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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telling

웹비즈니스 트렌드에 따른 공진화, 그리고 삶의 재구성

김경훈 소장님은 예전 제가 사보 <보해가 만드는 세상> 담당 에디터 시절이었을 당시 필자와 에디터로 인연을 맺은 사이입니다. <트렌드 워칭> <한국인 트렌드> <메가트렌드 인 코리아> 등 핫이슈와 최신 트렌드에 대한 책을 많이 출간하셨지만, 정작 제 사보에 써주신 글은 재미있는 한국사, 그 유래와 뒷이야기였죠. 그래서 제가 구입한 책이 바로 <뜻밖의 한국사>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제가 매체사로 자리를 옮긴 후 소장님을 뵈니 세삼 '인연이 이런 것이고, 해후가 이런 느낌이구나'하고 짜릿했죠. 김경훈 소장님 강연을 바탕으로 한 기사 전문입니다. 상당히 넉넉하시고, 겸손하신 분입니다. 내용은 지난해를 기점을 썼지만, 그 트렌드의 변화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기에 기사 올려봅니다.

 

웹비즈니스 트렌드에 따른 공진화, 그리고 삶의 재구성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새로운 웹서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활용사례는 커지고 있다. 이에 많은 디지털 기업 사이에 앞다퉈 디지털 트렌드 관찰하고 변화 예측하려는 움직임도 갈수록 일고 있다. 즉 미래예측을 비즈니스 자원화하려는 것이다. 사회변화를 관찰하고 예측 가능한 통찰만이 발빠르게 변화하는 관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과연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웹트렌드는 무엇이며 어떤 것이 있을까. 또 그에 따른 비즈니스 영역을 통한 우리 삶은 앞으로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을까.

 

 

 

 

 

사회 트렌드의 변화를 추적하고 포착하는 일은 기업에게는 회사의 사업비전과 흥망과 궤를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시된 지 이제 1~2년 된 스마트폰발 빅뱅은 클라우트의 개념을 설파했고, 스마트워크 개념은 물론 다양한 웹비즈니스 생태계의 인식전환을 불러 일으켰다. 나아가 하드웨어 시장의 세대교체를 가져왔고, 가상화폐와 증강현실, 소셜이라는 화두가 우리 삶속에서 더욱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에 현재 발화된 트렌드나 변화를 추적해 앞으로의 웹비즈니스 영역을 고찰해 보는 것은 큰 의미를 띤다.

 

<김경훈 소장이 제시한 공진화 : 삶의 재구성 사례>

 

1. 연애의 재구성

악마의 앱으로 일컬어지는 ‘오빠 믿지’ 앱과 ‘어디게?’라는 구원의 앱 간의 디지털 추격전이 이어진다. 휴대폰 출시 전 위치추적은 옷 향수 냄새, 출시 후에는 영상통화, 스마트폰 출시 후 다재다능한 앱으로 우리의 연애방식도 재구성되고 있다.

 

2. 노동의 재구성

기존 인간이 지닌 본능부터 자아실현까지 감성, 욕구, 일상, 취미, 기호 등이 디지털로 인해 점차 변화되고, 변하는 것을 의미. 프로페셔널 노마드 역시 사무실 문화가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 시애틀의 오피스 노마드가 그 예. 현대판 노마드를 위한 것이다. 멤버십 제도로 운영되며 회원이 되면 아무 때나 한 달에 3일, 5일, 10일 등 날을 정해 사무실처럼 쓸 수 있으며, 다양한 직업군이 모이므로 즉석 프로젝트 그룹 결성도 가능하다.

 

3. 사무실의 재구성

스마트워크의 개념이 설파되면서 굳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가상오피스 공간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제월간지 Inc.는 2010년 2월 초 편집자들을 비롯 기자와 프로듀서 등 30여명이 모두 재택근무로 4월호 제작을 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그렇게 책을 출간했다. 일하는 방식과 사무실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

 

4. 자동차생활의 재구성

소유와 점유라는 개념을 희석시킨 재구성 사례로 자동차를 점유적으로 소비하는 생활이 가능할 것인가를 재구성한 새로운 개념이다. 앱을 통해 ‘카투고(Car2go)’ 지도에서 근처에 있는 차를 검색해 빌린다. 현재 미국(텍사스 오스틴), 네덜란드(함부르크), 독일(울름)에서 시행중이다. 소유적 소비에서 점유적 소비로 소비적 행태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

 

5. 나눔의 재구성

예전 ‘아나바다 운동’이 안 쓰는 물건 위주였다면, p2p 자동차 렌탈 서비스인 ‘Whipcar’는 현재도 유용한 물건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 영국 런던에 등장한 자동차 렌드회사 ‘Whipcar’가 제안하는 서비스는 자원낭비를 막고, 차가 꼭 필요한 사람에게 착한 일을 하게 되는 서비스다. 게다가 돈도 번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p2p 서비스의 개념과 비화폐 경제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다.

 

6. 금융의 재구성

금융업 미래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볼만한 개념이다. p2p 사이트인 ‘ZOPA’는 돈을 빌려줄 사람과 빌릴 사람을 매칭한다. 돈이 많든 적든. 돈이 적어도 상관없다. 돈을 빌려줄 수 있다고 사이트에 등록하면 이 사이트는 이 사람에 대한 신용도를 평가해서 다섯 등급으로 나눈다. 이자율도 정해져 있다. 실제 운영한 결과 떼일 확률이 은행보다 더 낮았다고. 주목할 점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의 ‘ZOPA’의 거래액이 3,450만 파운드였다면, 2010년 한해 거래액이 3,550만 파운드로 급성장 했다는 사실이다.

