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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Storytelling

내 살아온 삶에 결국 남은 건 책 세 권뿐_인터뷰를 디자인하라, 잡지기자 클리닉, 앱스토리

 

벌써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쓴 지도 벌써 3개월이 훌쩍 지났네요. 뭐가 이리 바빴는지.

혼자 책 내고, 직접 강의 개설하고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마감하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그만큼 흘러버렸습니다.

3개월. 참으로 소중한 시간입니다.

무엇이라도 마음먹고 했다면 뭐라도 이뤘을 시간이 아니었나 하고 또 한 번 후회하닌 후회, 아쉬움을 남겨봅니다. 습관처럼.

 

어제 저녁엔 문뜩 책장에 시선이 고정됐습니다.

그간 제가 썼던 책 세 권. <앱스토리> <잡지기자 클리닉> <인터뷰를 디자인하라>

<앱스토리>는 정말 어떻게 썼는지 모를 정도로 열정이 창작의 고통을 희석시켜 버렸고

하루하루 빨리 책을 보고 싶어 안달하던 때가 떠오르네요.

 

사실, 처음 <앱스토리>를 기획했을 때, 지금처럼 다섯 분의 스타트업 대표분들을 소개하는 기획이 아닌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님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김봉진 대표님이야, 취재하며 알게 된 분이기에 스타트업 창업부터 엔젤투자, VC 투자 등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골자였어요.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때가 2012년 연말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난 그간 뭐했지? 내 것이 무엇이 남았지?'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바로 기획안을 작성했고, 세 군데 출판사에 보냈습니다.

운좋게도 에이콘 출판사의 한 부사장님께서 직접 연락을 주셔서 30분 넘게 통화했어요.

좀 더 명확한 컨셉트를 잡아보면 좋겠다고 좋은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그러다 다음날 모 출판사에서 메일이 한통 와 있었습니다.

'한번 만나자. 만나서 구체적인 얘기를 나눠보자'

바로 찾아가서 만났습니다. 당시는 앱 개발사가 각 분야별로 많이 나오던 때이기에

각각 분야 별로 이야기를 담아보자는 기획까지 다가섰고

마침내 제가 아직 저자로서 어떤 문체로, 어떻게 써내려갈지 포트폴리오가 전혀 없기에

출판사에서 샘플 원고를 하나 요청했습니다.

 

 

그때 저를 흔쾌히 만나준 분이 바로 김봉진 대표였습니다.

3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하고, 응원도 해주시고.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e비즈북스의 <앱스토리>였습니다.

이후 총 여섯 분의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 창업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함께 만나 좋은 말씀 주시고, 시간도 내주신 김봉진 대표님('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신의현 대표님('키위플'-오브제), 박무순 대표님(오드엠-팟게이트), 유정원 대표님('인사이트미디어-i사진폴더), 최정회 대표님(심심이주식회사-심심이), 이해원 대표님(퍼블스튜디오-'옆집아이' e북)께 감사드립니다.

 

 

 

이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혹은 에디터를 희망하는 분들께

실질적인 잡지사 얘기를 건네보자, 하고 기획한 책이 바로 <잡지기자 클리닉>이었고요.

이 책 역시도 e비즈북스의 작품입니다. 감사할 뿐이죠.

 

두 권 모두 베셀이 되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책을 내가 쓴다는 건

나의 포트폴리오가 되고, 쓰는 고난의 시간 동안 공부가 되며

겸손해지고, 그 분야 전문가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봅니다.

 

이후 1인 출판사 사업자 등록증을 냈지만(재직 중에도 가능합니다)

왠지 방향을 잘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순히 종이책을 쓰고, 출판하는 것이 아닌

온라인 컨텐츠 미디어로 방향을 잡는 것이 어떨까.

 

 

그래서 지금의 <같이만드는가치>가 생겨났습니다.

이후 제가 쓴 세 번째 책 <인터뷰를 디자인하라>는 지인의 출판사인 큰그림에서 내고

전자책은 함께 내는 걸로 얘기가 됐습니다.

 

곧 <인터뷰를 디자인하라>를 서너 카테고리로 쪼개서 전자책으로 다시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개정판 아닌 개정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책을 내면서 새로운 인연과 기회가 찾아오곤 했습니다.

잡지협회와의 인연, 다른 후배들과의 만남, 강의개설, 패스트캠퍼스 강의 등

책을 쓰지 않았다면 저라는 사람도 여느 흐르는 물처럼 흘러버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요즘 시대에 99%의 아웃사이더 저자에게 인세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걸로 자기 콘텐츠를 만들어 외부로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제가 페이스북을 오래 하다보니

이 역시도 자기브랜드가 있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낍니다.

인플루언서도 잘 관리해야 하고요.

단순히 내 친구가 몇 명이다, 그런 건 손 꼽을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나의 컨텐츠를 갖고,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몸놀림이 필요하더라고요.

그것도 꾸준히. 소통도 함께 어우러져야 하고.

노력 없이 그냥 오는 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네 번째 책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 컨셉트로 진행할 예정이며

이번에는 종이책은 잘 모르겠고

전자책으로 먼저 낼 계획입니다. '아마존싱글'판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이 될듯해요.

 

저도 10여년 넘게 이 일을 해왔지만

남은 건 역시 저의 자식같은 저 책 세 권뿐이네요.

 

책을 쓰신 분들, 쓰고자 하시는 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