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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권장_후쿠자와 유키치 저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리고 눈길을 끄는 대목에서는 연필로 줄을 그어가면서 속으로는 내심 '정말일까?' '그가 정말 조선을 먹기 위한 주인 없는 포도밭이라고 생각했을까?'하고 아니길, 정말 아니길 하며 읽어 내려갔다. 이 서평을 위해 직전에 읽었던 에 내가 썼던 평을 다시 한 번 봤다. 일단 그가 일본 근대화를 위해 겪었던 일과 생각, 사상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그에 대해 찾아본 일부 신문 등을 통해 그에 대한 감정은 부정적이었다. 딸랑 책 한 권 읽고, 신문 몇 개 뒤져보고 내린 결론이었다. 지금?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그렇다고 그(의 조선에 대한 행적이라고 해야 옳겠지)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건 아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후쿠자와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내려갔던 김옥균과 박영효에 대해 알아봤고.. 더보기
패딩턴발 4시 50분_애거서 크리스티 그간 인문과 일본 관련 서적만 탐독(?)하다 기분 전환 겸 골랐던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 예전 한참 즐겨 읽었던 시절의 느낌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고 할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가 20여장이 남지 않았음에도 아직 범인의 윤곽조차 잡기 힘든 부분은 전적으로 크리스티 여사의 서술에서 의존해야 했던 상황. 결국 마지막 3장을 남기고서, 증거를 기반으로 한 신빙성 있는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범인이 잡히는 것이 아닌 상황 재연을 통해 목격자가 범인의 윤곽을 보고 "저 사람 범인이에요"하고 지적해 사건을 해결된다. "저 사람이에요. 기차 안에 있던 그 남자야!" 이렇게 외쳤던 유일한 목격자, 맥길리커디 부인. 여하튼 읽고 나면 앞서 280여 페이지 가량을 할애하가며 범인이 흘렸을지 모를 증거를 모으느라 혈안.. 더보기
후쿠자와 유키치 자서전_후쿠자와 유키치 저 독서는 이렇기 때문에 심오하고도 무섭고, 대단한 자산이 되는 듯하다. 행간을 읽어내려가다보면, 눈길을 끄는 키워드나 인물, 혹은 언급된 소재나 도서를 찾아 그 끈을 다시 잇게 된다. 그것이 바로 독서의 힘이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이미 수년 전에 한 번 읽고, 일본 여행 관련해 읽었던 (뿌리와이파리)를 읽어 내려가면서부터 였다. 1독 때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책 66페이지 하단에 '육식론자 후쿠자와 유키치'라는 중간제목의 한 챕터가 소개된다. 여기서 저자 오카다 데쓰는 후쿠자와 유키치를 간단히 소개하면서 "육식 추진의 또 다른 공로자는 바로 후쿠자와 유키치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후쿠자와는 1870년 쓰키치 우마회사로부터 선전문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더보기
커리의 지구사_콜린 테일러 센 저 누구나 즐겨먹는 커리. 흔히 카레라고 부른다. 우리가 먹는 카레는 일본식이다. 돈가스와 단팥빵 등 일양절충식의 대가인 일본이 역시 영국으로부터 받아들인 커리를 자신들의 기호에 맞춰 다시 밥에 부어 먹는, 보다 단맛이 강하고 부드러운 커리를 카레로 발음했고, 우리도 그대로 카레라 부르고 있다. 정작 커리라는 말은 소위 카레를 지칭하지 않는 폭넓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커리를 '카릴' 혹은 '카리'라고 불렀고, 이 요리는 채소와 고기를 기름에 볶은 매콤한 요리를 가리켰다. 전통적으로 인도인들은 '커리'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음식마다 코르마, 로간 조시, 몰리, 도피아자 등 특정 이름을 붙여 사용했단다. 여하튼 강황과 강한 향신료를 고기 및 채소를 섞어 만든 커리는 당시 식민지배를 해왔던.. 더보기
된장 속의 고깃덩이_이규태 저 지난 번 태백산맥을 완독한 뒤에 연이어 아리랑(전 12권)을 읽기 시작한 터에, 잠시 외도(?)하며 머리를 식히기 위해 오랜 책장 속에서 꺼낸 . 헌책방에서 사놓고 오래도록 손에 쥐지 않다가 언제고 읽어야지 하던 터에 마침내 이번 휴일 동안 완독. 이규태 선생님은, 그의 칼럼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념이나 사상없이 한국학에 평생을 받쳐온 인물로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많은 이에게 세월을 넘나드는 깨우침과 해박한 지식, 우리네 정서와 살림살이를 철저히 고증과 순도높은 해석을 통해 풀어낸 글이 강점이다. 이번 책은 그런 그가 쓴 에세이로 초판이 1988년이다. 무려 30년 가까이 된 책이다. 웬만한 전문 서적이나 자기계발서는 세월의 흐름에서 잠시 주춤하지만, 이 책은 오래도록 묵은지 접하듯 그 깊은 맛을 느낄.. 더보기
