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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Storytelling

용의자 X, 그건 내 머리가 아니야, 내 가슴이야

 

어떻게 보면 일그러진 사랑 같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꿈꾸는, 오래도록 품어온 사랑이 있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주인공이자 천재수학자로 나오는 석고를 비난하지도, 동정하고 싶지도 않다.

 

 

고교 수학선생인 석고는 어느 날 우연히 옆집에 사는 화선의 비명소리와 다투는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화선이 사람을 죽인 것을 알게 된 석고는 자신이 모든 알리바이를 만들어 화선을 지킨다.

 

 

마침내 화선에 대한 심증을 굳히던 형사 민범이 최후의 수단으로 쓴 거짓말 탐지기까지 통과하지만 사건은 하나의 복병을 만난다. 바로 민범과 석고가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것. 이로써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 둘씩 잡히지만 여전히 물적증거로 삼기에 부족하다. 사건은 석고와 민범의 가설과 증명을 사이에 두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동안 서서히 석고는 모든 것을 뒤집어 쓴다. 하지만 이 마저도 모두 계산된 행동이었다.

 

끝에 석고는 정말 살인죄로 재판정으로 가게 된다. 가짜 김철민을 조작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 진짜 김철민 시체는 어딘가에 묻어버린 채. 설령 화선이 자백한다해도 시신은 없다. 덕분에 부검시 드러날 살인시점도 조작이 가능해졌다.

 

 

취조 중이던 석고에게 뛰어들어온 민범.

 

"석고야. 이제 그만하자. 너 김철민이 안 죽였잖아.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너 백화선이 도와달라고 하니까 시체를 치웠을 거라고. 하지만 내가 아는 석고는 그런 놈이 아니야. 왜냐하면 너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니까. 그런데 내가 간과한 게 있더라. 그 논리적인 것만 맞으면 넌 뭐든지 할 녀석이라는 걸. 그리고 그날 나. 백화선을 바라보는 네 눈빛을 봤다. 아. 이 새끼가. 사랑에 빠졌구나. 이 새끼는 어떻게 할까. 사랑하는 사람이 위기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할까. 계획을 세우겠지. 어떤 결점도, 헛점도 없는 완벽한. "

 

"재미있기는 한데, 가설은 증명을 해내야 비로소 진실이 되는 거지."

 

"야. 야 이 새끼야. 그 여자 때문에 네 인생 다 망칠거야?"

 

"난 지금 김철민 살인자로 모든 걸 고백한 상태야. 네가 모든 걸 밝힌다고 해도, 이미 1심 재판이 끝나 있을 거야. 그 때 내가 항소하지 않으면 그걸로 사건은 종결돼."

 

"너. 너 이거 아냐야. 너 제 정신 아니야. 이거 사랑 아니야. 너 좋은 머리, 너 어떻게 할거야."

 

"그건 내 머리가 아니고, 내 가슴이다."

 

"이 새끼야. 병신새끼야. 나한테 들키지나 말지... 나쁜새끼."

 

그래서 원작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석고의 마지막 부탁을 위해 화선과 만난 민범

 

"석고 그 녀석은 처음부터 당신을 위해 모든 걸 뒤집어 쓰려고 했던 겁니다. 그게 사랑입니까? 저는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그 녀석의 가족입니까? 친구입니까? 애인입니까? 모든 게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더 이상 그 녀석을 비참하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그건 제 진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