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 1918. 5. 11.~ 1988. 2. 15 )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이 50세 초반이 나이가 됐을 때입니다.
그는 평소 괴짜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옆집 아저씨 같은 포근함과 유머감각, 괴짜, 실험정신 등이 투절한 사람이었지요.
그가 <평등의 윤리>를 주제로 뉴욕...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을 때입니다. 그는 두손에 받아든 논문을 보고서는 읽다가 눈이 튀어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그는 읽기를 멈추고 아무데서나 다시 시작해서 문장을 세세히 다듬기 시작했습니다.
"공동사회의 개별 구성원은 시각 또는 상징 수단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이 문장을 그는 여러 차례 되씹어보고, 쉬운 말로 바꿨습니다. 바로 이런 뜻이었죠.
"사람들은 읽는다."
그러고 나서 그는 그 뒤 문장을 모조리 쉬운 말로 바꿔버립니다. 그랬더니 웬 걸... 아주 공허했습니다.
"때로 사람들은 글을 읽고, 때로 사람들은 라디오를 듣는다" 등이었죠.
파인만은 "그렇게 거창하게 써놓으니 처음에는 알 수가 없었고, 해독을 하고 보니 아무 것도 아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이 토론회에서 한 타자수(중요한 토론회는 타자수가 자료를 직접 타이핑해 보관해 놓는다.)가 그에게 다가와 물었답니다.
"당신 직업이 뭡니까? 교수는 아니지요?"
"나도 교수입니다."
"무슨 교수입니까?"
"물리학-과학이죠."
"아, 그게 이유이군요."
"무슨 이유 말입니까?"
""알다시피 저는 타자수입니다. 그래서 모든 발언을 기록하죠.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말할 때는 타자를 하면서도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질문하거나 발언할 때는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나는 당신이 교수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글이라는 것은 어렵게 쓴다고, 미사여구로 치장한다고 해서, 글이 세련되거나 아름답지 않습니다.
글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쉽게,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바로 명문입니다.
내가 힘들게 쓴 글은 읽기 쉽고, 쉽게 쓴 글은 어렵게 읽힙니다. 그 만큼 쉬운 글은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고민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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