 

 

공진화, 2011년 키워드

2011년 3월 3일, 전자신문과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가 주최한 ‘디지털마케팅비즈니스 인사이트 콘퍼런스’에서 ‘인터넷서비스의 새로운 트렌드와 웹비즈니스 전략’이라는 주제를 통해 다양한 웹트렌드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웹비즈니스 사례를 소개한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의 강연은 이날 참관객들에게 의미 있는 키워드를 줄곧 제시했다. 2009년부터 출간한 핫트렌드 시리즈의 저자이기도 한 김경훈 소장은 2011년 키워드로 공진화(共진화. co-evolution)를 꺼내들었다. 새로운 관계를 맺고 있는 두 종이 서로의 관계로 인해 함께 진화한다는 의미다.

 

김 소장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자가 생존한다. 강한 자가 아니라 적응하는 자”라고 강조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진화해야 한다. 그러나 공진화는 일반적인 환경에서의 진화가 아닌, 둘의 관계에서 진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바로 오늘 날의 디지털과 인간의 관계다. 공진화는 치타와 영양처럼 적대적인 관계일 수 있고, 꿀벌과 꽃의 관계처럼 상호보완적인 관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 소장이 의미하는 공진화는 후자처럼 ‘꿀벌과 꽃, 지금의 디지털과인간의 관계가 바로 상호보완적인 측면에서의 새로운 진화인 것이다.

 

공진화는 인간 입장에서는 삶이 재구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김경훈 소장은 “지난 20년은 디지털 1기”라며 “지난 시간은 디지털이 산업과 테크놀로지를 꽃에 물을 줘서 키우듯이 하나의 대상으로 다뤄졌던 시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빌게이츠 말처럼 ‘속도문명시대’”라며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제 디지털은 단순하게 산업이나 기술적인 측면이 아닌, 우리 일상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바꾼 소재로 들어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이제부터야 말로 디지털 2기가 시작된다”고 말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웹비즈니스 서비스가 펼쳐질지 내다볼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디지털 환경 내에서의 휴먼허브

김 소장은 “하나의 변화를 추적할 때는 사회 안에 특정 징후(이미 나타난 데이터의 팩트)로 추적한다”며 “그러나 21세기 들어 포캐스트(forecast. 현재 입장에서 미래에 대한 수요 예측) 영역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고 말해 하루가 멀다고 생겨나는 새로운 트렌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했다. 김 소장에 말을 빌리면 트렌드 단절이나 새로운 트렌드의 반복접을 포캐스트로 찾는 것은 어렵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웹비즈니스 등 현재 소비자와 즉각 대응을 원하는 시점에서는 이보다 유용한 것이 없다. 하지만 포캐스트만으로는 미래를 예측하기는 한계가 있다.

 

김 소장은 그에 대한 대안으로 포사이트(foresight. 통찰)를 제시했다. 포사이트는 결국 인간의 통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지털 디바이스 환경 속의 웹비즈니스 등 새로운 기술과 산업환경 속에서 인간이 적응하는 데 필요한 욕구와 니즈를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 더욱 장기적인 안목으로 근본적인 방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트렌드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포캐스트와 포사이트의 결합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김경훈 소장은 늘 일상의 대한 통찰의 필요성을 꾸준히 요구하기도 한다.

 

김 소장은 ‘디지털 환경 내에서의 휴먼허브’에 주시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증강현실, 모바일라이프, 애플리케이션 등이 모두 휴먼허브로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욕구와 니즈가 앞으로 새로운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네트환경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충분히 예상해야 한다”며 포캐스트와 포사이트를 넘나드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웹비즈니스 예측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마지막으로 “산업과 테크놀로지로서 디지털을 바라보고 그것을 이용한 서비스를 고민할 시기는 지났다”며 그 이유로 “우리 삶 자체가 이미 디지털을 통해 재구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뫼비우스의 띠’를 꺼내들었다. 디지털과 인간의 관계도 재구성되는 일상이 뫼비우스의 띠와 같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수 많은 웹서비스도 결국 한 개인의 삶속에서 갖는 뫼비우스 띠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앞서 처음에 말한 휴먼허브라는 개념도 바로 그런 형태로 우리 일상에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의 역할도 결국 한 사람이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과 라이프사이클, 웹비즈니스와 서비스 사이를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배달의 재구성(앱을 통해 시간과 공간과 절차를 간편화한 것), 지불의 재구성(Pay App. 스마트폰 만으로 은행 ATM기기와 카드를 대체), 화폐의 재구성(애플의 아이튠즈 키프트 카드, 페이스북의 크레디트, 구글의 소셜 골드 등 가상화폐 등장), 주거의 재구성(럭스 홀 스와핑인 홈 익스체인지 사이트), 문화상품의 재구성(디지털 생산적 관점이 아닌, 관계적인 개념. 월간 윤종신처럼 디지털 문화상품의 개념 전환), 소통의 재구성(비밀보다 투명성이 뜨는 시대.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꼽을 수 있다.

 

 

 

본 기사는 허니문 차일드가 작성한 월간 웹 2011년 4월호 <flash back> 원고를 재구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