태백산맥 전10권_조정래 저 오늘 아침부로 태백산맥 전 10권을 완독했다. 전라도 사투리는 귀로 들어야 제맛인데, 막상 눈으로 담으려는 잘 들어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래도 시골 아낙네들이 내뱉는 사투리가 연상되면서 실감있었고, 특히 염상구의 사투리는 혼자 큭큭 웃기도, 또 살벌하기도 했다. 각 장마다 시작되는 서두에 상황과 주변 묘사가 자세하다 못해 섬세하다. 이 묘사를 담아내지 못해 중간에 읽다가 포기한 분도 있다고 하니, 너무 이런 부분에 매몰되지 말고, 또 굳이 모두 읽어 소화해야 한다는 목적의식 정도는 잠시 제쳐두고,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선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만 받아들여도 좋을 듯 싶다. 읽어내려갈 수록 답답함을 금할 수도 없다. 뻔히 보이는, 혹은 예견되는 결말인고 인물의 최후인데 끝까지 그 미련의 끈을.. 더보기
묵공_전11권_모리 히데키 그림 요즘처럼 중국 전국시대에 빠져 살았던 때는 없었던 듯하다. 얼마 전부터 조성기의 전국시대를 시작으로 정비석의 손자병법과 동주 열국지를 읽었고, 어제 새벽에는 십팔사략(전8권, 중원문화)를 주문했다. 또 기회가 되는대로 논어로 읽고 있다. 서두가 길어졌는데, 사실 나는 만화책과 게임을 거의 즐기지 않는 편이다. 만화책도 오래 읽지도 못하고, 게임도 진득하니 하지 못한다. 하고 나면 허무하기도 하고. 그래서 틈틈이 책을 읽는 걸 즐긴다. 그런데 묵공은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창작만화라 읽을 만했다. 애니를 좋아하는 이라면 알만한 (아직 연재 중?)과 시대적 배경이 유사하다. 진나라 시황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진나라가 나머지 한-위-제-연-조를 치는 형국이다. 에서 나름 카리스마있게 등장했던 왕전도 여기에 등장.. 더보기
손자병법 전4권_ 정비석 저 누구나 한 번쯤 관심 갖고 읽어볼 만한 책인 . 대학 시절 고려원 판을 읽다가 중간에 읽지 않고 처리했던 기억.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시간을 앞지르고, 마침내 정비석 씨의 세트를 구매했다. 독서기간은 대략 2주 정도. 소설이라는 수식어가 말하듯, 손자병법의 저자로 알려져 있는 손무(기원전 545~470으로 추정)가 처음 전국시대의 명 격전지를 뚜벅뚜벅 다니며 손자병법의 책을 저술하는 과정과, 오자서와의 운명같은 만남으로 인해 함께 오나라의 재상으로서 정치를 하던 이야기, 그리고 정치에 손을 뗀 후의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 이야기를 담아냈다. 추가로 손무의 손자로 알려져 있는 손빈과 방연과의 악연의 시작과 그 끝의 이야기(마릉도 계속의 전투)로 끝을 맺고 있다. 보통 정비석 .. 더보기
앨빈 토플러의 생각을 읽자_제3의 물결_조희원, 만화 모해규 지난 설 연휴(2월 15일~17일) 동안 후다닥 읽었다. 사실 나는 아직(?) 앨빈 토플러의 을 (굳이) 읽지 않았다. 너무 유명하고 잘 알려지고, 회자되서 김이 다 빠져버렸다는 느낌이랄까. 그러던 차에 서점에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만화체도 좋고, 이야기도 부담이 없어 한번 정리해보자는 생각으로 득템. 아이 재우고 틈틈이 읽어 내려갔다. 서문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오늘날 인류는 역사상 가장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왜 갈수록 영혼은 피폐해지고 자존감은 떨어지고 하루하루가 고달플까. 이것은 진정 우리 인류가 바란 것은 아닐 것이다. 근본적으로 삶은 불확실하다. 끝까지. 그렇기 때문에 물질의 풍요로움은 정신의 풍요로움으로 반드시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 인생의 정답은 자기가 찾는 것. 책은 그저.. 더보기
검은 피부, 하얀 가면_프란츠 파농 예전에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수평폭력'이라는 이론을 주창한 프란츠 파농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서 선택한 . 1925년 서인도 제도의 마르티니크에서 태어난 프란츠 파농은 이후 프랑스의 한 대학에서 의학공부, 특히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 입문하여 다양한 사회적, 종교적, 인종적 갈등과 현상에 대해 실랄하고 날카로운 비판과 분석해 많은 이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의학도의 길을 걷고자 했던 그가 사회운동을 조금씩 시각과 행동이 변화했던 계기는 프랑스에 대항한 알제리 독립운동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가 내세운 식민지들의 다양한 심리양상 분석은 이후 신민제국에 대한 시각의 차이와 피지배국가 역시도 반성을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수평폭력도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지배자로부터 받은 억압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