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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침의 해우소

[No.21] "세액은 절대 줄지 않는다" 황종희의 법칙 명나라 말기 대학자 황종희(1610~1695) 중국의 루소라 불리고 있는 황종희(黃宗羲)는 명나라 말기에서 청나라 초기까지 정권 교체기의 사상가이자 정치가이다. 그의 아버지 황존소(黃尊素)는 명문가 자손이었지만, 오래도록 벼슬을 얻지 못한 터에 비로소 과거에 급제해 체면을 세웠다. 그후 그는 안휘성 선성에서 사법관으로 일하는 동안 청렴함과 굳은 기개로 탐관오리들과 타협하지 않아, 마침내 그들 손에 죽임을 당하게 된다. 황종희는 그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아버지의 복수를 실천한다. 그러나 곧 희종이 죽고 명왕조 최후의 숭정제가 즉위하면서 상황은 바뀌어 탐관오리들이 줄줄이 숙청되며 그는 한편으로는 허탈함을 느끼게 된다. 그에 대한 평가가 저마다 다르긴 하지만, 명나라가 무너지고 청나라가 세워졌을 때 그는 이민족.. 더보기
[No.20] 모나리자에 관한 두 가지 이야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 서양문화의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는 는 그 어떤 예술작품보다 많이 복제되고, 위조품이 많은 편이다. 또 그 만큼 패러디되고 찬사도 받으며 조롱당하고 분석대상이 되곤 한다. 여기서 명화 에 대한 재미있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어 소개한다. 먼저, 가 명화로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이유에 대한 부분이다. 가 주목받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성이 아닌 한 사건에 의한 스토리 때문이다. 가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시기는 20세기에 들어서다. 그리고 그 도약은 한 절도사건과 함께 시작됐다. 1911년 8월 21일, 빈첸조 페루지아라는 루브르의 직원이 폐관 시간까지 청소도구를 넣어두는 벽장에 숨어 있다가 코트 속에 를 감추고 박물관 밖으로 유유히 걸어나왔다. 그는.. 더보기
[No.19]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리라..." 마태효과 경제학 사회학 용어 중에 '마태효과'라는 말이 이다. 이 용어는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이 '마태효과'를 부른 것이 그 시초다. 마태효과는 성경 마태복음의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한 구절을 인용해 붙인 말이다. 한 마디로 '부익부, 빈익빈'인 셈이다. 그러나 반드시 경제적인 것만을 해당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후광효과도 이 범주에 속하며, 명성이나 사회적 지위 같은 부분도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한 개인이 사회경력 초반에 큰 성공을 거두면, 당사자는 고유한 성질과 무관하게 어떤 구조의 우위를 얻어 이후에도 쉽게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사회에서 같은 학교 동기출신이었다 하더라도, A는 내로라하는 유명한 연구소.. 더보기
[No.18] 날마다 일기쓰는 CEO처럼, 나도 매일 일기 쓰면 CEO가 될지 모른다는 착각 행동경제학이나 통계학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가 바로 기저율(base rate)다. 이는 판단 및 의사 결정에 필요한 사건들의 상대적 빈도를 말하는데, 사람들은 종종 가용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기저율을 무시하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런 경우가 기저율을 무시한 믿음에 해당한다. 상/하의 검은색 옷을 입고 모자를 깊게 눌러쓴 남자를 보고 막연히 '범죄자'로 인식해버리는 경우나, 한 기사에 유명한 CEO가 '일기쓰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말에 단순히 '나도 오늘부터 일기를 써서 훌륭한 CEO가 될 거야'하고 생각하는 행위, 또 '기업 CEO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들 중 90%가 매일 이를 닦는다'는 기사를 보고 '나도 훌륭한 CEO가 되기 위해 이를 잘 닦자'고 여기거나 기업체 대표가 장.. 더보기
[No.17] 상대방의 말에서 힌트를 찾아 설득하기 설득에는 왕도가 없지만, 적어도 할 말을 하는 사람이 뭐 하나라도 더 가져가는 듯 하다. 마침 상대방의 철옹성 같은 말 속에서도 세심히 들은 후 설득에 필요한 수단이 있어 이를 소개한다. "이번에는 그렇게 해드리기가 어렵습니다" ▶ "그러면 언제 가능할까요?' "그게 표준 계약입니다." ▶ "예외를 둔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까?" "저희는 절대 가격 조정을 하지 않습니다." ▶ "그러면 조정 가능한 다른 조건은 무엇입니까?" "나로서는 방법이 없어요" ▶ "그러면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다음 영업담당자의 거절 멘트를 보고 설득할 수 있는 틈새를 찾아보자. "제가 여러분께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가 없습니다." 이 말은 세 가지의 신호를 담고 있다. 첫 번째 신호는 "제가"라고 말한 부분이다.. 더보기
