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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telling

현명한 소비트렌드 꿈꾸는 IT 중고물품 아마존 ‘셀잇’

빅데이터 분석 가격제안에서 안전한 금융거래까지
현명한 소비트렌드 꿈꾸는 IT 중고물품 아마존 ‘셀잇’

 

 

IT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의 현명한 소비를 돕는 기업이 있다. 이들은 중고시장의 ‘아마존’을 꿈꾸고 있다. 경쟁보다 공생을 지향하는 기업, 중고물품 거래가 향후 현명한 소비트렌드를 지향할 것이라고 믿는 기업, 바로 전자기기 중고거래 앱 ‘셀잇’의 이야기다.

 


1. 회사명 : 주식회사 셀잇
2. 설립년도 : 2014년 2월 17일
3. 앱 컨셉트: 중고 거래 서비스
4. 홈페이지: https://www.withsellit.com


 

김대현 셀잇 대표

 

 

“쟤한테 맡기면 팔린다”

 

고딩 김대현에게 중고물품을 팔아달라고 맡기는 친구들의 신뢰감은 절대적이었다. 그 시절부터 그의 중고거래는 소위 ‘전문가’ 수준으로 통했다. 사용하지 않는 본인 물건을 직접 팔기도 했지만, 심심찮게 주변에서 팔아달라는 중고물품이 많았다.


부탁을 받으면 친구들은 대신 팔아준 그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밥을 사주기도 했다. 쏠쏠했다. 이후부터 고딩 김대현에겐 “쟤한테 맡기면 팔려”라는 말이 수식어처럼 따라 다녔다. 그 때만 하더라도 사업화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경험이 자신의 밥줄이 됐다. 그렇게 김대현 대표는 전자제품 중고거래 서비스 ‘셀잇(Sell it)’ 앱을 론칭했고 스타트업 전문투자사인 더벤처스로부터 지난해 7월 단독투자도 받았다.

 

올 1월에는 18조 중고시장을 겨냥해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인 ‘번개장터’와 함께 공생을 위한 ‘번개-Sell’ 서비스를 선보였다. 각사의 색깔 있는 서비스의 장점을 융합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셀잇은 그렇게 김 대표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탄생했다.


셀잇 회사소개에 나와 있는 ‘2005년과 2014년의 중고거래는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라는 문구는 김 대표가 셀잇을 출시한 배경을 잘 나타내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재미 삼아 했던 중고거래와 1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중고거래의 환경, 즉 송금과 배송, 번거로움(포장) 등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당시 ‘내 시간을 아껴주고, 내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서비스에 기꺼이 소비자는 수수료를 지불할 것’이라는 확신에 주목했다”며 “여기에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성, 신뢰 등을 기반 하는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월 등록제품 수 약 1.500대, 재판매율 40%

 

앞서 김 대표는 두 번의 사업을 진행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그 때가 2013년 봄. 처음에는 셀잇도 1인 기업이었다. 기획과 개발은 외주에 맡겼다. 그러다 서서히 월 거래액이 늘면서 규모가 커졌다. 의류, 신발, IT 기기, 책 등 ‘중고’라는 딱지가 붙으면 모두 도맡아서 진행했지만 서비스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IT 기기만 거래하기로 했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난 후 대학선배인 김철우 이사와 전 직장동료였던 전지훈 개발이사가 합류하면서 현재 셀잇의 본모습을 갖췄다. 김 대표는 “모두 10년 이상 알고 지내면서 이미 호흡을 많이 맞춰본 사이다. 덕분에 빠른 속도로 사업을 전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만족해 했다.


판매자의 가격분석 제안부터 택배 포장 선배송, 미판매 물품 2주후 재매입, 제품 표준화 양식 제안 등 셀잇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중고거래를 위해 손을 대야 할 부분이 많다. 거의 수작업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손이 더 가고 덜 가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도 이를 위해 몇 가지 이용자 친화적인 정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가 제안한 것은 먼저 합리적인 가격 제안을 위한 정책이다. 그동안 중고물품은 판매자가 정하는 가격에 준해 거래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반면 셀잇은 중고물품 시세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판매자에게 제안하는 엔진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만약 일정기간 동안 판매가 되지 않을 시 셀잇에서 매입하기도 한다.

 

또 일정기간 셀잇에서 보증하는 의미로 수리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갖췄다. 김대현 대표는 “셀잇의 모든 정책은 고객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일부에서는 재고부담이나 블랙컨슈머 등에 대한 우려스러움을 내비치기도 하지만 그분들 마음까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 그 손해보다 고객 충성도 등이 더 높아질 것이라 보고 있다. 또 실제 우리 예상이 조금씩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뜻이 통했을까. 현재 셀잇의 주요 고객은 20~30대 후반까지인데, 이들 중 약 40%는 다시 한 번 셀잇을 찾는다고. 어떤 고객은 25개까지도 판매하기도 했다.


월 등록제품 수는 약 1.500대 수준이며, 매월 20% 내외씩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특성상 일정수준의 수익은 꾸준히 내고 있지만 당장 수익성을 크게 따질 생각은 없다. 시장을 보다 확대해 한 사람이라도 셀잇을 더 쓸 수 있도록 편의성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현재 셀잇 누적다운로드는 10만 다운로드 수준이며, 그중 6만명이 실제 사용 중이다. 셀잇은 서비스의 특성상 트래픽보다 매출이나 거래액 데이터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2014년 기준 연간 거래액은 10억원 정도다.

 

 


‘경쟁’보다 ‘공생’을 택하다

 

셀잇은 중고거래의 불편함을 모두 제거했다. 기존 중고거래 방식에 회의를 느꼈거나 질린 사람이라면 오히려 환영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애초부터 그런 이들이 타깃이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셀잇 앱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깔고 사진을 찍어 올린다. 이후 제품정보를 입력하면 끝. 가격은 빅데이터로 분석해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한다. 배송도 간단하다. 셀잇이 판매자 집까지 택배상자를 보내준다. 그 상자에 담아서 인근 편의점에 맡기면 된다.


외국인 매출 비중도 꾸준해 20%에 달할 정도다. 지난 1월 외국인을 위한 영문페이지를 개발 완료했다. 셀잇은 경쟁사는 고려하지 않는다. ‘차별화’ 전략 자체가 없다. 대신 ‘고객이 뭘 원할까?’ ‘어떤 기능을 원할까?’ ‘어떻게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만 이어진다고. 이 때문에 지금껏 변하지 않는 UI가 있다면 바로 ‘질문하기’ 버튼이다. 직접 김 대표가 답변한다.


유사서비스 업체와 경쟁보다 ‘공생’을 지향하는 셀잇. 그는 협업을 맺은 업체와 “함께 중고시장을 더 확대하자”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고. 이것이 셀잇의 약진을 기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