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마지막으로 인천콘텐츠코리아랩(틈문화창작지대)에서 진행했던 <매거진, 기획부터 제작까지> 강의를 마무리했습니다. 매주 화/목 오후 1시 반부터 5시 반까지 장장 6회에 달했습니다. 처음에는 10회 강의였습니다. 그러나 잡지는 기획과 글쓰기, 제작, 교정교열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편집디자인이라는 과목도 반드시 필요하기에, 추최 측이었던 <인천콘텐츠코리아랩(틈문화창작지대)>와 논의해 마지막 4회는 편집디자인 전문가분께 바통을 넘겨 드리기로 했습니다.
처음 강의 제안을 받았을 때 솔직히 조금 망설였습니다. 매주 화요일과 오후를 점심 시간 이후를 통으로 빼는 것도 부담이었고, 직접 매거진 제작과 편집 디자인이 가능한지도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커리큘럼을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도 불분명했습니다. 지원자분들이 잡지기자를 희망하는 것인지, 아니면 독립출판이나 1인 미디어를 원하는 것인지 사전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제게도 다시 공부하고 복습하는 좋은 기회가 됐고, 신선한 외부 자극과 더불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좋은 기회다 싶어서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하기로 마음을 먹다보니 욕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강의하는 전날 밤까지도 PPT 자료를 수정하고 수정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2월 16일 첫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간단하게 제 소개를 한 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 글쓰기 책 100번 보는 것보다 한 번 쓰는 것이 보약이다, 기획과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시간, 그리고 완주해야 하는 필요성, 잡지는 소통이다, 전략적인 포트폴리오 준비에 대해서 잠깐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첫날 커리큘럼인 잡지 매체의 특성과 분류, 잡지 출판 기획과 창간 기본기획서와 호별기획서를 작성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엔 다소 생소한 분들이 많아 먼저 제가 그동안 진행했던 기본/호별기획안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보여드렸고, 한 번씩 따라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이후 직접 스스로 만들고 싶은 매체를 구상하고 실습했습니다. 머릿속에 머무르는 아이디어를 직접 펜을 손에 쥐고 구체화하는 첫 발이었던 셈입니다.
그러고나서 지난 시간 실습했던 내용을 꼭 짚고 넘어가고, 기사기획서 작성과 페이지네이션 구상, 배열표 작성, 취재요청 협조문, 잡지 표지 제호 구성, 마감과 데드라인에 대해 공유했습니다. 그렇게 2회 분은 잡지 제작과 기획 시간을 보냈습니다.
3~4일차에서는 실용적인 미디어 글쓰기를 진행했습니다.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을 익히고(실습 병행), 시선을 끄는 헤드라인과 부제(실습 병행), 내러티브 기사 작성(및 실습), 공감 글쓰기, 첫 석줄에서 승부걸기 등을 할애했습니다.
5일차에서는 미디어의 꽃인 인터뷰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인터뷰 직전 챙겨야 할 것들과 원하는 것을 뽑아내는 질문 프레임, 나아가 2인 1조로 직접 명함을 주고 받고 아이스브레이킹을 해보면서 인터뷰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모두 저보다 잘 하시더군요. ^^
마지막 6일차에서는 글감 모으기, 장문의 글과 틀짜기, 글 막혔을 때 유용한 팁, 문장이나 책 인용법, 그리고 매거진 기본 레이아웃 사례와 실습을 했고, 마지막에 수강생분들이 직접 작성한 호별기획안과 페이지네이션을 발표하고 각각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중간 중간에 제가 쓴 책 <잡지기자 클리닉>과 <인터뷰를 디자인하라>도 선물로 드렸고요. ^^
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는 정말 여러 과정이 소요됩니다. 특히 매거진을 만드는 에디터는 인터뷰이와 독자, 편집 디자이너, 광고주 등 사이에서 중간에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인 듯합니다. 저도 강의 하는 내내 이런 부분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또 글은 독자로 하여금 내가 당신 글을 왜 읽어야 하고, 내게 어떤 이로움이 있고, 나랑 이 글이 무슨 상관인데 하는 부분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잡지 특유의 재미와 별 것 아닌 것을 별 것처럼 꾸밀 수 있는 혜안과 관찰력도 필수라고요.
아무튼 마지막 강의가 끝나고 단체 사진도 찍고, 강의가 모두 끝나고 짐정리하다 수강생 두 분이 함께 기념으로 사진 촬영을 하자고 감사한 요청을 주셔서 감동했습니다. 문자 메시지도 주시고요.
제 명함을 드렸으니 궁금한 것은 언제든 연락주시면 최대한 말씀드리기로 했습니다. 처음 인천 가는 길이 그리 멀었는데,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더니 서서히 습관도 되더라고요. 식사 시간이 짧아서 인천2호선 시민공원 출구에 있던 분식집 토스트와 오뎅 국물도 벌써 그립네요.
멋진 매거진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분과 함께해 행복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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