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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_잡지기자 클리닉

[잡지기자 클리닉] 신입기자들이 단순정보 정리 시 반드시 챙겨야 할 것

이번에 잡지사(월간)에 인턴기자로 입사한 A 기자. 아직 그에겐 굵직한 꼭지가 없다. 대신 간단한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이나 자료받고 정리하기, 잡지부록 등을 정리하는 것으로 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어느 날, 선배기자가 A 기자에게 이번호 문화캘린더를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목소리가 좋은 A 기자는 바로 정리해서 선배기자에게 떡 갖다 놓고는 만족한다는 듯이 방긋 미소지었다. 선배기자도 열심히하는 그가 퍽 만족스럽다. 그렇게 서로의 미소의 여운이 남아있는 그 때, A 기자의 원고를 유심히 보던 선배기자는 인상을 찌푸렸다. 왜 그랬을까.

 

흔히 신입기자, 인턴기자로 입사하면 기본적으로 정리하는 자료를 맡게 된다. 이때 기본적인 오탈자를 중심으로 교정교열을 보게 되고, 그간 익히 풍문으로 들었던 윤문의 테두리를 맞추는 데 중점을 둔다.

 

여기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잡지사마다 정리양식이 다르고, 매체의 기본적인 흐름에 영향을 조금씩 받기 때문에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다.

 

1. 월간지라는 특성을 이해한다.

기본적으로 문화캘린더라고 하는 것은 연간 스케줄, 월간 스케줄, 주간 스케줄, 일일 스케줄 등 저마다 다르다. 월간지라는 특성에 맞춰 월간 스케줄을 중심으로 공연날짜를 확인해 발행월에 맞춰 정리해야 한다.

 

2. 발행일을 기억한다.

월간지나 주간지 등 보통 한달이나 한주간 일찍 매체 작업을 하게 된다. 가령 월간지 9월호를 만든다고 가정하면, 보통 8월 초부터 작업에 들어간다. 보도자료도 마찬가지지만 문화공연도 9월을 중심으로 해야지, 현재(8월)을 중심으로 했다가는, 독자는 지난달 정보를 받게 된다. 물론 그 전에 데스크에 의해 수정하겠지만.

 

3. 군더더기를 최대한 없앤다.

독자는 시간이 없다. 최대한 적은 시간으로 최대한 정보를 빼내려고 한다. 욕심쟁이도 그런 욕심쟁이가 없다. 늘어지는 것도 질색이다. 독자가 정보를 한눈에 꿰차게 하려면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정보만 나열해야 한다.

 

4. 중복되는 문구도 없앤다. 

똑같은 2013년인데, 같은 년도가 뒤에서도 반복되거나 특정 용어가 다음 줄, 다다음 줄에도 변함 없이 튀어나온다면 글맛이 떨어진다. 글이 가볍게 느껴지기 알맞게 되는 셈이다.

 

그럼 한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1. 단위가 들어가는 숫자 앞에 0을 붙이지 말자

 

1. 서수민 비올라 독주회 2013.08.27 예술의전당 음악당 리사이틀홀

2. 대구솔로이스츠 베르디 바그너 2013.08.27 수성아트피아

 

위와 같은 정보를 정리할 때 맞춤법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표준에 맞는 정리가 필요하다. 보통 잡지사들도 이렇게 많이 쓰는데, 08, 09... 이런 식의 나열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냥 8, 9라고 쓰면 된다. 그리고 연, 월, 일은 한 칸씩 반드시 띄워준다.

 

1. 서수민 비올라 독주회 2013. 9. 27

   예술의전당 음악당 리사이틀홀

2. 대구솔로이스츠 베르디 바그너 2013. 9. 27

   수성아트피아

 



 

2. 연, 월, 일 등은 반드시 한 칸씩 띄우도록 하며 지난 일정은 삭제해도 무방하다 

 

1. 스칼렛 핌퍼넬 2013.07.02 ~ 2013.09.08 LG아트센터

2. 위대한 슈퍼스타2013.07.05 ~ 2013.09.08비너스홀 

 

9월호를 기준으로 이후 9월에 있는 공연만 적시하면 된다. 굳이 과거 공연시작일까지 나열할 필요가 없다. 죽은 정보이기 때문이고, 공공연히 지면만 잡아먹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날짜는 삭제한다. 뒤 월과 일에 함께 기재돼 있는 0도 삭제한다. 대신 '~'은 꼭 살려야 한다. 이것 역시 중요하다. 뒤에 후술하겠다.

 

1. 스칼렛 핌퍼넬  ~2013. 9. 8

LG아트센터

2. 위대한 슈퍼스타 ~2013. 9. 8

비너스홀 

 




 

3. 당일공연인지, 장기공연인지는 '~'하나에 달렸다.

 

송치경 바이올린 리사이틀 2013.09.27모차르트홀

 

송치경 바이올린 리사이틀 2013. 9. 27

모차르트홀

 

위와 같은 공연정보가 있다. 분명 9월 27일 당일 1회 공연이다. 그런데 앞서 다른 공연정보들을 정리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를 넣어버렸다. 그러면 독자는 어떻게 이해할까.

날짜 앞에 ~를 넣었기에 발핼일인 1일을 기준으로 2일~27일까지 예약을 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된다. 반대로 ~를 넣어야 하는 자리에 이 부호를 뺀다면, 그날 하루만 예약받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독자를 헷갈리게 하는 것보다,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기에 평소 이런 부분은 더욱 꼼꼼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단순히 정리자료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보아넘겨서는 안 된다. 사실 막내기자들이 하는 자료정리가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그리고 보통 작은 정보들을 묶어서 탈고해야 하는 꼭지가 많기에, 하나하나 챙겨야 할 것도 많다. 힘들겠지만 그러한 과정 속에서 꼼꼼함과 확인하는 습관, 객관성, 적시성 등을 배울 수 있다. 이런 습관을 만드시 들여야 한다. 마감 때 몇날 며칠을 고생하다가 잘못된 정보 하나로 그간의 고생은 허무하게 느껴진다.

 

마감할 때는 착하다는 소리보다, 꼼꼼하고 깜깐하고, 매의 눈을 가졌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보자. 나중에 재산이 된다.

 

*이밖에...

굳이 9월 1일이 발행일인데, 9월 1일 공연같은 정보는 넣을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