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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Storytelling

세상은 역시 각본대로 되는 게 아니다

 

어제, 그러니까 30일 저녁에 한국모바일기업진흥협회가 주최한 오픈 세미나의 사회를 맡았다. 평소 말주변 없고, 들이대는 것을 상당히 불편해하고, 사람 많은 곳에 가면 현기증부터 느끼는 내게 사회라는 자리는 큰 부담이 있는 자리다.

 

물론 막상 (뭐든지 시작)하면 하나보다, 하고 생각해 큰 무리가 없고, 자신 있게 당당하게 '까짓 꺼'하고 생각하면 뭐든 잘 해내겠지만 그래도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

 

처음 시작 5분 전에 어떻게 멘트를 시작할까, 본 행사에서 첫 운을 어떻게 뗄까, 박수는 어떻게 유도할까, 강연자 소개는 어떤 방식으로 할까, 참석자 자기소개는 어떤 방식으로 이끌까, 오픈네트워크에서 난 무엇을 어떻게 할까... 정말 생각이 많은 만큼 대본도 몇 차례 수정하길 또 여러 번.

 

그래도 대본이 나오고 부딪치니 막연한 두려움은 서서히 희미해짐을 느낀다. 너무 말을 빨리하려하지 말고,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을 살려서 하다보니 오히려 명쾌해지는 느낌. (그렇다고 잘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가짐이 좀 더 편해졌다는 의미)

 

당일 행사에서 시작 전에 물을 얼마나 마셨는지. 그래도 무사히 잘 마쳐서 다행이다. 마침 옆 동료가 영상을 찍어 오늘 공유해준 것을 보니 그리 혐오스럽지만은 않더라. 대신, 손에 지닌 대본이 너무 펄럭이는 점은 고쳐야 할 점. 당연히 사전 준비한 대본을 엇나가 애드리브를 발산하고.

 

많이 배우고 느끼고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는지 몸으로 익히며, 훗날 내 자신을 위한 또 하나의 자산이 생겼다는 기쁨이 있다.

 

나중에 내가 직접 강의실을 하나 대여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필요한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의할 생각도 있고. 여하튼 멋진 경험! 최근 한 달새 사회를 두 번이나 봤네.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