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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_잡지기자 클리닉

[잡지기자 클리닉] 훌륭한 기획을 위한 정보 습득 노하우

훌륭한 기획을 위한 정보 습득 노하우

 

기자는 눈을 감고 있어도, 뜨고 있어도 늘 정보와 마주한다. 정보는 가공해서 독자에게 전달하지 않으면 정보로서의 가치가 없다. 그런 정보를 접할 때마다 일일이 중요도를 판단해 스크랩하고 수시로 활용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적시에 게재할 수 있는 기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제 때 습득해 기획이라는 도구를 통해 양념을 하고 요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잡지를 맛있고 먹음직스럽게 요리하기 위한 재료(정보)를 구입하는 것부터, 어떻게 하면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훌륭한 레시피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일까.

 

*기획회의 시 편집장이 자주 하는 질문 Best 6

 

1. “그거 새로운 거냐”
경쟁지와 차별이 없거나 뉴스의 헌것과 새것을 구분 못 하는 기획은 사절.

2. “재미있어?”
독자의 시선과 관심을 끌 수 있는 주제와 이슈를 원하며, 이는 재미와 연동돼야 한다.

3. “취재가 가능해? 마감일에 끝낼 수 있겠어?
기획안이 평소 부실한 사람은 일단 그럴싸안 기획안을 내고 본다. 곧 자기 능력으로 불가함을 알고는 이내 좌절모드로 빠져든다. 가능한 기획안을 내자.

4. “시의성은 고려해 봤나?”
이미 일간지 기사에 모두 보도된 사안을, 월간지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무턱대로 진행했다가 별 차이 없는 기사가 되는 것을 필자도 많이 봤다. 제발 이러지 말자. 아예 깊이를 파든지.

 

5. “우리 독자 타깃에 맞다고 본 거야?”
아무리 전 세계적 이슈거리라도 우리 독자와 매체에 맞지 않는다면 꽝

 

6. "그거 야마(주제)가 뭐야?

아무리 주구장창 멋진 원고를 기획했더라도 야마가 추상적이거나 불확실하면 말짱 꽝. 팩트 중심의 구체적일 수록 명확한 기획이 된다. 이것은 야마를 담게 되고, 글이 엇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막아준다. 이 글의 뼈대인 셈이다. 

 

훌륭한 기획은 알찬 정보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기획방향을 옳게 잡는다고 해도 어떤 소재로, 누구를, 언제, 어떤 이유로, 왜, 무엇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등 명확한 이유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다면 기획은 당초 의도한 대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유용한 정보란 반드시 큰 행사를 통해서나 어떤 의도를 갖고 사람을 만나거나, 따로 시간을 내 검색하거나 해서 만족할 만큼 얻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기획 자체를 생활화하다보면 정보를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또 얻어진 정보라고 해도 수시로 정리하고 검토하지 않으면 정보가 자칫 골동품으로 변질될 수 있다. 쓸 수 없는, 시의를 놓쳐버린 정보는 이미 과거의 정보이고, 이것은 곧 ‘쓰레기’다. 필요 없는 정보도 수시로 정리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새로 집어넣기 위해서는 그 만큼 비울 필요도 있는 것이다.

 

기획의 뼈대를 잡고 정보로 살을 붙이기 위해서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기획이나 정보수집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획과 정보수집은 기사를 쓰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돼버리면 기사방향이 흔들린다. 그리고 살을 이것저것 많이 붙이게 돼 기사가 겉돌 수 있다. 때문에 수시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나의 목적으로 수단은 무한적일 수 있다.

그 수단은 전체적으로 작동해야만 한다. 기사가 전체적으로 기능하지 않으면 힘들게 구한 정보는 의미가 없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정보수집은 습관이라는 점이다. 정보수집에 내일은 없다. 오늘 정보가 내일 유용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정보수집은 지금 바로 해야 하는 것이다. 당장 숨 쉬듯이 말이다. 이 모든 걸 종합해서 내일 당장 편집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내놓는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기자로서 훌륭한 기사를 쓰기 위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소개함과 동시에 중요한 메시지를 몇 가지 담고자 한다.

