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디터_잡지기자 클리닉

[잡지기자 클리닉] '520백만원'이 대체 얼마야?

보통 잡지나 사보의 경우 '외고'나 '자체 원고'의 경우 원고를 많이 다듬을 때가 있습니다. 더러 생각만큼 손을 안 봐도 될 정도의 완성도 높은 원고도 있겠지만, 우선 매끄럽게 글을 정리하는 것이 담당 에디터의 역할일 것입니다. 아래 사례는 실제 외고의 예입니다. 기본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교정교열을 봐야 하는지 몇 가지만 알아봅시다.

 

서민과 더불어 성장해온 OOOOO 50년을 돌아보고, 향후 다가올 100년의 역동적인 미래로 함께 나가자는 희망의 ①에드벌룬이 잠실벌 하늘위로 날았다. 전국 1,700만 OOOOO인들의 하나된 마음을 모아 창립 50주년 기념 ‘전국 OOOOO 대회’의 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의 경우, 한 번쯤 검색을 통해 맞춤법을 살펴야겠습니다. '애드벌룬'으로 수정합니다.

 

-의 경우, 앞의 1,700만과 뒤에 복수를 나타내는 '들'이 겹말이므로, 뒤의 '들'을 삭제합니다. 따라서 1,700만 ㅇㅇㅇㅇㅇ인의 하나된 마음을 모아~'

 

①6월24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된 전국 OOOOO인 대회의 참석을 위해 1,220개 OOOOO, ②33,844명의 임.직원 및 회원이 전국각지에서 모였다. 경기장 안팎에 걸려있는 지역별 사투리로 적힌 플랜카드가 이들을 ③환영하였다. 또한 대학연합응원단과 사물놀이패, 브라스 밴드가 참가자들이 그라운드와 관람석으로 입장하는 동안 환영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윽고 본식행사 시작을 위해 OOO회장과 OOO대표를 비롯한 내외빈들이 착석하자 카운트다운 영상과 함께 개식통고와 오프닝 ④세러머니가 펼쳐졌다.

 

-월간지의 경우 발행일이 7월 1일이라면, 굳이 '6월'보다 '지난 달'이라고 표기해도 괜찮습니다. 또한 '월'과 '일'사이는 띄어야 합니다.

 

-에서 33,844명은 만 단위로 끊어줘야 합니다. 3만 3,844명으로 수정하며, 뒤에 '회원들'에서 '들'과 복수, 즉 겹말이므로 '회원이~'로 수정합니다.

 

-환영하였다는 '환영했다'. '되었다'는 '됐다'. '되어'는 '돼', '하여'는 '해'로 말을 최대한 간결하게 줄여야 글이 늘어지지 않습니다.

 

-세러머니라니요. 검색해봅시다. 무조건. 세리머니라고 수정해야 합니다.

 

뒤이어 OOOO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들에 대해 OOO 훈장과 포장, 대통령 표창 등의 정부포상을 비롯하여 총 287명에 대한 포상 수여식을 가졌다.

-①은 앞서 예처럼 문장의 간결성을 위해 '해'로 고칩니다.

 

- '~을 가졌다'는 표현. 흔히 회의를 가졌다. 모임을 가졌다라고 많이 씁니다. 그러나 이 표현은 'have'의 영어식 번역투로서 잘못된 표현입니다. 즉, '~가 이어졌다. 회의를 열었다(혹은 열렸다), 모임을 마련했다. 모임을 열었다' 등 아름답고 형용사와 표현이 풍부한 우리 말로 순화해야 합니다.

 

520백만원의 사랑의 좀도리 기부금 중 일부를 한국백혈병 어린이재단에 전달하는 전달식과 애초에 목표했던 5천명을 훌쩍 넘어 12천여명의 헌혈에 참가하여

-520백만원? 일반인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표현입니다. 따라서 이것을 쉽게 고치는 것도 에디터의 기본 소양 중 하나입니다. '5억 2,000만원'으로 수정합니다. 일부 정부관련 연구소나 금융기관에서 표나 관련 정보를 언론에 제공할 때도 이런 식을 단위로 해서 붙입니다. 헌데, 이것을 그대로 옮겨오는 에디터가 있습니다. 이래선 안 됩니다. 이런 단위 하나하나도 일반 독자들에게 일상처럼 통용될 수 있는 단위로 바꿔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야. 나 오늘 집샀다. 210백만원짜리. 220백만원 퉁쳤어" 이렇게 말하지 않죠?

 

-도 마찬가지입니다. 12천여명이 아닌, '1만 2,000여명'으로 고칩니다.

 

 

이상의 예 말고도 수정할 것이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가고, 수정하고, 공부할 수록 자신의 것이 되고 시간이 단축된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원고만 봐도 틀린 부분만 환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이 세상 모든 기자분의 승리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