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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침의 해우소

[No.25] 내쉬 균형이론으로 본 평등의 가치

 

소중한, 그러면서도 평생 기억 언저리에 묻어놓고 있는 문제, 평등의식. 감히 나설 생각도 하지 않고, 자신이 받는 혜택이 큰지 작은지, 합리적인지 불합리적인지 알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인간의 기본권이기 전에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이 하나 실렸다. 미국 에모리대학교에서 실험을 하나 했다. 원숭이가 태어나자마자 훈련과 학습과정을 아예 차단한 채 사육한다. 대신 그들 사이에 투명한 막 하나를 쳤다. 한쪽 원숭이에는 먹이를 두 개, 다른 한쪽 원숭이에게는 먹이를 한 개만 줬다. 어떤 현상이 나타났을까?

 

먹이를 한 개씩 받은 원숭이 무리 중 소수의 몇 마리가 자기 먹이를 땅바닥에 패대기치면서, 즉 자기 먹이를 포기하면서 이 불평등에 저항했다. 평등의 개념이 뭔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었기에 더욱 놀라웠다.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선택을 감수하면서 그 불평등에 저항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 실험을 통해 학자들은 평등의식이나 정의감은 학습효과 이전부터 본능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누군가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전체 구성원에게 유익한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냉혹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신과 자식들에게 제한된 먹이를 먹이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수학공식으로 정리, 발표해 1994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이가 있다. 바로 영화 <뷰티플 마인드> 주인공 존 내쉬가 발표한 '내쉬 균형이론'이다.

 

내쉬 균형이론은 이렇다. 경제적 효용 가치 크기는 구성원들이 나눠 가진 몫을 곱한 값에 비례한다는 사실이다. 똑같은 재화를 자본과 노동이 9대1로 나눠가지면 그 곱한 값이 9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 8대2로 나누면 16, 5대5로 나누면 25가 된다. 결국 평등해질수록 전체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본 글은 철수와영희에서 펴낸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내용 중에서 마지막 챕터인 하종강의 '불평등에 저항은 본능' 부분을 참고로 작성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