 

1. 기획력은 미팅의 반을 먹고 들어간다

기자는 하루에 여러 번 사람을 만난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곧 일인 셈이다. 당연하게는 취재원부터 다양한 행사정보를 얻기 위한 홍보대행사 임직원, 기업체 직원, 타 매체 기자, 일반인, 독자까지 그 대상은 무한하다. 이때 기자는 이들과의 편안한 대화를 통해 특정 이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때 기자는 주로 듣는 입장에 서는 것이 좋다. 사람은 누군가를 만나면 상대가 흥미 있어 할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습성이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뜻밖의 소재와 맞닥트릴 수 있고, 소개에 소개를 받다보면 상대의 경계심도 낮출 수 있어 일석이조다. 직접 사람을 만나 얘기 나누는 자체는 기자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2. 보도자료에 연연하지 마라

예전에는 기자들이 따로 출입처를 통하거나, 기업 홍보실, 혹은 보도자료 통신사인 뉴스와이어(www.newswire.co.kr) 등을 통해 많은 이슈를 접한다. 요즘에는 컨퍼런스나 세미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최 측에서 기자들 명함을 따로 수집해 일괄적으로 자사 뉴스를 수시로 배포함으로써 일부러 보도자료 통신사를 굳이 거치지 않더라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에서도 많은 인터넷 매체의 보도자료를 접할 수 있어서 그 만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는 많아졌다.

 

나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페이스북을 많이 활용한다. 내 계정에는 수많은 IT 전문가는 물론 구글, 야후, MS, 애플 임직원과 Daum과 NHN 관계자와도 친구를 맺어 다양한 정보를 주고 받고 있다. 또 스타트업 대표는 물론 타 매체 기자와 홍보대행사와도 연결돼 많은 메시지를 참고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모임인 ‘온오프믹스’와 IT 전문 팀블로그인 ‘테크잇(Tech It)’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정보의 바다다. 예전처럼 보도자료에만 집중하던 때는 지났다.

 

문제는 차별화다. 앞으로는 정보가공력과 기획력이 매체의 근간을 좌우할 것이다. 당장 뭔가 색다르다고 덜컥 취재를 진행했다가 뜻밖에 이슈가 없거나, 메시지가 약할 경우 진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기자는 취재 전 반드시 검증하고 또 검증해야 한다. 독자에게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덜 익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은 기자로서 직무유기인 셈이다. 또 똑같은 이슈로 타 매체에서 기사화했다면, 이를 좀 더 색다르게 가공하거나 다른 메시지를 끌어내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절대 일간지에서 저마다 똑같은 소재의 똑같이 쏟아내는 기사가 돼서는 안 된다.

 

3. 서점과 서적을 그냥 지나치는 ‘눈뜬장님’이 되지 마라

서점은 한 마디로 정보의 집합체다. 수많은 잡지 단행본엔 우리 잡지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혹은 담지 못했던 내용과 디자인이 한 가득이다. 특히 내가 서점 방문을 통한 서적을 보는 것을 중요시 하는 이유는, 기획의 얼개를 짜는 데 서적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편집자란 무엇인가』(김학원 저, 휴머니스트)는 얼개의 표본이다. 잘게 쪼개고 쪼개도 이슈가 그대로 살아남는다. 이렇게 세분화하는 능력을 키워야 그 만큼 정보를 바라보는 눈도 트이게 된다.

 

4.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최대한 활용하라

서점이 기획과 얼개의 보물창고라면, 세미나와 컨퍼런스는 업계 내로라할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큰 하나의 주제 아래 전문가들이 각자 쏟아내는 강연들은 그 자체로써 또 하나의 이슈가 된다. 이때 반드시 명함을 주고받아야 하며, 상대가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말이나 동작 등)을 남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자리에서 서로 인연이 되면 차후 취재나 기고와 관련해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명함을 교환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것도 좋고, 사무실에 들어와서 정리하는 것도 좋다. 이것 역시 정보수집 못지않게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정리하는 것이 좋다. 내 경우는 명함교환한 후 바로 스마트폰으로 찍은 후 ‘에버노트’에다 사진을 업로드 한다. 동시에 상대의 특징이나 소소한 말투 중 기억 남는 것을 메모한다. 물론 명함도 버리지 않고, 함께 진행한다. 명함은 사무실에서 명함첩에 다시 끼워 넣는다.

