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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기자 클리닉

[인터뷰를 디자인하라] 링컨의 반대심문에서 보는 질문법 "3미터 정도가 아닙니까?" 링컨의 반대심문에서 보는 질문법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처음 잡지사 기자로 있을 당시, 초면의 어떤 분이 내게 메일을 보내왔다. 광고를 하고 싶다는 얘기와 함께 본인이 이해관계로 있는 곳의 취재를 요청했다. 나는 그곳을 취재해 인터뷰를 게재했지만 광고는 깜깜무소식이었다. 바빠서 그랬겠지, 하고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너무 시일이 많이 지체됐다. 광고는 둘째 치더라도 이유나 듣고 싶었다. 메일을 보내자 전화가 왔다. 그는 "광고는 생각해보겠다. 그 때도 그런 취지였는데 내가 확실히 말을 못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더 이상 어떤 얘기도 할 필요가 없었다. 처음부터 광고를 하고 나서 진행하든, 계약서를 쓰든 확실히 하지 못한 내 실수였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고설킨 비즈니스.. 더보기
[인터뷰를 디자인하라] 어떤 프레임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른 질문과 차이 인터뷰를 위해 질문을 하다보면 기자 입장에서는 같은 뉘앙스의 질문인데도 답변은 가지각색이다. 페쇄형이냐, 개방형이냐, 유도형이냐, 객관적이냐에 따라 답변은 다양하다. 기자가 얻고자 하는 답변을 위해 일부러 질문 자체를 예상 답변과 연계해 하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에게 원하는 답변을 듣고 싶을 때 어떤 프레임으로 묻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 하나의 예를 살펴보자. 어느 날 세실과 모리스가 예배를 드리러 가는 중이었다. "모리스, 자네는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생각하나?" "글쎄 잘 모르겠는데. 랍비께 한번 여쭤보는 게 어떻겠나?" 세실이 랍비에게 가서 물었다. "선생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정색을 하며 대답하기를) 형제여, 그건 절대 안 되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 더보기
한국잡지교육원 강의 지난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한국잡지협회 부설 잡지교육원에서 잡지기자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취재하는 데 있어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동료와 회사생활, 기본적이 글쓰기 등을 공유했다. 점심 직후인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진행됐는데, 물론 말하는 나도 쉽지 않았지만(중간 중간 목이 쉬더라. 그래서 목소리를 더 굵게 내기도 했다) 내가 놀란 건, 점심 직후 가장 나른한 시간임에도 조는 학생이 이 정도면 거의 없더라는 것.(내가 잘 했다기보다, 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의지와 열정이 더 큰 석으로 해석) 혹시나 해서 중간에 퀴즈를 내서 선물도 증정. 마지막 날에는 다채로운 질문까지 모두 받았다.(강의 처음부터 나는 선생님이 아니라, 여러분의 선배임을 강조했다. 나와 학생들의 간극을 최.. 더보기
[잡지기자 클리닉] 열거할 때는 조목식 열거법을 쓰자 글을 쓰다가 몇 가지 사항을 열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의 조건은 ~이며, ~이고~ 또 ~이다'라는 투의 문장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문장의 기본은 한 문장 안에 하나의 뜻을 담아야 간결하고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때 조목식 열거법을 쓰면 좋다. 조목식 열거법은 '~하는 이유는 O가지다. 첫째~ 둘째~ 셋째~'식으로 열거하는 방법이다. 미리 '~O가지이다'하고 밝히는 이유는 독자에게 다음 글을 읽어가는 데 있어 예측가능하도록 배려하기 위함이다. 문장을 열거할 때 조목식으로 써야 하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문장의 간결함이고, 둘째,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뜻을 담기 위함이고, 셋째, 쉬운 문장을 위해서다. 이와 같이 수정해 열거하면 독자가 읽기 쉽다. 독자에게.. 더보기