[No.16] 짓궂은 아이들 장난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Winslow Homer, Snap the Whip 1872 바닷가 작은 오두막에 사는 노인이 있었다. 언제부턴가 마을에 사는 개구쟁이들은 떼로 몰려와 오두막에 돌을 던지며 시끄럽게 굴기 시작했다. 노인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다. 그때마다 아이들을 달래고 어루어도보고 화도 내고 욕도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어느 날 노인은 묘한 수를 하나 떠올렸다. 그날도 아이들은 떼로 몰려와 노인의 오두막에 돌을 던지려 했다. 그 때 노인은 불러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애들아. 이젠 내가 너희들이 와서 놀아주는 게 좋아졌다. 앞으로도 계속 와줬으면 좋겠구나. 올 때마다 500원씩 주마"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은 신나게 놀며 용돈이 생기기 시작했으니 더욱 신이 나서 매일 돌을 던지며 500원씩 받아갔다. 일주일.. 더보기
[No.15] 재미있는 심리회계장부 이야기 사람은 보통 1,000원짜리 한 장과 500원짜리 동전 두 개를 같은 가치로 여기지 않는다. 또 그 돈이 어떻게 내 손에 들어왔는지, 어떻게 쓰이는지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본질적으로 같은 문제에 대해 다른 느낌으로 상반된 선택을 하는 것을 시카고 대학에서 행동과학을 연구하는 리처드 탈러 교수는 '마음의 회계장부(심리회계장부)'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일상생할 속에서 분명히 똑같은 액수를 지출하거나 수익을 얻었지만 이미 마음 속에서는 달리 구분해 다른 장부에 기록하는 것을 일컫는다. 피땀흘려 번 돈 100만원과 길에서 주운 100만원의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이면서 마침내 씀씀이가 달라지기도 한다. 즉, 수입경로에 따라 소비성향마저 달라진다. 마침 심리회계장부에 대한 재미있는 사례가 있어 소개한.. 더보기
[No.14] 소크라테스의 독이 든 성배, 히타이트 철기기술, 마르크스의 명제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BC 399년 독이 든 잔을 받아들고 담담히 죽음을 맞이한다. 그가 독이 든 잔을 마시게 된 이유가 참으로 서글프다. 재판에서 그는 사형을 선고받았는데 말하자면, 소크라테스에 의해 자신들의 주장이 철저히 논파되어 망신을 당한 사람들의 질투심과 분노가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그 중심에는 중우정치(衆愚政治)가 있었다. 이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철기기술을 지닌 자가 세계를 지배했다. 철기사용이야 말로 인류발전에 큰 공헌을 한 것은 분명하다. 오로지 실용으로 일관하는 철의 매력은 무엇보다 '강함'에 있다. 인류 최초로 철제기술을 사용한 것은 BC 15세기경 아나톨리아 반도(지금의 터키)를 지배한 히타이트(Hittite)족이었다. 히타이트가 철기기술을 독점했다는 것은 단순히 '제.. 더보기
[No.13] 왜 커피마시는 시간은 'Coffee Time'이 아닌 'Coffee Break' 일까? (이미지 출처. http://freethoughtcanada.ca/welcome-2014-with-a-cup-of-coffee/) 책을 보다보니 문뜩 커피 한잔이 생각난다. 커피는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기호식품이다. 커피가 어떻게 우리 일상에 파고들 수 있었는지, 왜 우리 손에는 차보다 커피가 들려있는지를 알게 되면 커피마시는 시간은 'Coffee Time'이 아닌 'Coffee Break'로 부르는 이유 역시도 알 수 있다. 산업혁명기에 깨어 있는 의식에 커피는 가장 잘 맞는 음료였다. 근대에 이르러 감성의 음료인 중세의 와인을 대신해 이성의 음료인 커피의 시대가 도래했다. 처음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들였던 이슬람권의 수피교도는 밤을 새워가며 명상하는 수행 시 커피가 가진 각성효과가 도움이 됐다... 더보기
[No.12] 픽사를 지탱하는 힘, 브레인트러스트 픽사 직원들은 평범한 작품에 안주하지 않고 탁월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라는 매커니즘을 홀용한다. 몇 달에 한 번씩 모여 각자 제작 중인 작품을 평가하는 브레인트러스트는 픽사 제작진 사이에 솔직한 얘기가 오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시스템인 셈이다. 1995년 의 성공에 이은 에 브레인트러스트의 역할은 제대로 힘을 발휘했다. 1997년 디즈니 중역들이 제작을 의뢰했다. 당초 그들은 이 작품을 극장개봉용이 아닌, 비디오 대여용으로 제작하길 희망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극장에서 개봉한 속편 작품은 흔하지 않았고, 오히려 비디오 전용 영화 시장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픽사 제작진은 그동안 자신들이 제작해오던 방향과 이것이 맞지 않음을 몸소 느꼈다. 비디오 대여용 애니메이션은 그들이 추구해.. 더보기