 

5. 동종업계 매체분석은 필수

매체분석은 좋은 아이템을 발굴은 물론, 새로운 자극을 받는 데 중요한 근간이 된다. 더더군다나 동종업계 경쟁지의 경우는 아예 해부하듯이 세세하게 분석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을 들자면, 엇비슷한 기획이나 주제, 인터뷰라도 어떻게 이를 지면에 녹여 메시지를 다르게 뽑았는지 알아채는 것이다. 또한 사진을 어떻게 찍었는지, 표정과 코디는 어땠는지, 몇 페이지로 게재했는지, 중요도는 어땠는지 모두 메모해야 한다. 광고주는 누구이고, 판권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는지 살펴야 한다.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지 않았는지, SNS 호응은 어땠는지, 서점의 어떤 매대에 얼마나 팔렸는지, 인터넷 서점의 평판은 어떤지 두루 살피고 이를 뛰어넘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다.

 

6. 번뜩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대박이 될 수 있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은 생각을 넘어 아이디어가 될 확률이 높다. 때문에 무엇이든 즉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애인과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다가도 생각이 떠오르면 냅킨에라도 써놔야 한다. ‘나중에 써야지’ 혹은 ‘지금은 어려운 자리라서 곤란해’라는 생각이 앞선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쓰지 않고 생각만하면 정보가 겉돌고 머리가 헛돈다. 직접 써봄으로써 아이디어에 대한 체계가 잡히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처음부터 좋은 아이디어만 솎아내려고 하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가볍게 써라. 또 나중에 필요없는 정보는 과감히 버릴 줄 알아야 새로운 정보를 다시 담을 수 있다.

 

7. 모르는 단어를 지나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취재하다보면, 혹은 상대와 얘기를 나누다보면 모르는 단어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것을 부끄럽다는 어리석은 생각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확인하자. 그 자리에서 되묻는 것은 오히려 프로다운 행위다. 그 과정에서 전문용어나 단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도 새로운 기획을 유추할 수 있다. 용어를 알아간다는 것은 그 정보의 배경지식을 알아간다는 것이다.

 

8. 어떠한 정보든지 ‘왜?’ ‘어째서?’라는 의문을 가져라

어떠한 행위나 과정, 소재든지 의문을 품지 않으면 정보가 세어나가지만, 의문을 품고 접근하다보면 새로운 기회기사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수집된 정보는 따로 스크랩을 하거나 색깔별로 포스트잇을 붙여 정리하면 한눈에 확인하기 쉽다. 나의 경우에는 윈도우 바탕화면에서 포스트잇처럼 활용할 수 있는 ‘New sticky note’를 사용한다.

 

9. 리포트나 기사, 논문을 참고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

리포트나 기사, 여타 논문 등은 정보를 가공해 이미 완성도 있는 뉴스로서 가치를 지닌다. 이때 직접 출력한 상황이라면 형광펜을 이용해 전문용어나 결론부분, 연도를 체크한다. 새로운 법칙이나 인용문구, 인물, 기관 등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이후 한곳에 몰아서 정리한 후 차근히 분류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인용문을 잘 활용하면 기사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10. 특정이슈를 현재와 미래 등 두 개의 공식에 대입하라

앞을 내다보는 기술, 즉 복안사고다. 잡지는 물론 모든 언론사에서 보도하는 뉴스는 시의성을 내포하고 있다. 너무 앞선 신기술이 오히려 현실에서 도태되는 것처럼, 뉴스 역시 시의성에 맞춰 보도할 때 뉴스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특정 이슈를 현재와 미래에 대입해보자. 당장 이달에 보도하는 게 좋을지, 다음달에 보도하는 것이 좋을지 더 효율적인 면에서 판단해야 한다. 비슷한 의미에서 기사의 엠바고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장 보도하는 것보다 시의성을 십분 고려해 뉴스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당장 급하다고 해서 현재 보도하는 것보다 내일 보도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잡지기자의 경우 일간지와는 다르게 충분히 호흡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잡지의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by 허니문 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