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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박정희 1, 2권_시대의 창

 

 

"왜곡된 역사나 날조된 신회보다 더 서글픈 것은, 세뇌당한 영혼이다"

 

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된 반민특위의 정신과 친일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1991년 설립된 민족문제연구소가 기획하고 서울신문 시사만평을 맡고 있는 백무현 작가가 글, 박순찬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 표지에를 보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듯, 과연 박정희가 영웅인가, 기회주의자인가에 대해 각종 사료와 증언을 토대로 그려나갔다. 유신, 정경유착, 재벌중심 축재, 노동력 착취냐? 아니면 근대화의 기틀을 세운 인물이냐 하는 갈등은 세월이 지나도 항상 논란거리이기도 하다.

 

대략 목차를 보면 담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자.

 

-제1권-

제1장 궁정동의 총소리
제2장 내 이름은 다카키 마사오
1.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다-박정희의 출생
2. 훈도의 길로-사범학교 합격
3. 군인을 꿈꾸며-훈도 박정희
4. 진충보국 멸사봉공-혈서 사건
5. 출세와 야망-만주로 가는 박정희
6. 긴 칼 차고 싶어서-만주군관학교 합격
7. 칼의 권력- 박정희의 복수극
8. 일본의 괴뢰 만주국-만주와 조선인들
9. 천황 폐하를 위하여-만주군관학교
10. 사쿠라와 같이 죽겠다-영광의 수석 졸업
11. ‘항일군’을 소탕하라-황군 다카키 마사오
12. 천황의 항복조서-일본의 패전
제3장 배신과 야합
1. 남로당에 입당하다-좌익으로의 변신
2. 나의 전부였던 형-박상희의 죽음
3. 배신만이 살 길이다-박정희 리스트
4. 전쟁이 구원하다-한국전쟁
제4장 권력 찬탈의 꿈
1. 이승만을 제거하라-첫 번째 쿠데타 음모
2. 좌절된 쿠데타-이승만의 하야
3. 장면을 제거하라-두 번째 쿠데타 음모
4. 미국은 알고 있었다-5.16 군사 쿠테타
제5장 권력을 강탈하다
1. 반공을 국시로-군부 통치의 개막
2. 인간의 운명-김대중과 전두환
3. 올 것이 왔구나-무너진 민주당 정권
4. 국가 재건을 위하여-혁명 내각
5. 반공의 희생양-민족일보 사건
6. 정치공작사령부 창설-중앙정보부
7. 추악한 권력 쟁탈전-반혁명 사건
8. 구악을 뺨친 신악-4대 의혹 사건
9. 부일장학회 강탈 사건-정수장학회
10. 민정 이양 사기극-대통령 출마
11. 윤보선과의 맞대결-6.3 대선

 

-제2권-

제6장 반공전성시대의 개막
1. 반공 국시의 칼-황태성 사건
2. 일제 35년을 팔아먹다-6.3 사태
3. 누구를 위한 파병인가-베트남 파병
4. 조작된 공안 사건-인혁당 사건
5. 야당지 경향신문은 못됐어-경향신문 강제매각 사건
6. 간첩도 조작하라-동백림 사건
7. 박정희 목 따러 왔수다-청와대 습격 사건
8.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이승복 사건과 반공시대
9. 나 아니면 안 된다-3선 개헌의 날치기
10. 수출만이 살 길이다-경제개발 총력체제
11. 마지막 대통령 선거-김대중과의 한판 승부
제7장 영구 독재의 꿈, 유신 쿠데타
1. 영구 집권을 향하여-친위 쿠데타 10월 유신
2. 김대중을 수장하라-김대중 납치 사건
3. 암흑의 나라-긴급조치시대
4. 박정희를 타도하자-민청학련 사건과 제2차 인혁당 사건
5. 재야 대통령의 죽음-장준하 의문사
6. 배꼽 아래 인격 있나-정인숙 피살 사건
7.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아, 전태일
8. 육영수는 누가 쏘았나-문세광 사건
9. 김형욱은 누가 죽였나-김형욱 실종 사건
제8장 독재자의 종말
1. 할 말은 하고, 쓸 말은 쓰자-자유언론실천 선언
2. 타는 목마름으로-유신체제에 대한 끝없는 저항
3. 어린 여공들의 항쟁-YH무역 사건
4. 김영삼을 제거하라-김영삼 총재 의원직 제명 사건
5. 유신헌법 철폐하라-부마민중항쟁
6.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다-10.26 사건
7. 에필로그

 

박정희가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던 시절부터 김재규의 총에 죽기까지의 서사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그가 일제시대에 다카키 마사오로 창씨개명을 하고, 만주군관학교에 입학 뒤 일본 육군사관학교에 편입, 임관한 뒤 만주국에서 항일투사를 상대로 싸웠다는 사실, 남로당에 입당해 좌익으로 변신했다거나, 정수장학회 사건, 6.3사태, 파병으로 외화벌이, 증권조작으로 국고벌이, 3선 개현 날치기, 김대중 납치사건, 장준하 의문사, 경향신문 강제매각 사건, 김영삼 총재 의원직 제명 사건, 죽음의 빌미가 된 부마민중항쟁 등 그가 중심에 놓였던 수많은 사건과 사고, 의문사들. 그리고 그 주변의 조연들. 물론 그 어떤 해명으로도 이를 변명할 수 없을 큰 죄임에는 분명하다. 그렇게 부정과 정경유착과 비리가 어우러진 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고 재벌 중심의 경제구축으로 빈부의 격차는 더 커지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경부고속도로를 놓아 경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면 뭐할까.

 

그 경부고속도로는 호남 푸대접의 상징이자, 호남 차별의 시작점이 됐고, 경부고속도로 개통 비용이 총 429억 원 투입됐지만, 얼마나 실적위주의 부실공사였는지 1990년대 말까지 보수비는 약 1,527억원으로 당초 건설비의 4배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보여주는 건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

 

베트남 전쟁도 마찬가지다. 이 전쟁 파병이 경제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전쟁이었다고 주장한다면, 책에서처럼 일젝 우리나라를 식민지화한 것도 경제 개발과 근대화를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고 우긴다면 우리는 무엇이라 답할 수 있을까.

 

정치든 스포츠든 경제든 권력과 노욕처럼 추한 것은 없어보인다. 백성, 아니 국민도 이제는 좀 더 이러한 현안에 대해 관심 갖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언론의 보도내용만 믿지 말고, 스스로 찾아서 연구하고 소통하고 토론하고, 다양한 매체에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물론 당장 먹고 사는 것부터 쉽지 않겠지만, 민중을 개, 돼지로 알고 있는 그들에게 무관심해버리면, 그것이 오히려 그들을 돕는 격이 되어 정말로 국민은 개, 돼지가 될지 모른다. 역사가 줄곧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