과 함께 음반활동을 하며, 수익금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패디로봇을 CJ E&M에 입양 보냈다. 마토키도 TS엔터테인먼트에 판권판매를 완료했다.
“저희 같은 캐릭터 회사에서는 이를 성공적인 EXIT 사례로 봅니다. 예쁘게 만들고 잘 키워서 좋은 곳에 시집보낸 거죠.”
캐릭터 개발은 찰라브로스가 가장 잘하고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또 캐릭터 사업이야 말로 찰라브로스의 모토가 ‘Breathing Character’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아이스크림이 녹는 것을 가슴 아파하는 아이인 ‘이코키(IKOKI)’ 캐릭터도 찰라브로스 작품이다.
감성 자극하는 모바일 메신저 ‘버드레터’
찰라브로스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게임 및 앱 개발, SNS 사업에 주력하며 모바일 콘텐츠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나아가 지난 5년간 캐릭터 사업을 운영해오면서 늘 꿈꿔오던 ‘캐릭터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비즈니스’의 일부인 것이다.
“캐릭터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앞으로 모바일 생태계에 캐릭터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스팸, 스미싱, 푸시알림, 소모적 단문메시지 등 소셜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 앱 ‘버드레터’다. 버드레터는 근본적으로 스팸이 발생할 수 있는 ‘스팸 프리 메시지 서비스’를 표방한다. 옛날에는 새(직설하자면 비둘기)가 먼 거리에 있는 상대와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매개체가 됐다. 버드레터는 이를 모티브 삼았다.
분양 받은 새 한 마리로 메시지를 편지처럼 띄워 소통하며 알을 낳아 키울 수 있어 게임의 묘미도 느낄 수 있다. 젊은 층은 물론 키프티콘을 탑재한 깜짝 선물과 다양한 퍼포먼스 구현도 가능하다.
버드레터는 올 12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찰라브로스는 ‘굴려라 굴려 구르르’ 모바일 게임 출시도 앞두고 있다. “올해 안에 두 서비스를 사용자 앞에 선보이려는 목표로 하루하루 설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양선우 대표. 인터뷰 중 그가 가장 많이 테이블 위로 쏟아냈던 단어는 ‘픽사’와 ‘팀버튼’ 그리고 ‘감성’이었다.
말이 나온 김에, 픽사의 존 래스터가 즐겨 쓰는 말이 있다. “예술은 기술에 도전하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예술과 기술을 서로 보완하고 자극해 새로운 경지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그동안 캐릭터 비즈니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감성을 두드린 새로운 모바일 비즈니스를 창출하려는 양선우 대표와 찰라브로스의 비전이다.
Bird Letter(버드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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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 셉 트 소셜 레터 서비스 (Social Letter Service) |
굴려라 굴려 구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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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 셉 트 SNBG(Social Network Board Ga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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