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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Storytelling

가수 장덕을 아시나요



 

 

 

 

비운의 천재 여가수 장덕을 아시나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쯤 장덕이 <님 떠난 후>로 가요톱10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골든컵을 탔을 겁니다. 더 지나서 아마 이승철이 <안녕이라고 말 하지마>로 몇 주 1위하다가 마약단속에 걸려서 가요톱텐에서 파란 배경에 흰글씨로 자막이 올라왔던 걸로 아는데. 그래서 1위 수상을 취소한다고.

 

<님 떠난 후>는 당시 초딩이었던 저도 따라부를 정도로 유행이었지요. "사랑했던 사람은 곁에 없지만.. 딱딱... 사랑했던 마음은 남아있어요... (후략)"

그런 장덕이 어느 날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아마 1990년 초인 걸로 기억하는데... 아직 저는 장덕이 가수로서 어떤 의미를 띠었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 보다 했지요.

어느 날 <예정된 시간을 위하여>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장덕이 마지막에 발표한 곡이라고 하더군요.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언한 듯한 가사와 슬픈 멜로디가 마음을 정말 후벼파더군요.

장덕은 당시만해도 흔하지 않은 다재다능한 싱어송라이터였습니다. 이은하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은 물론 다른 가수들에게 작곡도 많이 해줬지요.

 

장덕 노래를 들어보면 외로움이 참 많이 묻어납니다. 어렸을 적 슬픈 가정사가 시작입니다. 당시 유명한 음악가였던 아버지는 이상한 종교에 빠져 산으로 올라가고, 어머니는 집을 나가죠. 오빠는 학교 다니는 사이 장덕은 혼자 아빠와 함께 산에서 지냅니다. 그 외로움을 노래로 흥얼거리며 지냈죠. 음악에 남다른 소질이 있어서 지난 1977년 국제가요제에서 금상을 탑니다. 이후 테네시주립음학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면서 한 남자를 만나지만 곧 파혼당하고 국내 오빠랑 데뷔합니다. 현이덕이로...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또 고통스러워하면서 마침내 수면제로 잠을 이루는 날이 많아집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는 사회적으로 인지가 없었던 '우울증'이 아닌가 합니다.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거죠. 오빠 장현이 설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면서 장덕 혼자 오빠 가족도 떠맡고... 아마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예정된 시간을 위하여>... "난, 이제는 너를 잊으려 하네. 아직 못다한 사랑을 여기에 남긴채, 나 이제는 나의 길을 가야만 하네. 아직 모르는 곳이지만, 널 두고 가려하네..." 마음을 또 후벼팝니다. 29살 나이에...

 

어렸을 적 장덕을 더 잘 알 수 있는 노래가 있습니다. <소녀와 가로등>이죠. 이 노래를 장덕이 실제 겪은 일이라던데, 당시 어머니 증언에 의하면 장덕이 혼자 창문열어놓고 가로등을 쳐다보면 울곤 했다고 합니다. 짧은 가사 속에 마치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냐는 듯 외치는 것 같습니다. 이 노래 가사도 애절합니다.

 

서지원도 떠오르는군요. I miss you... 정말 좋아했던 노랜데...

 

그냥 그들이 그리워 주저리주저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