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명절을 쇤 후, 업무에 오늘 복귀했다.
우리 회사는 대기업도, 관공서도 아닌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약 15%만 쉬었다는 회사에 우리 회사가 낀 덕분에
대체 휴일 포함해 5일을 가족과 함께 했다.
올해 다섯 살인 딸아이.
제법 불합리한 아빠의 행동에 당당히(?) 맞서며 자신의 생각을 어필할 줄 알고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해 아빠가 따끔히 지적하면 딴청(?)도 부릴 줄 안다.
추석 당일에는 다행히 하늘도 맑고, 모처럼 슈퍼문이라고 해서 닭이 밝더라.
딸아이와 아내와 함께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난, 우리 가족 모두 건강히 보내게 해달라고 했고
아내는 속으로만 읊조리더니 탑 시크릿~ 이라고 했다.
그런데 딸아이는 대놓고 기도했다.
"엄마,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 안 되게 해주세요. 그리고 저 공주되게 해주세요."
공주되게 해주세요는 그 무렵에 할 수 있는 소원이라고 해도
엄마와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 되지 않게 해달라는 건 어떻게 그 의미를 알았을까 싶다.
기도를 마치고 가족 셋이서 손 잡고 가로등 불 아래서 강강수월래도 했다.
내 의지가 아니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_-;;;
그렇게 아이가 철이 들었나 싶었는데, 또 땡깡이다.
공주 옷을 벗지 않겠다느니, 어쩌구 저쩌구~
그래도 참으로 기특하고 예쁘게 자라서 기쁘다.
회사에 복귀해보니
업무가 산더미. 회신 줄 곳도, 금주에 진행할 곳도.
한 주간의 업무를 이틀만에 진행해야 하기에 손가락이 닳도록 키보드를 두드려댄다.
그래도 회사의 배려로 쉬었던 만큼, 또 내 할 일은 해 나가야지.
자, 이제 다시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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