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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telling

홍익대 디자인콘텐츠대학원

어서와, 아트북과 증강현실의 만남은 처음이지?”

홍익대 디자인콘텐츠 대학원과 스튜디오 수담의 콜라보레이션

 

 

루이스 하이드(Lewis Hyde)는 자신의 저서 선물(The Gift, 1983)에서 어떤 행위가 아트(Art)가 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들을 영혼과 꿈의 세계로 이어주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특별한 명화(名畵)나 예술작품과 마주하는 순간 그들의 작품세계와 느낌은 내 자신의 것이 된다.

 

그것은 곧 그들이 내게 주는 선물이고, 우리는 그것을 그냥 받으면 된다. 그리고 그 작품들이 뉴미디어의 순풍을 타고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체험할 수 있다면 예술작품은 일상이 된다. 바로 스마트폰과 탭이 당신의 손에 들려있기 때문이다.

 

마침 최근 홍익대학교 미디어콘텐츠대학원에서 의미 있는 아트북을 펴내 주목받고 있다. 자신들이 손수 제작한 예술작품을 증강현실(AR, Virtual Reality) 기술을 접목해 아날로그형식의 아트북과 증강현실 기술의 융/복합결과물을 내놓았다. 대학 작품집 성격의 아트북으로는 국내 최초 시도다.

 

 

 

물론 누군가가 이 아이디어를 내놓았을 때 처음부터 모두 동의했던 것은 아니다. 이 기술에 대한 이해는 둘째 치더라도 기술구현을 위한 시간적, 심적 여유가 모자랐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기대와 호기심이 꿈틀거렸다. 항상 수업시간에만 듣던 증강현실.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고 모두 느낀 순간, 누군가 말했다.

 

한번 해보자. 그 안에서 우리가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를 많이 배울 수 있을 거야.”

 

기술지원은 이 소식을 전해들은 디자인콘텐츠기업 스튜디오 수담이 맡았다. 자체 미디어아트용 증강현실 플랫폼 앱인 ‘AR CUBE’에 작품집을 탑재하기로 했다. 이렇게 디자인콘텐츠대학원과 공동작업(콜라보레이션)이 이뤄졌다.

 

아트북 편집기획부터 전체적인 기술구현 노하우까지 학생들과 수담 측이 머리를 맞댔다. 20132차수 수업이 끝나고 방학 때부터 제작이 들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내 3월초 어느 날, 따끈한 가제본이 학생들 손에 쥐어졌다. 이현진 수담 대표도 함께 자리했다. 모두 잔뜩 기대하는 표정과 긴장하는 모습이 교차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한 김소정 씨가 먼저 본인의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AR CUBE’ 앱을 실행해 메인화면에 링크된 작품명 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바로 채널의 증강현실 카메라환경으로 전환됐다. 김씨는 앱을 자신의 작품집으로 카메라를 가져갔다.

 

어머!”

 

~”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자신의 작품을 막연하게 오프라인으로 보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강의시간이 들었던, 바로 그 장면과 이론이 온몸으로 이해가 됐다.

 

작품집을 준비하며 자신이 선곡했던 음악도 이미 새로운 세상의 음악으로 다가왔다. 작품이 증강현실로 구현되면서 또 다른 가상공간이 펼쳐졌다. 아날로그 채널에서 미처 경험하지 못한 것을 리얼타임으로 내 스마트폰과 탭에서 직접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신기술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편집위원장을 맡은 이재원 씨는 음악과 타이포 모션의 자연스러움을 돋보이게 하고 싶은 욕심이 더 컸다면서 모두 직장을 다니는 와중에 시간도 부족했을 텐데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함께 작업한 강영옥 씨도 아무래도 주제가 인 만큼 작품에 취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잘 취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깊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면서 오래도록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지만 실제 증강현실과 AR CUBE 앱에 대해 잘 몰라서 두려움도 컸지만 그 과정을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재미있다고 거들었다.

 

그런가하면, 기존 인쇄기반 편집디자인의 새로운 진화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도 느낀 이가 많았다. 이현주 씨는 증강현실이 주는 체험적 경험은 예술 작품 자체에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면서 편집 디자인 경험이 많아 영상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이번 기회에 종이인쇄물의 편집디자인이 디지털 뉴미디어와 만났을 때 그 시너지는 막연한 상상 이상인 듯하다. 또 하나의 숨은 이야기를 더 보여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번 작업과정에서의 느낌 점을 밝혔다. 모두 예술작품과 미디어의 융합을 통해 작업 활동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공유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 증강현실 시장은 개발자들이 메인이 돼 있다. 단순히 콘텐츠들로만 채워진 기술구현에 매진할 뿐 그 안에는 스토리 부재인 경우가 많다. 개발자는 철학이 중요하고 자기가 만든 소프트웨어나 서비스가 어떻게 사용될지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사업을 알게 되면 더 강력해지는 것처럼, 디자이너도 첨단 기술과 잘 어울리면 대단한 시너지가 난다.

 

이번 홍대 디자인콘텐츠대학원과 스튜디오 수담의 콜라보레이션은 증강현실 기술구현에 앞서 아트북에 대한 이해와 취지, 기본적인 작품에 대한 구성과정을 다듬는 데 첫 걸음을 뗐다. 또 각자 작품 하나하나마다 철학과 애정을 한땀한땀 수를 놓듯 정성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듯 학생 대부분 디자이너라는 영역을 넘어 개발자가 됐고, 영상전문가가 됐다.

 

이현진 수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강의와 매체에서만 간접적으로 학습하고 경험했던 뉴미디어 분야를 짧지만 직접 본인의 아날로그 작품에 뉴미디어를 더한 체험적 경험이 제일 큰 소득이었던 것 같다면서 이들이 갖고 있던 재미있는 콘텐츠와 증강현실의 융/복합 콜라보레이션은 앞으로 디자이너들에게도 다양한 문화콘텐츠 접목이 필요하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번 아트북 증강현실 기술을 지원했던 ‘AR CUBE’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각각의 채널로 구현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플랫폼 앱이다. 다양한 작품의 기능을 담아내기보다 해당 콘텐츠를 사용자가 직접 체험 가능하도록 직관적으로 기획됐다.

 

이 앱은 학습된 2D 이미지 위에 콘텐츠를 실시간 증강현실로 구현하는 NTF 기술을 적용했다. 무엇보다 작가의 상상력과 가상의 추가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만큼 작가는 자신의 의도한 예술철학을 더 깊이 표현해 사용자와 교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AR CUBE’는 실행만 하면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 마커 등)를 메일이나 SNS로 받을 수만 있다면 세계 언제 어디서든 구현이 가능하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SNS 확장으로 인해 사용자로 하여금 다양한 문화마케팅도 진행할 수 있다. 또 예술박물관은 사용자 유입을 위해 예술전시작품 채널로 장소 제약 없이 활용 가능하다.

 

3월말 현재 ‘AR CUBE’에는 홍익대학교 아트북 와 함께 루믹스미디어 영화 콘텐츠, 디자인인트로의 디자인콘텐츠, 실험실의 기획전시프로젝트, 2015 패션위크 체험 등이 탑재돼 있다. 최근에는 간송미술관을 설립한 전형필 선생의 손녀인 전인아 작가의 작품도 담아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