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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_잡지기자 클리닉

[잡지기자 클리닉] 2월호 교정보다 잡아낸 것들

 

이번 팁은 실제 내가 2월호 교정지를 보면서 체크한 부분이다. 이중에는 내가 매월 똑같이 얘기하는 것도 있고, 예전에 얘기했을 때부터 잘 하다가 다시 놓치는 것도 있다. 수동/능동에 대한 부분이나 무미건조한 반복구는 수정이 필요하다. 한 번 틀린 것은 또 틀릴 수 있다. 완전히 마스터해야 한다.

1. ~든지, ~던지
'~든지'는 어떤 물건이나 일의 상태 중에서 선택해야 할 때 쓰는 말이다. 가령, '빨리 먹든지 말든지 해', '아이폰이든지, 갤럭시든지 잘만 터지면 돼' 등의 예시처럼 사용한다. 
'~던지'는 지난 옛일을 회상할 때 쓴다. 막연한 추측이나 가정의 뜻을 담고 있다. '그 때 사과를 얼마나 먹었던지, 그 좋은 뷔페를 놓쳤어', '어젠 왜 그렇게 춥던지, 얼어 죽는 줄 알았다. 야'

2. 반증?, 방증? 뭐가 맞지?
기자들이 제일 많이 헷갈려 하는 단어다. 쉽게 말하면 '반증'은 '반대된 증거', '방증'은 '간접적 증명'이다. '그 도시에 범죄가 많다는 건 그 만큼 치안이 부실하다는 반증이야'(도시의 범죄 상승과 치안 부실이 상반된 뜻), '그 모조품이 인기가 많다는 건,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방증이지'(모조품이 잘 팔리는 이유를 증명)
둘 다 증거를 대며 진실을 밝히는 내용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처럼 다른만큼 '반증'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3. 수동태를 지양하라
기껏 수동태의 사용자제에 대한 잔소리를 했더니 이번에는 제목과 중제가 수동태다. 교정지를 보니 한 기사에 이런 중제가 있었다. '~분석이 중요해진다' 왜 분석이 중요해지는 걸까. 중요하면 안 되는 걸까. 이렇게 고치자. '분석이 중요하다.' 능동태가 기사와 화자의 힘을 실어준다.
'성숙해지는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 지향' 오! 노우! '성숙한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 지향'

4. 얌전한 제목은 눈에 띄질 않아요
물론 기자의 성격이 얌전할 수 있지만 얌전해도 너무 얌전하다. '일하기 좋은 회사 3.0'. 말미에 버전을 뜻하는 3.0을 넣는 시도까지는 좋다. 그런데 뭔가 심심하다. 이렇게 바뿨보는 건 어떨까.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매년 버전 업!

5. 주술호응문제
이런 문장이 눈에 띄었다. '스크립트 임베딩 분석방식은 구글 애널리틱스, 로거, 옴니추어 등 국내외 유명한 웹 분석 도구들이 사용하고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 로거, 옴니추어 등은 기사 내용처럼 웹 분석 도구다. 이 도구가 스크립트 임베딩 분석방식을 사용하나? 어떻게? 이렇게 바꿨다.
 '스크립트 임베딩 분석방식은 구글 애널리틱스, 로거, 옴니추어 등 국내외 유명한 웹 분석 도구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6. 글맛이 없는 문장은 너무 건조해
일일이 대지 않아도 많겠지만 아무래도 문장에 제일 많이 들어가는 것을 꼽으면, '~할 수 있다' '~가 가능하다' '~것이다' '~할 수밖에 없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글맛나지 않는다. 편집장은 이런 글 보면 상 치우라고 한다. 

 

우리 기자들 모두 열심히 합니다. 그 과정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어떤 매체 기자들보다 실력있다는건 제가 보증합니다. 이런 부분은 저를 포함한 모두가 공부하는 수준으로만 봐주시길 바랍니다. 



by 허니문 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