[잡지기자 클리닉] 아예 암기가 필요한 (자)동사 기사를 쓰다보면 이것이 자동사인지, 동사인지 헷갈린다. 또 어떤 동사는 형용사로도, 동사로도 쓴다. 아예 외워버리자. 감격하다(자동사)-감격해하다(X) 삼가다(동사-'하다'를 붙일 수 없다)-삼가 주십시오(O), 삼가하다(X), 삼가해 주십시오(X) 망각하다(동사-'하다'를 붙일 수 없다)-막각해 한다(X) 감사하다(형용사와 동사로 사용 가능, '하다'를 붙일 수 있다)-감사해 하다(O), 더보기
[잡지기자 클리닉] 수식어는 가급적 피수식어 앞에 놓아주세요 문장의 기본은 문맥이다. 가급적이면 수식어(꾸밈말)는 피수식어(꾸밈 받는 말) 앞에 놓아야 한다. 얼마 전(수식어) 그가 훔친 빵 하나가 사회에 경종을 1)울리면서 그에 대한 법원의 선처를 요구하고 있다고 2)알려지며 법원의 태도 변화가 3)감지되고 있다. 위 문장을 보면 '얼마 전'이라는 수식어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다. 위 1), 2), 3)번 중 가장 근거가 강한 문장 앞에 '얼마 전'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배치하면 문맥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1) 얼마 전 사회에 경종을 울리면서 2) 선처를 요구하고 있다고 얼마 전 알려지며 3) 법원의 태도변화가 얼마 전부터 감지되고 있다. 더보기
[잡지기자 클리닉] 면접 시 "다른 곳에서도 일자리 제의를 받았습니까?"라는 질문에 대처하는 법 이제 올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다. 봄을 맞이한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졸업을 뜻하고 이는 곳 취업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본인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넣은 후 서류전형을 통과하기만을 초초하게 기다린다. 이윽고 전화가 울린다. "띠리리리~ 띠리리링~" 면접을 보라는 전화다. 잠도 오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서두른 건 악수를 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일단 철칙은 면접 시 똘망하게 보이고 명확하게 대답하며, 말끝을 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만 잘 실천해도 웬만한 곳은 50% 이상은 먹고 들어갈 수 있다. 면접관은 이런 자세의 지원자, 특히 앞으로 기자가 될 사람이라면 이런 느낌의 지원자에게 주목하게 된다. 문제는 면접관이 내게 묻는 질문이다. 물론 그 .. 더보기
[잡지기자 클리닉] 글의 첫 포문, 알프레드 히치콕이 돼라 욕심내서 글을 쓰고 싶은데 생각처럼 잘 써지지 않을 때가 많다. 다른 기사를 읽어보면 잘도 읽히는데, 유독 내 글만 왜 이러는지 자책하기도 한다. 그런데 무조건 슬퍼하거나 노여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모두 겪는 일이니까. 필자는 지금까지도 그 끝없는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슬픈 중생이기도 하다. 흔히, '기사 첫 세 줄에서 승부를 걸어라'라는 얘기가 있다. 말 그대로 처음에 독자의 시선을 끌지 못하면 그 기사를 쓰기 위해 힘들게 취재하고 질문하고 취재원과 함께 한 시간이 아무 의미 없게 되버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쓰면, 알고리즘을 짜면 독자의 시선을 꼭 붙들어 멜 수 있는 기사가 될까. 제목에서 밝힌 것과 같이 서사적 오프닝과 알프레드 히치콕의 기법을 글에 적용해보자. 먼저, 알프레드 히치콕은 영화의 .. 더보기
11월 출간예정인 <원하는 답을 끌어내는 인터뷰> 편집 중에 11월 출간예정인 (가제). 이 책은 제가 지난 해 5월부터 올 5월까지, 거의 1년여간 집필했던 내용이다. 오랜 시간 사보와 잡지사에서 근무하면서 인터뷰를 자연스레 인터뷰를 많이 진행했는데 어느 날 모 매체와 잡지기사를 보고 '인터뷰도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 있구나"하고 느꼈다. 그 인터뷰를 위해 눈에 띄는 기사를 보이는 대로 스크립했고, 관련 단행본도 접하며 우라까이하기도 여러 번. 한 번은 기자회견장에서 다 같이 진행했던 공동 인터뷰인데도, 어느 기사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내려가는 한편, 또 다른 기사는 어디서 본 듯한 짧은 내용으로 점철된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기도 했다. 과연 인터뷰의 목적은 무엇이고, 왜, 어떻게 하며, 첫 줄을 어떻게 써 내려가고, 상대방과의 호흡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 더보기
[잡지기자 클리닉] 글을 잘 쓰고 싶다고요? 그렇다면...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독자에게 이야기하듯, 채팅한다고 생각하고 써보세요. 아마 조금 느낌이 다를 거에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