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4개월여를 걸어왔던 잡지기자 클리닉(가제)이 드디어 내일이면 내 손을 떠난다. 10년여를 기자로 살아오면서 별의 별 경험과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수 많은 기사를 써냈고, 인터뷰를 했다.
중요한 것은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바른 고찰과 간절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늘 후배들이 입사하면 편집국이란 조직이 무엇인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인턴기자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근태가 왜 중요한지, 마감일을 왜 칼 같이 지켜야 하는지, 외근나갈 때 왜 보고해야 하는지, 출저의 중요성과 제목과 중제와 발문의 중요성, 리드문 작성, 기획회의 때 기획은 왜 명료해야 하는지...
그래서 늘 나는 잔소리꾼이었고, 때론 무서운 편집장이었다. 모든 것이 독자가 우선이었기 때문이었다. 마감이 늦으면 독자와 약속한 발행일이 늦어진다. 내가 원고가 늦으면 옆 동료들에게 실례다. 그 원고를 기다리는 편집장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 잔소리를 아예 책으로 담았다. 나도 입이 아파서...
어쨌든 마음은 시원섭섭하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것 같은데 교정지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 이번엔 출판사에 '종이'로 출력해달라고 할 생각이다.
중간중간에 고진우 전 스터프 한국판 초대편집장과 박성일 매경바이어스가이드 사보팀 기자가 무척 좋은 원고, 신랄하고 사실적인 원고를 바쁜 와중에도 기꺼이 투고했다.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이 원고가 내 손을 떠나고 책으로 나올 즈음, 나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아니,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더 어울리겠다. 아직 세상은 내가 보는 것보다 더 넓고 다채로운 것 같다.
내가 집필한 두 번째 책. <앱 스토리>에 이은 <잡지기자 클리닉(가제)>. 오로지 후배들을 위해 썼다. 당장은 내가 몸담고 있는(몸 담았던) 후배들을 생각하며 썼다. 물론 매체사마다 환경이 다른 곳도, 변화된 곳도 있겠지만 기자로서의 그 근본은 동일할 것으로 생각한다.
굳이 이 책을 접하지 않더라도 이 세상 모든 후배 잡지기자들의 무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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