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지난 2005년 7월 15일이었다. 당시 문학구장 올스타전에 취재차 간 적이 있는데 우연히 구장 지하 복도에서 최동원을 만났다. 벌써 딱 100미터 전에서 큰 덩치의 사내가 바삐 걷고 있었는데, 아마 주차장으로 향한 듯 했다.
전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준비한 공을 그에게 내밀었고, 그는 바삐 걷던 발걸음을 멈추고 웃으며 내게 사인하며 물었다.
"내 팬이지예?"
난 고개를 끄덕였고 한번 사인이 끝나자 내가 건네받을 준비를 했는데, 그는 다시 공 반대쪽에다 '최동원'이라고 다시 큼지막하게 썼다. 혹시 사인을 못 알아 볼까한 배려였다.
집에 와서 다시 보니 사인볼에 No.11이라고 적혀있었다. 이 번호는 그의 롯데 선수시절 당시 백넘버. 난 롯데 팬은 아니어도, 그가 롯데 시절 보여준, 롯데 밖에서 보여준 그의 열정과 야구의 사랑, 배려, 겸손, 노력에 이미 난 그의 팬이었다.
최동원은 롯데 선수이기 전에, 한국의 멋진 프로야구 선수였다.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이 두고 두고 목이 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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